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책을 오디오북으로 ‘듣는’ 시대가 올까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7.31 10:18
  • 책. 지식의 보고입니다. 책을 읽음으로써 과거에 지혜와 지식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너무 뻔한 일반론입니다.

    한국 사람, 책을 참 안 읽는다고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평균 독서량은 평균 8.3권입니다. 항상 뒤따라 나오는 이야기는 '매년 독서량이 줄고 있다'는 말과 '세계 최하위 수준의 독서량'이라는 말이죠. 책을 읽자는 말 못지않게 뻔한 말입니다.

    한국인이 책을 덜 읽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디지털화가 잘 되어서'라는 이유도 있다 봅니다. 빠르고 저렴한 인터넷 등 우수한 인프라 덕분에 디지털 콘텐츠를 접하기가 쉽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보는 다양한 영상부터 게임까지, 다양한 미디어 덕분에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한 걸 수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디오 콘텐츠의 성장세는 무섭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팟캐스트'를 잘 듣지 않는데요. 그래서 최근에 한국의 팟캐스트 사용 통계를 보고 놀랐습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8'에 따르면 한국 네티즌의 58%가 팟캐스트를 듣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같은 성공작은 하루에 300만 다운로드는 우습게 해낸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파급력이죠.

    팟캐스트는 정보를 전달하는 틀입니다. 하지만 책을 음성으로 바꾼 '오디오북'과는 좀 다릅니다. 오디오북이 책의 형태로 되어 있어, 정보 전달에 집중한다면 팟캐스트는 '수다'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그러면 팟캐스트 등 오디오 콘텐츠의 흥행을 활용, 사람들이 오디오북으로 책을 더 읽게 할 수는 없을까요?

    IT 업체들은 앞다투어 오디오북 서비스에 집중 중입니다. 네이버는 '오디오클립'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오디오북 확충에 나섯습니다. 팟빵도 오디오북에 집중하고 있죠. 구글의 '구글 플레이 북스' 아마존의 '오디블'등 해외 IT 업체도 오디오북에 집중 중입니다.

    왜 대형 IT 업체들이 오디오북에 집중하고 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음성 스피커 시장으로 대표되는 음성 인터페이스입니다. 음성 데이터를 쌓기 위해, 오디오 콘텐츠 중 대표적인 오디오북 시장을 미리 선점하려 하는 거지요.

    또 하나의 이유도 있습니다. '정말로' 누군가는 오디오북으로 책을 읽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오디오북 시장은 2016년 한 해에만 18.2% 성장했습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18%가 오디오북으로 책을 읽습니다.

    이와 달리 아직 한국은 오디오 북 시장이 자리 잡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오디오북 시장에 주목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사람마다 강점인 감각이 다릅니다. 누군가는 시각이 가장 강합니다. 누군가는 청각으로 정보를 잘 알아보지요. 또 누군가는 만지는 감각을 통해 잘 배웁니다.

    오디오 북은 종이책과는 또 다른 형식입니다. 누군가는 이 방식으로 운동하면서, 이동 중에, 집안일을 하면서 다양하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는 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획일화된 하나의 책 읽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그 방식이 맞지 않는 학생은 책을 싫어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요?

    IT 업체가 오디오 콘텐츠에 집중한다는 건 그만큼 '오디오 콘텐츠'가 미래에 파급력이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디지털 콘텐츠의 자극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어쩌면 '듣는' 책이 종이 책보다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부터 도서관, 심지어 독서 사교육 기관까지, 정작 학생과 관계를 맺는 교육 기관은 오디오북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독서 교육을 고민하는 요즘, 오디오 북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이유입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