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맘 쏭언니’의 내 아이는 아는 만큼 지킨다] 학교에 대해서 자꾸 부정적으로 말해요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3.29 09:28
  • Q. 아이가 학교 생활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해요. 학기 초라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 낯설고 긴장되어 그런 것 같은데, 옆에서 보고 있자니 안타깝고 안쓰럽기만 합니다. 선생님이나 친구들에 대해서 좋지 않은 말을 할 때 어떻게 대꾸해야 할런지 잘 모르겠어요. 학교 생활에 대해서 아이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초등 4학년, 중등 1학년 남매를 키우는 직장맘)

    A.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학기 초 긴장되고 불안함을 느끼는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한 거죠. 아이가 활달한 스타일이라면 그래도 조금 마음이 놓이겠지만,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처할 때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나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투정인지 실제 문제 상황인지를 구분하라
    학기 초 아이가 학교에 대해서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할 때, 으레 적응 기간에 나오는 투정인지 아니면 실제로 문제가 있는 상황인지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문제에 따라서 시간이 해결해줄 것들도 있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는 문제들도 있으니까요.
    아이가 학교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가 처한 환경을 먼저 잘 살펴봐야 합니다. 선생님이나 친구들에 대한 단순한 호불호의 문제인지 혹시 아이가 학교에서 부당한 일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등.

    사실 아이의 학교 생활에 부모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아이의 일에 부모가 나서서 해결해 준다는 발상도 어찌 보면 넌센스죠. 하지만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 주고 다친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는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함은 당연하지만, 아이에게 자신을 믿는 든든한 부모가 곁에 있음을 알려주세요.

    아이가 선생님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 때 특히 난감합니다. 이때 아이와 선생님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나 단점 등을 공유하면, 자칫 부정적인 생각만 강화될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분노하는 대신 아이가 미처 살펴보지 못했을 다른 상황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차분하게 대화해 보세요. 혹시 이러저러한 상황들이 있지 않았을까, 라고 의문문으로 물어보면 아이도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엄마가 자기 말에 공감한다고 생각하면서, 한쪽으로만 치우친 생각을 다른 쪽으로 돌릴 수도 있겠죠. (아이가 정말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경우에는 조금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선생님에 대한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하는 점이 중요합니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제는 어떤 친구가 너무 좋다가도 또 오늘은 그 친구가 너무 미워지기도 하겠죠.
    제가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힘들면 좀 쉬어.”
    공부도 일도 운동도 과부하가 걸리면 문제가 되죠.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서로 맞춰가려고 노력하고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좀 쉬고.... 무 자르듯이 끊는 것보다는 힘들 땐 좀 쉬는 것이 관계를 현명하게 지속시킬 수 있는 비결인 것 같아요.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은 흘려듣지 말아야...
    그런데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면 그냥 흘려듣지 말아야 합니다.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는 전날 친구와 다퉜거나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거나 아니면 날씨가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천차만별이겠죠.
    하지만 아이가 지속적으로 침울해 하면서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한다면, 일단 반드시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다행히 그냥 단순한 이유에서라면 괜찮겠지만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아이가 이상 행동을 보인다면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고 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이때 아이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세련되고 부드러워야 합니다. 자칫 다급하고 속상한 마음에 아이를 몰아붙인다면 아이도 어찌할 바를 모를 거예요. 우선 아이의 상황을 파악하고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봐야 합니다.
    평소 대화가 없는 상태에서 아이가 마음을 내보이기는 쉽지 않을 텐데요. 특히 사춘기 자녀와 대화하는 일은 참 어렵잖아요.
    일본의 어느 교육 심리학자가 말했습니다.
    “평소 아이를 위해 적금을 들어두듯 조금씩 매일매일 말하라. 부모가 믿고 있음을, 무슨 일이 생겨도 아이의 편임을, 어떤 일이라도 부모가 해결해줄 수 있음을 평상시에 이야기하라.”
    아이에게 항상 말해야 합니다.
    “엄마 아빠는 무슨 일이든 언제나 네 편에서 생각하고, 만약 문제가 생겼을 때도 얼마든지 해결해 줄 수 있다.”
    그리고 아이가 도움을 청했을 때는, 정말 열일 젖혀두고 아이에게 온전하게 집중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어설프게 접근해서 아이의 마음을 닫히게 만드는 것은 금물입니다. 아이는 마음의 부담을 이야기했는데, 거기에 잔소리를 얹혀서도 안 되겠죠.

    힘들어하는 아이 마음을 풀어줄 때는...
    - 어떤 경우에도 아이 탓을 하지 마세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는 속상한 마음에 자칫 아이를 다그칠 수 있습니다. “왜 그랬니, 너는 뭐했니” 같은 말들이 아이의 마음을 닫히게 합니다.
    -  아이의 말을 듣다보면 답답한 마음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죠. 그래도 일단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다 토해낼 수 있도록 들어주세요. “그랬구나, 힘들었겠구나”라는 말 한마디로도 아이는 존중받고 공감받는다고 느낍니다.
    - 세상 일이란 돌고 돌며, 세상에는 이상한 사람, 좋은 사람, 나쁜 사람도 많다는 걸 이야기해주세요. 모든 일들이 다 좋을 수는 없고, 또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다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는 거죠. 하지만 내가 좋은 사람이면 좋은 사람을 훨씬 더 많이 만난다는 믿음을 갖게 도와줘야 합니다.
    - 아이의 회복탄력성을 키워주세요. 때로 넘어질 수도 있고 다칠 수도 있습니다. 상처는 아물고 다시 일어서면 되는 거죠.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아이가 때로 억울하고 힘든 일들을 겪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격려해 주세요.

    에디터맘 송미진(도서출판 센추리원 대표)/ 중학교 1학년 아들, 초등 2학년 딸을 키우며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첫아이를 낳고 5살 터울로 둘째를 낳아 기르며 생기는 무수히 많은 육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의 심리에서부터 엄마의 학습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육아서를 기획했다. 덕분에 대한민국 최고의 육아 전문가들로부터 1대1 멘토링을 통해 두 아이를 키우는 지혜를 얻고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이런저런 고민들을 ssongmj71@naver.com으로 보내주세요. 사연이 채택되신 분께는 정성껏 만든 육아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