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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 많은 한국인의 고민이다. 특히 영어 회화가 그렇다. 공인 영어 점수가 뛰어난 사람들도 외국인 앞에서 말하기는 어려워한다. 회화하겠다고 공부를 하거나 미룬다.
영어 회화는 영어 독해나 영어 작문보다는 쉬운 영역이라 본다. 아이들도 말은 잘한다. 작문, 독해와는 달리 회화는 공부보다 운동 기술에 가깝다. 끊임없이 연습하고, 문화를 공감하면 된다.
10여 년 전에 한국을 강타한 영어 공부 베스트셀러가 있었다.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책이다. 자극적인 제목과는 달리 기존의 공부와 방향만 다를 뿐,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회화 잘하는 비법은 간단하다. 카세트테이프, 영화, 뉴스 등을 끊임없이 접하면서 그들의 문화에 젖어 지내라는 거다. 그렇기 푹 몰입해서 영어를 읽고, 듣고, 보고, 따라 하고, 이해하다 보면 자연스레 회화가 는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렵다. 의지가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영어를 보고, 자막을 확인하고, 다시 들릴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해서 영상을 보고, 사전을 찾는 작업은 공수가 많이 든다. 심지어 자막을 찾고, 사전을 찾아보고, 영상을 되돌리는 작업 자체는 공부가 아니다. 공부하기 위한 부수적인 작업에 가깝다. 공부 자체보다 이런 막일에 지쳐 공부의 재미가 없어진다. -
‘미티영’은 영어회화공부 앱(goo.gl/W7BSOA)이다. ‘미국 TV로 배우는 영어회화’의 약자다. 이 앱에서 제공하는 영어 공부법은 기본적으로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에서 나온 방법과 비슷하다. 끊임없이 미국 TV를 보고, 이해할 때까지 듣고, 따라 하고, 다시 본다. 다만 미티영은 그 모든 작업을 자동화시켰다. 스마트폰 기술을 덕분이다. 영상도 무료다. 유튜브 영상을 활용했다. 그저 사용자는 미티영이 가이드하는 대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영상을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듣고, 다시 듣고, 따라 하고, 확인하면 된다.
‘미티영’은 기술로 특출난 앱은 아니다. 영상 재생하고, 반복하고, 자막 보여주는 방법 자체는 대단한 기술은 필요 없다. 대신 사람들이 영어 공부하면서 겪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비본질적인 잡무를 줄여주니 영어 회화 공부가 갑절로 쉬워졌다.
에듀테크가 가야 할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화려한 기술로 현혹하는 교육은 실속이 없을 수 있다. 기술이 정말 필요한 곳은 따로 있다. 뛰어난 기술이 아닐지라도, 사람들이 처리하기 싫어하는 비본질적인 업무를 줄여주는 일이다. 그것이 정말 에듀테크가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영어회화공부 앱에서 보는 에듀테크의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