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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대표는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한다. 주커버그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을 연결 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그런 노력의 전부는 아니다. 특히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주커버그는 소아과 의사인 아내와 함께 재단을 세웠다. 이 재단은 특히 교육에 집중한다. 이들은 교육의 개인화에 투자하고 있다.
둘은 서밋 데날리(Summit Denali)라는 캘리포니아 소재 중학교에 주목했다. 이 학교는 공공 재단으로 운영되는 사립학교, 통칭 차터 스쿨(Charter School)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교실에 벽이 없다.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한다.
그 핵심에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소프트웨어는 알고리즘을 통해 학생에게 맞는 수준의 과제와 숙제를 내준다. 학생은 소프트웨어가 내주는 문제를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해결한다. 교사는 1:1로 도움을 준다. 진도를 빼는 일보다 1:1 상담에 집중하는 셈이다.
학생은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공부를 할 수 있고, 교사는 멘토링에 집중할 수 있다. 다만 비판점도 있다. 수업이 없으니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몇몇 교사들은 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다. 소프트웨어 제작자는 아이들이 개념에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게 하는 게 이 방식의 목적이라 말한다. 이를 통해 궁금증을 가지면 교사가 1:1 멘토링을 통해 효과적으로 배우게 된다는 설명이다.
주커버그는 이 방식에 대해 깊은 믿음을 갖고 있다. 모두가 자신에게 맞는 방식과 속도로 공부한다. 마치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성적을 내는 스타트업 같다는 설명이다. 이 방식에 너무나 만족한 주커버그는 서밋 데날리에 금전적 지원은 물론, 페이스북 개발자를 파견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지원 중이다.
과연 주커버그의 낙관성에는 일리가 있을까? 필자는 미국에서 서밋 데날리처럼 운영되는 학교에서 교생 실습을 한 적이 있다. 회사도 주커버그가 말하는 식의 ‘스타트업’에서 3년째 일 하는 중이다.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일하는 방식에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크다. 상위권 학생은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최적화해서 끝없이 성장한다. 직원도 마찬가지로 빠르게 경험을 쌓고 경력을 늘린다. 하지만 하위권은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 자기 페이스라는 미명 하에 시간을 허비하다 성적이 곤두박질친다. 스타트업이라면, 심지어 해고가 쉬운 미국의 스타트업이라면 가차 없이 해고된다.
분명 스타트업 방식은 상위권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하위권을 돌봐서 최상위권으로 올리는 데에 이런 방식이 전통적인 방식보다 나은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경험으로 회의적이다. 상위권 소수에게 최적화된 방식이 과연 옳을까? 교육의 형식조차 바꾸고 있는 IT 기업들의 교육 방식에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할 이유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페이스북, 교육의 개인화를 제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