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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부자는 결국 교육에 집중한다. 빌 게이츠, 워렌 버핏, 마크 주커버그 등 미국 부자는 물론 이해진, 김범수 등 한국의 부자도 마찬가지다. 사업은 인재가 핵심이고, 그 인재를 키우는 일이 바로 교육이기 때문일 테다.
재미있게도 부자가 시도하는 교육 실험이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실리콘 밸리의 부자들이 앞다투어 교육 시스템에 투자했건만, 성공사례는 거의 떠오르지 않는다. 압도적인 재력과 노하우, 세계 최고의 인재를 갖고 의욕을 가지고 진행함에도 그렇다. 대부분 지나치게 큰 목표, 전문성의 부재, 실용성보다는 보여주기에 치중하는 교육 방식 등이 이유 때문이다. -
아마존은 현재 가장 실용적인 it 기업이다. 제프 베조스는 소리소문없이 구글보다 빠르게 뛰고 있다. 유통은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그리고 음성비서까지.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산업을 빠르게 접수 중이다.
또한 아마존은 가장 악명높은 IT 기업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의 비인간적인 노동 행태를 폭로하는 글을 실었다. 금융회사 부사장 출신인 제프 베조스가 금융회사 특유의 분위기를 그대로 회사에 접목시켰다는 평도 있다.
그런 아마존이 과감하게 직원 교육에 투자를 시작했다. 스탠포드 대학교 교육대학원의 캔디스 틸(Candace Thille) 교수를 내부 직원교육 담당자로 고용했다. 캔디스 틸 교수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과거 전통과 과감하게 결별한 새로운 방식으로 교육을 연구하는 연구자로 알려졌다. -
아마존은 캔디스 틸 교수를 직원 재교육에 투입한다. 50만 명을 교육하는 자리에 오른 셈이다. 특히 미래 산업에서 가장 필요하다는 과학 기술, 이공계 기술을 가르치는 일을 맡은 예정이라고 해외 매체 쿼츠는 보도했다.
아마존이 직원 재교육을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우선 가장 ‘잔혹한 기업문화’로 알려졌던 기업이 직원의 재교육에 투자를 시작하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회사와 직원 사이에 신뢰 관계를 회복하려는 행위다.
그 이상의 의미도 있다. 직원 재교육은 매우 필요하다. 산업이 빠르게 바뀌고, 기술에 다양한 산업이 흡수당하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시대 정신이다. 하지만 제대로 이를 제공하는 교육기관은 없다시피 하다. 수명은 길어졌고, 변화는 빨라졌다. 26세까지 배운 기술로 평생을 살아가려는 건 비합리적인 행동이다. 아마존은 기존 IT 회사가 만든 교육 기관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교육 기관이 되고 있다. 현재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 하지만 기존 교육기관이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은 IT 기업의 힘이 막강해지면서 점차 정부가 하는 일을 글로벌 대기업 이 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 나사(NASA)가 할 일을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가 한다. 정부가 해야 할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워렌 버핏과 제프 베조스가 나섰다. 이제는 직원 재교육이라는 시대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 필요한 교꼭 육이며, 아무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교육이다. IT 기업이 만든 교육 시스템이 연달아 실패하고 있는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을 주목해봐야 할 이유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아마존, 시대정신에 맞는 교육을 꿈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