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인강의 불편함, 구글이 해결 가능할까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6.07 09:28
  • 구글 공식 블로그에 재미있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기사였다. (https://www.google.com/intl/en/about/main/gender-equality-films/)  분석 방법이 독특하다. 구글의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와 얼굴을 구별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그리고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2014~16년간 가장 인기 있던 미국 영화 100편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두 배 가까이 보였고, 또 들렸다. 공포 영화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장르 영화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많이 출연했다. 아카데미 수상 영화에서 여성의 출연 시간은 전체의 30%도 되지 않았다. 남녀평등을 위해 영화계가 아직 할 일이 더 있다는 뜻이다.

    주제만큼 필자의 관심을 자극한 건 구글의 동영상 분석 기술이었다. 동영상은 검색이 되지 않는다. 시간만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따름이다. 텍스트보다 훨씬 더 불편하다.

    구글은 동영상을 통해서 ‘여성의 얼굴과 목소리’를 ‘검색’했다. 동영상을 검색해서 내가 원하는 부분만 찾아볼 수 있다면? 동영상 활용법이 완전하게 뒤바뀔 것이다. 머신 러닝은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거꾸로 학습법’이 교육계에서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거꾸로 학습법은 ‘플립드 러닝’을 번역한 말이다. 수업과 지식 습득은 학교에서 미리 해오고, 교실에서는 숙제나 과제 수행, 토론을 진행한다. 교사는 학생이 실행하는 과제를 돕는 ‘코치’가 된다. 숙제와 수업이 바뀌었다고 해서 ‘거꾸로 학습법’이다.

    거꾸로 학습법을 가능하게 만든 중요한 기술이 바로 동영상 기술이다. 동영상으로 교사의 수업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최고 교사의 수업을 듣고, 교사는 1:1 카운셀링, 토론 등의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동영상 수업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검색이 불가능하다. 인터엑티브한 작용도 생방송 동영상이 아니면 어렵다. 동영상 수업은 강사의 수업을 피동적으로 ‘듣는’ 행동에 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인터넷 강의’가 한번 세상을 휩쓴 이후로, 콘텐츠 전쟁만 계속되었을 뿐, 기술적으로 동영상 강의에 특별한 기술적 발전은 없었다. 동영상으로 강의를 보는 행위 자체가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구글이 이 상황을 바꾸었다. 초보적 이게나마 동영상을 ‘검색’할 수 있게 만든 거다. 만약 이 동영상 검색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에서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장면만 빠르게 찾아볼 수 있다. 강연 경험은 폭발적으로 바뀔 테다. 정보를 동영상을 통해 찾는 행위가 텍스트 못지않게 효율적이게 바뀔지 모른다. 동영상 검색이 활성화된다면 무크부터 인터넷 강의까지, 수많은 동영상에서 파생되는 교육 시스템이 엄청난 혁신을 겪게 될 것이다. 인강의 혁신이 멈춘 지금, 구글의 동영상 검색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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