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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에는 영국 명문 기숙사 학교를 본뜬 마법 학교 ‘호그와트’가 나온다. 이곳에서 학생들을 관리하는 방법이 재미있다. 학교는 4개의 기숙사로 나뉘어 있다. 기숙사마다 점수로 경쟁한다. 교사는 학생에게 상점과 벌점을 준다. 상점, 벌점과 연대 책임을 통해 학생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과거에는 아이들을 폭력으로 다스렸다. 한국은 물론이고 서양도 마찬가지였다. 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는 학생을 수백 대씩 때리는 교사가 나온다. 마틴 루터의 아버지도 아들의 다리에 피가 날 때까지 회초리를 휘둘렀다. 매를 아끼면 버릇이 나빠진다고 믿었던 시절이었다.
상황이 달라졌다. 연구 결과, 육체적인 체벌은 단점이 크다는 사실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1997년 뉴햄프셔 주립대의 랩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체벌을 당한 아이는 2년 이내에 반사회적 행동을 보일 확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 이후에도 수많은 연구 결과가 육체적 체벌의 부작용을 밝혀냈다. 체벌 없이 훈육하는 법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체벌이 없으면 그만큼 칭찬의 중요성이 커진다. 좌절, 엄격함, 규율을 이겨낼 수 있고, 동기를 부여하는 칭찬이 중요하다. 문제는 교실과 학부모의 물리적 거리다. 학생이 칭찬을 받았다는 사실을 학부모에게 빠르게 전달하면 칭찬 효과가 커진다. 하지만 부모는 교실에 없다. 연령이 낮은 학생일수록 칭찬을 받은 사실을 부모에게 잘 전달하기도 어렵다. 교사의 피드백이 부모에게 전달되기 힘들다.
학부모와 교사가 학생의 상황을 공유할 수 있으면 교사의 피드백의 효과가 커진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미 통신 기술은 충분히 발달했다. 그저 교사에게 지나친 감정노동을 강요하지 않고도,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학생의 피드백을 나누는 공간만 있으면 된다.
세계 어디에나 교실의 모습은 비슷하다. 교실이 겪는 문제도 비슷했다. 한국과 영국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인 두 서비스가 있다. 심지어 이름도 비슷하다. 영국에서 시작된 클래스 도조(Class Dojo)와 한국의 Class 123이다.
클래스 도조는 미국의 에듀테크 서비스다. ‘교육에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뭘까?’라는 고민 끝에 만들었다. 웹과 앱을 통해 학생들이 어떤 칭찬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미국 전체 학교의 2/3가 사용해봤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학생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사진 대신 도입한 학생 아바타 캐릭터가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클래스 123은 한국의 에듀테크 서비스다. 네이버와 티몬을 거친 기획자와 개발자들이 ‘아버지’로써 고민한 끝에 만들었다. 클래스 123 또한 칭찬 스티커를 통해 학생이 교사에게 받은 피드백을 학부모가 확인할 수 있게 돕는다. 구체적이 피드백이 쌓이면서 학생의 ‘코칭 기록’이 되어 학부모와 학생, 교사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로 탈바꿈한다.
클래스 도조와 클래스 123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첫 번째는 수익화다. 학생의 데이터는 개인 자료라 활용이 어렵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돈을 받기도 쉽지 않다. 두 서비스 모두 학교나 교사에는 돈을 받지 않는다. 클래스 도조는 교육 콘텐츠 등을 붙여 프리미엄 서비스로 수익화를 실현하겠다는 생각이다. 클래스 123 또한 프리미엄 콘텐츠, B2B 사업 등을 수익모델로 고민 중이다.
두 번째는 프라이버시다. 학생에 대한 교사의 피드백 기록은 가장 예민한 정보 중 하나다. 당사자 외에는 누구에게도 전달 되어서는 안 될 정보다. 이를 철저하게 보호하면서 수익모델 또한 찾아야 한다. 어려운 문제다.
모두가 느끼는 불편함을, 이미 존재하는 기술로 해결해도 훌륭한 혁신이다. 모두가 교사와 학부모의 거리감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 이를 위해 활용하는 기술도 이미 존재하는 커뮤니케이션 앱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이는 훌륭한 혁신이다. 심지어 아직 완성되지 못한 혁신이다. 사업 안정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에 그렇다. 가장 교실의 칭찬 혁신이 어디까지 갈지 지켜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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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칭찬의 테크놀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