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고작 식물원'도 얼마든지 특별한 체험학습장소가 될 수 있다고?
기사입력 2019.09.24 09:20
  • '식물원'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그다지 재미있다거나, 흥미롭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듯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기획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세계에서 손꼽히는 교육 명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싱가폴에는 '가든즈 바이 더 베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도심 속 정원입니다. 이곳에는 수많은 열대 정원은 물론이고, 두 개의 식물원이 있습니다. 하나는 열대우림, 또 하나는 꽃을 모아놓은 식물원입니다.

    단순한 식물원이라면 아마 이렇게 다루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곳은 근처의 학생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식물을 배우러 오는 관광명소이자 체험학습 명소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어떻게 '가든즈 바이 더 베이'가 특별한 곳이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가든즈 바이 더 베이 전경
    ▲ /가든즈 바이 더 베이 전경
  • 첫 번째, 기술력입니다. 왠만한 고층 건물 높이에서 떨어지는 인공폭포부터, 인공 정원까지. 가든즈 바이 더 베이는 다양한 기술력을 통해 식물원을 입이 쩍 벌어지는 볼거리고 바꾸어 놓았습니다. 경로 설정부터 전시품 제작까지 모든 곳에 다양한 최신 기술이 동원되었습니다.

    두 번째, 운영능력입니다. 식물은 단지 예쁘게 장식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관리해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관광객이 보는 동안에도 직원들은 분주하게 식물과 전시품을 관리합니다. 탄탄한 운영 능력이 필수인 셈입니다.

    세 번째, 기획력입니다. 아무리 많은 식물을 화려하게 보여줘도, 그 안에 스토리가 없으면 감동을 주기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인공 폭포를 보여주고, 서서히 걸으면서 열대 우림을 직접 체험하고, 마지막에는 화면 전체를 뒤덮은 화면을 통해서 자연을 보호하고, 열대 우림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그리고 싱가포르가 이를 어떻게 실천하려 노력했는지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보여줍니다. 이런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열대우림 체험은 물론, 환경 보호까지 배울 수 있게 되는 거지요.

    한국은 사실 이미 기술력, 경제력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가든즈 바이 더 베이'와 같은 기술력의 식물원을 만들기는 어렵지 않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열대우림과 환경 보호 맥락을 전달하는 식물원을 만들려면, 단순 기술만으로는 어렵습니다. 꼼꼼한 운영과 치밀한 기획력이 필요합니다. 세계 최고의 체험학습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식물원. '가든즈 바이 더 베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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