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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잘못하면 소년원에 가고, 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 가는거에요,'
최근 인터넷에서 유행한 농담입니다. 그만큼 대학원생 입장에서 대학원 경험이 힘들다는 인식이 흔하다는 뜻이겠지요. 왜 이렇게 힘들다는 걸까요?
무엇보다 ‘권력’ 및 '정보'의 비대칭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대학원에 가기 전에는 대학원에서 교수님이 바라는게 뭔지, 어떤 스타일로 일을 하는지, 선호하는 공부 방식 및 업무 방식은 무엇인지 등등을 알기 어렵습니다. 잡일을 시키는 등 문제가 되는 교수가 소수나마 분명 있다는 사실도 학생에게 공포가 될 수 있겠지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온 사이트가 있습니다. 대학원생의 교수 평가 사이트 '김박사넷'입니다. 대학원을 검색하고, 학과를 검색하면 교수에 대한 대학원생의 1줄평 및 전체 평가 평균 데이터가 나옵니다. 교수는 삭제 요청은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내용을 추가, 수정할 수 없습니다. -
김박사넷에 대한 찬반여론이 뜨겁습니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에는 '김박사넷 폐쇄해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대학원생의 일방적인 평가가 교수의 인권을 침해하며, 학생은 배우는데 집중해야지, 남을 가르치려 들면 안된다는 게 폐쇄 주장의 근거였지요. 댓글에는 '김박사넷에는 인권 침해의 글은 적으며, 교육자라고 해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부터 ‘일리있는 주장이다’ 라는 말까지 갑론을박이 벌여졌습니다.
'김박사넷'과 같은 일이 대학원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이미 상당히 많은 서비스가 학생이 평가한 교사나, 학교 평가 데이터를 공유합니다. 당연히 이런 서비스는 교사 입장에서는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학생 및 학부모는 이런 서비스의 필요성을 힘주어 강조할지 모릅니다. 이런 도구가 있기 전까지 학생은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던 약자였다는 주장입니다.
이 논란에 해답이 있을까요? 쉽게 답하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다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정보가 모이는 일이 너무도 자연스럽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게 기록되고 평가되는 사회가 꼭 좋은 건 아닐 겁니다. 그렇다고 기록을 통한 편리함을 마냥 무시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제 부터라도 학생의 교수평가를 모으는 서비스들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시작해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학생의 교사 평가를 공개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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