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시트콤이 교육을 바꿀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9.07.09 09:30
  • TV는 바보상자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TV 프로그램을 보느라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학부모들이 걱정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학생이 아무도 TV를 보지 않고, 스마트폰을 보는 시대니 그렇지 않겠지만요.

    거꾸로 아이에게 공부하자고 말하는 TV 프로그램이나 인기 유튜브 채널이 있다면 어떨까요? 너희도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런 흥미로운 시도가 최근 넷플릭스에서 나와서 이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최근에 넷플릭스가 공개한 새 시트콤 '이글레시아스 선생의 즐거운 교실'입니다.

  • /넷플릭스
    ▲ /넷플릭스
  • 이 시트콤의 주연은 ‘가브리엘 이글레시아스’입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중 한 명인데요. 쇼 비즈니스, 연예계에 뛰어들기 전에 그는 교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한 학교에서 그에게 일정 기간 학교에서 일하는 걸 조건으로 장학금을 제안한 겁니다. 그는 대신 쇼 비즈니스를 택했지만, '만약 자신이 교사가 되었다면?'이라는 가정하에 쇼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또한 그는 교육의 힘을 느꼈던 경험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글레시아스 선생의 즐거운 교실' 1화에서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스피치 교사에게 자신의 프로그램을 바칩니다. 선생님이 그를 믿어주었기에,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얻은 자신감으로 스탠드업 코미디에 뛰어들어 성공할 수 있었다는 거지요.

    '이글레시아스 선생의 즐거운 교실'은 실제 가브리엘 이글레시아스의 출신 공립학교 '우드로 윌슨 고등학교'에서 벌어집니다.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있는 실제 학교지요. 실제로 자신이 졸업했던 학교에서 그는 역사를 가르칩니다. 학생들은 모두 가난하며, 다수가 소수 인종이지요. 이들은 공부에 관심이 없거나, 어차피 자신은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믿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성공할 수 있게, 그들에게 열정을 심어주는 게 이 시트콤의 주요 내용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교사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라고 질문합니다. 대부분 미국의 공립학교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질문이지요. 스포츠와 공부 중 무엇이 중요할까? 라던가, '가난해서 좋은 대학에 관심이 없는 재능있는 학생에게 교사는 어떤 도움을 줘야 하나?'와 같은 미국에만 해당하는 질문도 있습니다. 그에 반해 한국에도 별 다를 바 없는 질문도 있습니다. '교사는 부자이고 재능있는 이들이 더 잘되기 위한 수월성 교육을 해야 할까? 아니면 가장 도움이 절실한 가난하고 문제가 있는 학생을 도와야 할까?'라던지 '연애 감정을 가진 사춘기 학생들의 다툼에 어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와 같은 질문 말이죠.

    이 시트콤의 진정한 가치는 올바른 교육을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일반 TV 프로그램과 달리, 이 시트콤의 주인공 이글레시아스 선생은 자신의 재치를 교육을 위해 사용합니다. 그는 학생이 쉽게 공부하기 위한 암기법을 만듭니다. 자신의 학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교장과 학교 고위직을 설득하기도 하지요. 이를 통해 '수월성도 중요하지만, 가장 도움이 많이 필요한 학생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본인의 철학을 실천에 옮깁니다.

    학생들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어른들이 많습니다. 그들을 위해, 학생이 보고 좋아하는 방식으로 전달한다면 효과가 크지 않을까요? 유튜브 채널은 어떨까요? 웹드라마는? 모바일 게임은? 교육은 꼭 교사만이 아는 게 아닙니다. 콘텐츠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시트콤 형식으로 교육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학교 시트콤 '이글레시아스 선생의 즐거운 교실'에 관심을 가져 봄 직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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