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글로벌 IT기업, 교실을 조준하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9.06 09:54
  • 과거에 나는 교사 지망생이었다. 교사가 내 천직이라 믿었다. 가르치는 일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교사 일은 생각과는 달랐다. 가르치는 일은 재미있었다. 문제는 부가적인 행정 업무였다. 출석 체크부터 숙제 관리, 성적 통보 등의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정작 가르치는 시간은 부족했다.

    한국 교사들은 미국보다도 과중한 행정 업무에 시달린다. 행정을 줄이면 교육에 들일 시간이 늘어난다. 교육 질이 좋아진다.

    교사의 행정 업무를 줄이겠다고 IT 거대 기업들이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어떻게 교사의 업무를 줄이려 하는지 알아보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풀었다. 오피스 365에는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등 교실에서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추가로 원 노트, School Data Sync 등의 스쿨 솔루션을 학교에 무료로 제공했다. 학생 관리, 성적 관리 등의 행정을 편하게 처리하게 돕는 프로그램이다.

    구글 또한 ‘구글 클래스’ 등의 교육 솔루션을 제공한다. 구글은 ‘구글 독스’, ‘구글 스프레드시트’, ‘구글 프레젠테이션’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체재를 완전 무료로 제공한다. 구글 클래스는 구글의 지메일, 유튜브 등의 서비스와도 잘 연동된다. 성적표나 교사 피드백도 학부모에게 자동으로 저장 및 전달할 수 있다.

    아마존 또한 교육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6월에 ‘아마존 인스파이어’를 공개했다. 아마존 인스파이어는 교육 자료 및 교육 앱을 자유롭게 찾아볼 수 있는 포털이다. 여기서는 교육자료 검색은 물론 큐레이션, 공유, 심지어 리뷰까지 가능하다. 많은 업체와 제휴하여 수많은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풀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에 학교에 깔린 탄탄한 소프트웨어가 강점이다. 구글은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인터넷 연동을 통한 협업 및 자동저장 기능이 두드러진다. 아마존은 서점과 음악, 동영상 콘텐츠를 순식간에 장악한 추진력으로 무섭게 교육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왜 글로벌 IT 공룡들이 교육 시장을 선점하려 하는 걸까? 교육을 혁신하기 위해서? 물론 그런 선의도 있을 테다. 하지만 선한 의도 전부는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생태계에 학생들을 편입시키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10대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혹은 아마존을 사용하는 버릇을 들인 유저들은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된다. 평생의 습관으로 남는다. 그 효과를 노리고 교육 시장에 투자하는 면도 있다고 본다.

    덕분에 고객들은 무료로 교육을 혁신하는 고품질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볼 수 있다. 한국은 언어의 한계 때문에 글로벌 IT 기업의 혜택을 누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 손으로 직접 교육을 발전시킬 기회다. 기술을 통해 누가 교육 시장을 혁신시킬 수 있는지 기대가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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