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맘 쏭언니’의 내 아이는 아는 만큼 지킨다] 학부모총회 때 튀지 않고도 좋은 인상 주려면?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3.15 10:02
  • Q. 첫 아이가 이제 초등 고학년에 올라가는데도, 아직도 매년 새 학기가 되면 부담감이 큽니다. 새로운 선생님, 아이 친구들 또 엄마들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지 이런저런 걱정이 많이 되네요. 이제 곧 학부모총회가 열릴 텐데, 어떻게 하면 그 자리에서 무난하면서도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까요? (초등 4학년 남아, 초등 1학년 여아를 키우는 30대 전업주부)

    A.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어느 한 순간 마음 놓는 순간이 없습니다마는, 3월 한 달 만큼 중요한 달이 또 있을까요? 특히 3월 중순경 열리는 학부모총회에서는 선생님을 도와 학교와 학급에 도움을 주는 학교 운영위원, 급식도우미, 사서도우미, 교통도우미 등등을 뽑기 때문에 가능하면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일 오후 아이들 수업이 끝나고 열리기 때문에 일하는 엄마들이 참석하기란 사실 쉽지 않은 일이죠. 고학년이 되면 학부모 총회 참석률이 현저히 떨어지기도 하지만 저학년 때는 직장맘도 하루 휴가를 내고 참석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내 아이의 1년을 함께할 선생님을 공식적으로 만날 기회이고, 총회 후 자연스럽게 엄마들과의 만남이 이어져 이런저런 정보를 얻을 수도 있으니까요.

    일단 학부모총회에 참석하셨다면, 조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첫 대면에서 다들 쑥스러워 쭈뼛거리기 쉽지만, 선생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답은 쉽게 나옵니다. 학부모들 모셔놓고 본인도 긴장이 되는 자리인데, 누군가 물꼬를 터준다면 그만큼 고맙고 또 좋은 첫인상을 갖게 되겠지요. 선생님의 말이나 행동에 긍정적인 리액션을 보여주면 분위기 또한 당연히 부드러워집니다.

    선생님에 따라서 진행 방식이 조금 다르기도 하지만, 보통 이 자리에서 돌아가면서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겸한 아이 소개를 합니다. 당연히 모든 엄마들이 자기 아이의 특징을 긍정적으로 어필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자기 아이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어렵고 쑥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아이 자랑을 하고 싶지만, 막상 입을 열고 나오는 말은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기도 합니다.

    제 큰아이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학부모총회 때, 아이의 자랑을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아이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엄마들이 거의 없어서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대부분 “제 아이의 장점은....... 음.... 없는 것 같아요.....”라면서 아이의 장점이 아닌 부족한 점들을 말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학기 초에 아이만큼 긴장되고, 또 학부모총회에서 좋은 인상을 갖기를 바라는 것 모두가 내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서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거잖아요. 고슴도치 마냥 무턱대고 제 새끼만 감싸는 느낌을 주어서는 안 되겠지만, 부모가 내 아이에 대한 확신을 갖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들의 인정은 바라 무엇 할까요.

    그렇다면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떤 단점이 있는지,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싶은 건지를 엄마가 먼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래 블랭크를 채워나가면서 짧고 굵게 아이를 어필할 수 방법을 고민해볼까요. 자기 아이에 대해서 이렇게 멋진 확신을 가진 부모라면, 학부모총회에서의 첫 인상쯤은 문제없겠죠.

    ◇ 괄호 안의 빈 칸에 내 아이의 특징을 써보세요.

    내 아이는 (  정이 많은,  친절한,             ) 아이이다.

    내 아이는 (책읽기를, 운동을, 놀기를,                 ) 좋아한다. 잘한다.

    내 아이는 (  놀 때,   잘 때,   공부할 때,                ) 행복해 한다.

    내 아이의 꿈은 (  운동선수,   연예인,   요리사,               )이다.

    내 아이는 (  공부를,   시험을,   잔소리를,                    ) 싫어한다.

    나는 아이에게 ( 잔소리하는,  꿈을 주는,  사랑을 주는,                 ) 엄마이다.

    <TIP> 학부모총회 때 튀지 않고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엄마는 어떤 엄마?

    - 눈에 띄지 않게 선생님을 도와준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학부모 운영위 등 귀찮은 자리에 먼저 나서주는 엄마들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뒷자리에 앉아서 아는 엄마들끼리 수군거리는 것은 금물!

    - 선생님과 다른 학부형들과의 첫 대면 자리에 과도하게 화려한 옷차림은 튀기 마련이다. 강한 인상을 주는 과한 화장, 브랜드 로고가 선명한 명품백 등은 불필요한 뒷말을 불러오기도 한다.

    - 학부모총회가 끝나면 꼭 자기 아이 상담을 하려는 엄마들이 있다. 다른 학부모들도 함께 있는 자리에서 어차피 심도 깊은 이야기는 하기 어렵다. 상담을 원한다면 다른 시간을 잡는 것이 좋다.

    - 도서관사서 도우미든 교통봉사 도우미든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일을 한 가지 정도는 하자. 도서관사서 도우미의 경우 한 학기에 한 번 2~4시간 봉사를 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에디터맘 송미진(도서출판 센추리원 대표) /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 초등 2학년이 되는 딸을 키우며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첫아이를 낳고 5살 터울로 둘째를 낳아 기르며 생기는 무수히 많은 육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의 심리에서부터 엄마의 학습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육아서를 기획했다. 덕분에 대한민국 최고의 육아 전문가들로부터 1대1 멘토링을 통해 두 아이를 키우는 지혜를 얻고 있다.

    ※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이런저런 고민들을 ssongmj71@naver.com으로 보내주세요. 사연이 채택되신 분께는 정성껏 만든 육아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