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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직업이 없다고 합니다. 다른 한 편에서는 뽑을 사람이 없어 고민이라고 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기술이 바뀌어서'가 아닐까 합니다. 재취업자 중 상당수가 가진 기술이 현재 사회에서 큰 쓸모가 없어진 경우가 점점 생기는 거지요.
예를 들어 볼까요? 주판을 잘하는 사람은 70년대에는 유능한 인재였습니다. 엑셀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지금은 대개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과거에 그림을 직접 그려야 했던 시절과 포토샵으로 모든 이미지를 처리하는 지금은 디자인을 잘한다는 말의 뜻 또한 다르겠지요. 회사의 온갖 업무가 이런 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일터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는 신입과 경력 모두에게 위기입니다. 신입 입장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전통적인 기술의 가치가 점차 떨어지고 있어 문제가 될 수 있지요. 그래서 일을 미리 해본 '경력 같은 신입'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걸 수도 있습니다. 경력직에도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기껏 오랜 경험을 통해 익혔던 기술이 상황이 바뀌면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지요.
이런 상황에 IT 회사들이 발 벗고 실질적인 기술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애플은 자신들의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Swift)'를 가르치는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어도비 또한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등 자신들의 제품 활용법을 가르치는 수업을 만들었습니다. 페이스북 또한 페이스북을 통한 마케팅 수업 등을 소상공민을 대상으로 만들었지요.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영상 교육 외에 직접적인 수업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어벤져스쿨, 스터디파이, 트레바리 등의 스타트업이 직장인이 배우고 싶은 교육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사무소나 학원도 성행하고 있죠.
이런 교육은 물론 사회에 도움이 됩니다. 사회에서 직접 하지 못하는 직원 재교육. 제도권 교육에서 만족스럽게 제공하지 못하는 실질적인 기술 교육. 이런 부분을 가장 기술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IT 회사가 직접 만든다면 기여도가 높겠지요.
교육은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최근 대형 IT 회사의 기술은 대개 플랫폼입니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기업에게 이익이지요. 스위프트를 사용하는 개발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애플에는 이익입니다. 포토샵을 통해서 사진을 편집하면 할수록, 프리미어를 통해 영상을 편집할수록, 어도비의 힘이 더 커지겠지요. 마이크로소프트의 힘이 압도적인 윈도우 사용자 점유율이었던 상황과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회사에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사업 기회가 됩니다. 사회에서 필요한 교육의 공백을 채워주는 IT 회사들의 교육적 시도에 관심을 가져 봄 직한 이유입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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