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고수 태선생의 국어 잘하는 뇌로 거듭나기 학습법] 수능 국어 안정적 1등급 만들기 프로젝트 첫회 : 시문학 제대로 읽기 1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1.19 09:28
  • 수능 국어에서 1등급을 안정적으로 맞기 위해서는 난이도와 상관 없이 2개 이상 틀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문제가 쉽게 출제된다면 다 맞아야 하겠지만 아무리 어렵게 나오더라도 '나는 2개 이상은 절대 틀리지 않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안정적인 1등급을 맞을 수 있다. 이런 자기 암시가 확고하고, 그것이 너무도 분명해서 무의식을 움직일 정도가 되면 안정적인 1등급을 맞을 수 있는 마음의 준비는 얼추 된 셈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틀릴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먼저 정복하고 관리하는 것이 안정된 등급을 얻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일 것이기 때문이다. 국어 학습은 닥치는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남들도 모두 어려워 하는 영역을 집중적으로 학습해서 먼저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문제가 쉽게 출제되건 어렵게 출제되건 다른 친구들에 비해 좋은 등급을 얻는 게 상대적으로 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어의 안정적인 1등급을 받기 위한 학습 전략의 핵심은 이것이다.

    "등급에 따라 점수 편차가 크고 대다수의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난공불락의 요새를 선점하라!" 

    그렇다면, 그 '난공불락의 요새'쯤에 해당하는 영역이 무엇일까? 모든 학생들이 다 어렵다고 생각하고 기피하는 그런 영역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현대 시문학'영역이다. '시문학 영역'은 대한민국의 모든 입시생이라면 괜히 자신이 없어지고 어렵게 느껴지는 영역이며, 또 공부를 했더라도 별다른 티가 나지 않는 영역인 것이다. 그렇게 학생들이 시문학 공부를 꺼려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대치동이나 인터넷 강의에서 대부분의 강사들은 사실 시문학 강의에 별로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소위 일타 강사라는 분들이 '비문학'의 비법에 매진(?)하시는 까닭은 거기에 있다. 시문학은 사실 웬만큼 강의를 잘하거나 해석을 훌륭하게 하지 않고서는 강의 잘한다고 평가받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비문학은 설명만 멋지게 하고, 답을 내는 기기묘묘한 방법을 알려주면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그만큼 쉽다. 그러나 학생들은 명심해야 한다. 시문학이야말로 진정한 국어 실력이 드러나는 영역이다. 왜냐하면 시문학에는 국어 영역의 모든 원리가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문학 강의를 잘하는 선생님이 사실은 진짜 실력자다.

    자 그러면 현대 시문학을 어떻게 잘 읽어야 할 것인가? 현대시를 찰지게 읽어내는 방법을 앞으로 2회에 걸쳐서 살펴보자.

    우선 공부해야 할 현대 시문학의 내용이 어느 정도인지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현대 고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현대시문학의 총 작품수를 따지면 대략 400여편 정도 된다. 물론, 이 모든 작품을 다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바보같은 짓이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400여편은 문학교과서 필진들이 문학 개념이나 시의 구성원리를 알려주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임의로 뽑은 작품들이다. 따라서, 이 중에서 문학사적으로 충분히 깊게 공부할 의미가 있고 우리 시문학의 특징과 성격을 잘 이해하는데 필요한 작품 수를 꼽는다면 양은 그보다 훨씬 줄어든다. 그렇다면 그 바로미터가 무엇일까?

    그것은  EBS의 현대시문학 작품들이다. 2015년도 수능특강과 인터넷 수능을 기준으로 보면 대략 50여편 정도의 작품이 실렸다. 50여편의 작품들은 문학 교과서 여러 곳에 반복적으로 실려 있는 작품들과 대략 일치한다. 따라서,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학생들이 꼼꼼하게 익혀야 할 작품 수는 50여편 안팎이 되는 셈이다. 2016학년도부터는 수능특강과 수능 완성에서 출제되니까 작품 수는 좀 더 줄어들겠지만 대략 50여편 안팎의 작품이 중요하다는 것은 변화가 없을 것이다. EBS에 탑재된 작품들은 여러 사람들의 연구와 검토를 거쳐서 실린 작품들인 만큼 그 선정의 기준이 일단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게 옳다. 간혹, 어떤 강사들은 EBS가 작품을 잘못 실었다고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기 위해서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충분한 근거는 없는 말이다. 일단, EBS에 실린 현대시 작품들은 우리 문학사에서 충분히 의미를 갖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안정적인 1등급으로 빠르게 도약하는 국어 학습의 첫 비결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EBS 교재에 실린 시작품들을 깊고 꼼꼼하게 공부하자"

    그러면 이 '50편'의 알짜 시들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가장 나쁜 방법은  이 50여편의 시들을 달랑 문제만 풀고 넘어가는 것이다. EBS 교재에 실린 문제들은 사실 기본 이해를 확인하는 정도의 문제들이라서 수능 시험이나 평가원 모의고사만큼 잘 다듬어진 문제들이 아니다. 따라서, 그 문제를 다 맞았다고 해서 학습이 충분히 된 것은 아니다. 문제풀이 중심으로 EBS 시문학을 공부한다면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공부의 초점은 문제 풀이가 아니라 시문학 작품의 내용을  꼼꼼하게 익히는 데 모아져야 한다.  앞으로 시를 읽는 구체적인 방법은 자세히 살펴 보겠지만, 오늘은 우선 EBS에 실린 작품들을 중심으로 해서 학원에 가지 않고도 단기간에 현대 시문학에 대한 감각을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세 가지 실행 방식으로 정리해보겠다. 평소에 시에 자신이 없었던 학생들이라면 아래의 세 가지 방식을 실행에 옮긴다면 짧은 기간에 시에 대한 좋은 감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해답편에 실려 있는 작품 해제를 2번씩만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현대 시문학을 이해할 수 있는 윤곽이 잡힌다.
    시문학 작품은 머리를 싸매고 해석하는 공부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 대략 시가 어떤 내용을 말하고 있는지를 해제를 보고 그 말뜻을 먼저 이해해보는 게 좋다. 모르는 단어에는 밑줄을 긋고, 시어나 시구에 해설 내용을 옮겨 적어 보자. 한 작품을 이렇게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20분이다. 따라서, 모든 작품을 다 한다고 해도 1000분, 즉 25시간 정도이다. 그러니까, 하루에 한 시간씩만 투자한다면 한 달이면 끝난다는 말이다.  

    둘째, 해제에 나온 내용을 다 익혔으면 표현의 특징을 알려주는 말들을 따로 모아서 읽어보자.
    시문학 공부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작품 표현의 특징 부분이다. 그런데, 우리 문학에서 어려운 개념어들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이 개념어들은 EBS 해제와 문제의 선택지에 거의 모든 게 다 나와 있다. 일단 그 말 뜻을 이해할 수 있는지를 점검해보자.  말뜻을 잘 모를 때는 문제 풀이 해설을 읽어 보자. 그래도 모를 때는 선생님께 여쭈어 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게 선생님께 여쭈어 보는 순간, 이미 그 학생은 현대시를 반 이상은 정복한 셈이 된다. 왜 그럴까? 궁금하다면 직접 실천해보기 바란다. 뼈에 사무치도록 느끼게 될 것이다.

    셋째, 이것은 혼자하기는 좀 어려울지는 모르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즉 EBS에 실린 작품들을 화자가 처한 일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묶어보는 것이다. 우리 현대 시문학에서 화자가 처한 상황은 1. 개인적인 상황  2. 사회적이거나 역사적인 상황  3. 죽음과 무지같은 실존적인 상황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여기서 개인적인 상황이란 누구와 이별했거나 고향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이별과 상실의 체험이 중심이 되고 있으며 2. 사회적이거나 역사적인 상황인 경우에는 식민지배나 독재, 혹은 가난과 같은 내용들이 중심을 차지 한다. 그리고 3, 죽음과 무지의 경우에는 모든 존재가 죽어갈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이 담겨 있거나 존재가치의 의미를 알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하나의 작품 속에는 이와 같은 상황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는 경우가 있어서 쉽지는 않겠지만 대략적으로라도 이렇게 화자가 처한 상황을 중심으로 시를 묶어서 이해하다 보면 어느덧 시에 고수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학년을 떠나서 고등학교 학생이라면, 위의 세 가지 실행 방식이 시문학 공부에 자신감을 갖는데 아주 긴요한 전환점을 만들어줄 것이다. 이렇게 기본기를 나름대로 다져 놓았으면 시문학을 좀 더 정밀하게 감상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배워볼 차례이다. 다음 시간에는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알아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