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코딩 교육의 차이, 결국 맥락의 차이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1.30 11:12
  • 2018 교육박람회에 참여했다. 코딩교육이 점차 커지는 게 느껴졌다. 올해부터 코딩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시작되는 게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듯 하다.

    그중에서 흥미로운 조직을 하나 발견했다. ‘코드클럽’이다. 2012년 영국에서 만든 조직이다. 9세에서 13세 사이의 학생에게 무료로 코딩을 가르치는 조직이다. 커리큘럼과 콘텐츠는 본사에서 직접 만들어 프로그래머에게 전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6000여 개의 코드 클럽에서 학생에게 코딩을 가르치고 멘토링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코드클럽은 어쩔 수 없이 변형될 수밖에 없었다. 가장 많이 참여하는 이들은 대학생이다. 대학교에 봉사 활동 점수를 얻기 위해 참여한다. 이들이 코딩 교육에 관심을 가진 초등학생에게 가르치고 있다. 물론 프로도 진지하게 열정을 갖고 참여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코드클럽을 살펴보면 볼수록 영국이라는 나라의 특성이 반영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원 활동이 충분하게 생활화된 나라에서 나올 법한 서비스다. 공동체에 기여하는 일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사회에 특기다. 영국 사회 또한 이런 사회적 기업을 어떻게 키우는지 잘 알고 있다. 대영 제국 훈장을 수여하고, 영국 앤드류 왕자가 직접 바이럴 비디오를 제작해 코딩 교육에 중요성을 홍보하는 등 사회 전체가 합심하여 이런 기업을 홍보한다.

    한국이라면 어떨까? 물론 한국에서도 코드클럽은 잘 되고 있다. 앞으로도 잘 될 테다. 하지만 코드클럽 같은 단체가 자생적으로 나오기는 쉽지 않으리라 전망한다. 그보다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나오는 건 코딩 학원이다. 그 사실이 나쁘다기보다, 사회의 단면이 에듀테크 서비스에도 담겨 있게 된다는 뜻이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높고, 국민이 절반의 수입을 세금으로 내놓는 사민주의 북유럽 국가는 공교육에 집중한다. 개인주의적이고, 건물 간 물리적 거리가 멀어서 모이기가 힘든 미국에서는 코딩 가정교사를 데려온다. 한국이라면 학원을 만든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어떤 서비스가 나오는지는 결국 사회의 모습이 결정한다. 물론 교육이 그 사회 변화에 첫 단추가 될 수는 있을 테다. 하지만 교육만으로는 교육을 바꿀 수 없다. 다른 요소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영국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코딩 교육 단체, 코드 클럽을 주의 깊게 살펴 봄 직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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