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문가 김진세 원장의 '학생부 전성시대'] 진로희망 = 학생부의 구심점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6.02 09:22
  • 꿈을 갖고, 인생에 대한 목표를 세워라. 목표는 곧 방향이다. 진로 희망은 인생의 목표와 항로를 함의한다. 그래서, 체계적인 학교 생활 기록부를 관리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결정되어야 하는 항목이 진로 희망이다. 국, 영, 수와 같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점수가 낮은 것도 문제지만, 적성과 진로를 찾지 못하는 것은 진학 동기와 방향에 문제가 생긴다. (면접에서 가장 흔한 질문 중 하나가 지원동기이다.) 구체적인 직업을 통해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진로에 대한 분명한 목표가 결정되었다면, 그 목표에 맞추어 계획을 세우는 것 또한 용이하다. 또, 학습과 활동의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그려질 수 있다. 이번 달 그리고 이번 학기에 성장해야 할 세부 목표 및 과제가 만들어진다. 세부 계획이 곧 이정표가 되는 셈이다. 방향이 없는 막연한 계획으로는, 학생부 관리의 초점이 흐려지고,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는 산만한 학생부가 되기 십상이다. 목표가 분명한 학생은 학습에 대한 집중력도 그만큼 다르다. 만약 학생들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새내기라면, 학생부 관리의 시작점이므로, 목표는 더욱 중요하다. 목표에 따라, 준비해야 할 항목이 명확해진다. 현재의 역량에 맞추어 목표를 세우는 것 보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그에 걸 맞는 노력을 수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문제는 노력이지 꿈의 크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생의 성과와 진로 관리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진로교육에 취약한 우리 교육의 현실 속에서, 학창시절을 통해 자의적으로 꿈과 끼를 완성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허약한 진로 준비는 진학뿐 아니라, 취업 시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수만에서 수 십만명까지 지원하는 대기업 입사 시험과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젊은이의 희망 진로가 모두 유사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현상은 꿈과 진로까지 강요받는 것처럼 비춰진다. 진로는 적성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으면서, 미리 진로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하지 못한 탓에 본인만의 스토리와 미래설계가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탓에 천편일률적인 ‘해야 할 일’에 매몰되기 보다는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공통내용에서 진로를 발견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의견에 공감한다. 그런데, 흥미와 재능을 발견하는 것 조차 막막하다면, 외부기관의 도움을 받아보자. 적성을 찾아 진로에 도움을 주기 위한 조사기관들이 여럿 있다. 요즘은 지자체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직접 참여해 보는 ‘직업 체험 프로그램’도 많다. 부모님과 선생님처럼 가까이에서 오랜 시간을 지켜본 관찰자들의 조언도 도움이 된다. 본인 스스로가 본인의 능력을 객관화하여 판단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진로희망사항에 학생 희망 진로와 나란하게 학부모 희망 진로를 기재하는 것도 이런 취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관찰자는 진로와 관련하여 심도있는 활동을 통해 관련 분야의 적성을 검토해 볼 수 있는 조력자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여러 체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 끝에 진로를 결정한다면, 진로가 쉽게 변경되지 않을 것이다. 진로가 수시로 바뀐다는 것은 모든 직군을 아우르는 다재다능한 능력이 있다고 평가 받기보다, 진지한 고민이 없었다고 토로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일관되고, 진실성이 담보 되어있는 학생부를 관리하기 위해 진로에 대한 고민과 결정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학교생활기록부의 일관성을 위해 관리해야 할 연령이 낮아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일시적인 호감으로 잦은 진로 변경 및 섣부른 결정은 피해야 함을 시사한다. A라는 진로를 세웠음에도, 활동내역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면, 그 분야와 직군에 대한 전문성이나 관심이 높다는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 창의 체험활동 및 수상경력 등 나머지 영역이 이 진로희망을 뒷받침 하는 기록으로 채워질 때, 완성도가 높고 촛점이 분명한 학생부가 된다. ‘잘 하는 분야’를 통해 학생의 재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고, ‘좋아하는 분야’는 학생의 참여도를 통해 충분히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