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핸드폰으로 공부할 수 있을까?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11.29 10:03
  • 만화 ‘꼴찌 동경대가다’ 표지
    ▲ 만화 ‘꼴찌 동경대가다’ 표지
    ‘꼴찌 동경대가다’는 교육에 대한 만화다. 한국과 일본에서 ‘공부의 신’이라는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변호사가 부실 경영 학교를 장악해 낙제생들을 일본 최고의 학교 동경대에 보내려 노력한다는 줄거리다.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공부법, 입시 준비법을 담아냈다. 여기에 작가 특유의 교육관과 철학이 섞여 독특한 작품이 탄생했다.

    작가는 실제 입시에 성공한 사람들, 또 입시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교사들과 학원 강사들의 공부법 노하우를 담았다. 만화적 상상력을 통해 지루할 수 있는 교육 정보들이 부드럽게 전달되었다. 만화를 읽으면서 공부법에 대해 공부힐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다양한 입시 준비법을 담았다. 책 제목에서 보다시피 오로지 ‘동경대’를 입학하는 기술이다. 한국에서도 ‘입시 비기’로 통하는 기술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보자. 공대는 학생 정원이 많다. 따라서 동경대 입시 중 공대가 가장 쉽다는 비밀이 책에 등장한다. 이미 학부모들이 설명회에서 열심히 듣는 정보가 만화로 표현된 셈이다. 유익하지 않을지 몰라도 파급력은 굉장한 정보다.

    이 책에는 저자 특유의 교육 철학관도 담겨있다. 그의 주장은 간단하다. 경쟁은 숭고하다. 학생은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사교육을 통해서라도 공부해서 경쟁에서 이겨서 사회를 바꾸면 된다. 문제가 많은 교육 철학이지만 어쨌든 교육 철학까지 전달하는 책이다.

    무엇보다 책에는 이 모든 내용이 이야기 전개에 잘 녹아들어 있다. 따라서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몰입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부법, 입시 준비법, 그리고 교육 철학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진정한 ‘학습 만화’인 셈이다. 드라마화되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인기를 끌 만 하다.

    이 책의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입시 노하우에 대한 깊이 있는 취재와 만화라는 매체, 드라마라는 매체에 대한 깊은 이해가 모두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훌륭한 플롯을 가진 작품이면서도, 학습에 대한 정보까지 담을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수많은 업체들이 교육을 시도했다. 인강은 이미 하나의 교육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스마트폰으로 교육하기 위해 노리, 러닝카드 등의 업체가 노력 중이다. 엔씨 소프트는 ‘호두 잉글리시’라는 영어 교육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핸드폰과 컴퓨터로 공부하는 광경은 낯설다.

    성공을 위해서는 결국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매체에 대한 이해가 모두 필요하다. 공부에 대한 깊은 이해도는 필수다. 교습 자료를 만드는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훌륭한 모바일 앱이기도 해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교육과 앱 개발 둘 중 하나를 배우기도 벅차다. 하지만 해내야 한다. 교육과 앱에 대한 깊은 이해가 모두 있을 때까지 앱이 발전할 때, 비로소 앱 교육은 대중화될 것이다. 본래 천대받았던 매체인 만화에서 ‘꼴지 동경대가다’나 ‘만화 천자문’처럼 훌륭한 학습 콘텐츠가 등장했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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