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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0분 토론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21일 주제는 ‘게임 중독, 질병인가 편견인가’였습니다. 토론 후 시청자 게시판은 '게임이 중독이라는 식으로 몰아갔다'는 비판글이 쇄도했습니다. 반대로 게임 중독 질병 등재를 반대한 유튜버 대도서관의 인스타그램에는 학부모들의 항의 댓글이 가득 달렸습니다. 그만큼 감정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주제라는 이야기겠지요.
우연히도 비슷한 시기에 뉴욕타임스도 게임을 넘어선 '미디어 중독'에 대한 기사를 지난 20일 실었습니다. 미시건 대학교의 Jenny Radesky 교수는 게임을 중독보다는 '환경'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독은 개인에 책임을 묻지만 환경은 만든 '제작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합니다. 환경적으로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좀 더 건전한 미디어 환경을 제공할 책임이 기업에 있다고 이 교수는 말했습니다.
미디어에는 모든 게 있습니다. 우선 정보가 있지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관계도 미디어 안에 있습니다. 아이들은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앱은 물론, 게임과 SNS를 통해 친구를 만나고, 친구와 관계를 키웁니다. 미디어 없이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현 시대에 없습니다. 미디어를 단순히 없애는 게 해답이 아닌 이유입니다.
뉴욕타임스 칼럼의 전문가들은 미디어는 '마약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보다는 '음식'에 가깝다고 합니다. 음식은 반드시 우리의 삶에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품질 음식만 먹거나,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 오히려 치명적일 수 있지요. 미디어도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미디어 활용이 음식과 같다면 가장 핵심은 '다루는 법을 잘 아는 것'일 겁니다. 이를 위해서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뉴욕타임스는 부모가 좋은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커먼 센스 미디어라는 단체의 지침에 따르면 식사 시간에 스마트폰, 게임 등 미디어 활용을 금지해야 합니다. 이런 교육을 위해서는 당연히 부모부터 룰을 따르고, 바람직하게 미디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지요. 본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자녀에게는 허용하지 않는다면 설득력을 갖기 어려울 겁니다.
좀 더 공격적으로 미디어 사용을 주문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도서관 직원 Karen Macpherson은 워싱턴 포스트의 사설에서 미디어 폭식 시대에서 아이에게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리딩 타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쁜 미디어 사용 습관을 없애는 데 그치지 말고, 바람직한 미디어 사용법을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미디어 과다, 콘텐츠 과다 시대입니다. 전 세계의 미디어 회사, IT 회사들은 소비를 끌어내기 위해 연구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끊임없이 할 수밖에 없는 중독적인, 좋게 말하면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더욱전더 미디어가 많아지는 지금, 아이에게 올바른 미디어 소비 교육을 가르치기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전문가가 미디어 과다사용 문제가 중독이 아닌 '환경'이라 말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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