[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뉴욕타임스로 보는 일자리의 미래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7.11 13:24
  • 뉴욕타임스 본사 앞에 시위대가 등장했다. 뉴욕타임스 편집국 기자들이었다. 최고의 신문에, 가장 명성 높은 편집국 직원들이 왜 본사에서 시위해야 했을까?

    이들은 인축 감원을 반대하는 시위 중이었다. 뉴욕타임스 본사는 편집부 인력을 대거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편집부 직원들은 다른 부서에서 보직을 찾던가, 퇴직금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해고당하는 3개의 옵션을 받았다. 사실상의 대량 정리 해고다.

    시위대는 피켓에 의도적으로 오자를 적어 넣으며 '편집부가 없으면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사측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오탈자 및 교열에 필요한 인원이 줄어들었다는 판단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화제다. 적어도 뉴욕타임스 편집부는 기술 발전에 직격탄을 맞았다. 워드 프로그램이 발달하면서 단순 오탈자 퇴고에 필요한 인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 셈이다.

    그렇다고 모든 교열자가 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건 아니다. 문법이 틀리지는 않지만 무언가 논리 구조가 어색한 문장을 읽기 쉽게 만들 다거나, 사실관계가 틀린 문장을 고치는 종류의 교열자는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이런 교열은 초급자를 시키기 곤란하다. 소수의 시니어 직원이면 충분하다.

    뉴욕타임스가 모든직원을 없애는 것 또한 아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를 인수했다. 전자기기를 리뷰하는 사이트 '와이어 커터'다. 와이어커터는 각 분야당 좋은 상품 하나씩만 추천한다. 추천한 상품으로 가는 링크를 통해 수수료를 받는다. 리뷰 콘텐츠 형 커머스 사이트다. 이런 창의적인 사업이 전통적인 편집부 기자의 자리를 대신한다. 미래 일자리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과거에는 암기하고, 분석하는 일이 잘 나갔다. 의사부터 변호사, 고급 관료까지 대부분의 고급 인재가 이런 종류였다. 문제는 이런 일은 인공지능, 분석 알고리즘이 잘하는 일이라는 거다. 뛰어난 의사는 필요하다. 하지만 다수의 의사들의 업무는 분석 알고리즘이 줄일 수 있다. 의료 기기의 발달. 진단 기술의 발달 등이 의사들의 일을 일부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 필요한 일, 사람이 잘하는 일은 여전히 존재한다. 맥락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관계를 형성해서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일이다. 창의력이다. 이런 일은 과거에는 불안정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알고리즘이 대신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뉴욕 타임스에서 일어났던 일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미래에 우리는 동갑내기 취업 준비생이 아닌 알고리즘과 업무를 두고 경쟁해야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런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교육도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기술의 발전이 거세지는 지금, 미래 직업의 방향에 대해 연구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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