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에듀테크,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12.13 11:41
  • 최순실 사태로 묻혔던 사건이 하나 있다. 한국이 PISA 점수에서 역대 최하 점수를 기록했다. 보통 이런 기사는 한국 사회 전체를 달궜을 테다. 하지만 탄핵 정국은 이 뉴스마저 집어 삼켰다.

    교육 관계자 및 언론은 한국 교육을 비판했다. PISA 성적이 떨어진 건 정부 교육 정책에 실패라는 주장이다. 그럼 이게 사실일까?

    우선 한국 성적은 정말 떨어졌나? 떨어졌다. 하지만 크게 떨어지진 않았다. 3위였던 수학 성적은 6위가 됐다. 5위였던 과학 성적은 9위가 되었다. 3위였던 읽기 성적은 4위가 되었다. 공동 순위가 많은걸 감안하면 크지 않은 수치다.

    차이는 성적보다는 순서에 있었다. 과거에 PISA는 수학, 혹은 읽기 성적을 맨 앞에 내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학 순위를 맨 앞에 놓았다. 갑자기 한국은 10위권 내외의 국가가 되었다. 얄팍하게 데이터를 보면 한국의 순위가 낮아진다. 하지만 실상은 조삼모사에 가깝다.

    정말 성적이 떨어진 건지도 미지수다. PISA 시험 기준이 바뀐 첫번째 시험이기 떄문이다. PISA는 문제은행과 문제 출제 회사를 모두 바꾸었다. 21세기 핵심 역략을 측정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성적이 바뀐건 기준이 바뀌어서일 수도 있다. PISA의 문제가 공정하고 효과적인지는 의문이 많다. 21세기 핵심 역량을 잘 측정하고 있는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PISA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적어도 이전까지 PISA 성적은 그 나라의 경제 발전율과 연동되었다. 교육의 질이 그대로 그 사회에 경쟁력으로 이어진 셈이다. 한국에 가장 큰 장점이였던 교육의 질이 무너진다면 과연 한국은 이 험난한 시대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PISA 성적을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까? PISA의 새로운 출제 경향에 그 해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PISA는 ‘21세기 핵심 역량’을 측정하려 노력 중이다. 여기에 해답이 있다.

    21세기에 기술은 모든 산업을 바꾸고 있다. 당장 아마존은 ‘직원 없는 가게’를 발표했다. 물건을 집어가면 자동으로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점원이 필요가 없다. 이런 가게가 대중화 된다면 수많은 직업들이 사라진다.

    21세기에 살아남으려면 결국 기술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학생이 기술을 모두 알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과 거리를 둬야 할 수도 있다. 빌 게이츠는 의식적으로 전자기기를 멀리하고 책을 읽으며 사색하는 시간을 매년 가진다. 스티브 잡스 또한 전자기기를 포함 대부분의 물건을 소유하지 않는 미니멀리즘적인 삶을 살았다.

    PISA 성적이 떨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PISA가 어떤 능력을 측정하는지를 우선 알아야 한다. 바로 21세기 기술 선도 시대를 적응하는 능력이다. 실제로 성적이 낮은 많은 학생들이 기술을 게임, 채팅 등 오락에만 활용한다.

    에듀테크라고 하면 흔히들 기술을 통해 전통적인 교육 목표를 달성하는 걸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이도 중요하다.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을 동원해 기술을 잘 사용하도록 돕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교육자가 끊임없이 기술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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