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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스펙’시대다. 좋다는 스펙이 갖추어져야 진학이던 취직이던 가능하다는 맹신 때문에 ‘필수 스펙’이라고 여겨지는 항목은 경쟁이 치열하다. 취업을 위해 일인당 평균 스펙관리비용이 수천만원에 이른다는 조사들이 쏟아진다. 다양성을 잃고, 몇 가지 계량화된 요소를 통해 통과하려다 보니, 대학을 나와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도 사교육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어학점수, 각종 자격증은 물론, 해외 연수, 인턴 경험 등 유행에 따라 비중은 달라져도, 유행을 쫓는 현상은 식을 줄을 모른다. 이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계량화된 스펙이 좋은 학생이 회사에서 찾는 인재상과 부합하는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돈쓰고 획일화된 청년만 양산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흔히 말하는 도전, 열정, 인성 등은 이 같은 정량적 지표가 담보하지 못한다. 그래서, 채용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름, 전공 등 기본적인 정보 외에 각종 스펙은 생략하기로 하고,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통해 직무 적합성을 보는 추세로 전향 중이다. 취업을 희망한다면, 남들이 하던 궤적을 벗어나지 않으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려고 할 때, 남다른 성과로 딱히 내세울 것이 없다. 차별화되는 나만의 캐릭터, 소위 ‘스토리’라고 표현되는 것들이 필요한 이유다. ‘스토리’의 중심에는 내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나는 누구이고 목표를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자신에 대한 물음과 성찰은 한가한 사치가 아니라, 나만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한 첫 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걸음이다.
대학입시도 고교 입시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학생부 중심 체제는 각종 어학 성적, 경시 대회 수상 실적 등의 기록을 배제하고, 학생의 노력한 과정과 스토리에 관심을 갖는다. 초라한 자기소개서로는 유수 기업의 문을 두드리기가 어렵듯이 초라한 학생부로는 원하는 학교의 문을 두드릴 수가 없다. 입학 직후부터 대입 성공을 위해서는 나만의 이력서인 학교생활기록부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 학생부 3년의 기록은 학생 자신의 캐릭터가 되며, 면접관으로 하여금 지원자를 정량적, 정성적 평가를 하기 위한 기반과 근거가 된다. 또, 자기소개서와 면접도 이를 토대로 이루어져야 일관성과 진실성이 높은 자료가 된다.
학생부 관리를 위해 우선, 인생 목표 내지는 방향을 정하자. 구체화된 진로가 아니더라도,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결정하는 것. 효율적인 인생설계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완성도 높은 진로설계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는 내신 성적이다. 면접관은 수 많은 지원자 중에서 우리 학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학생을 찾는다. 현재의 능력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를 내신에서 평가한다. 성적이 높다는 것은 주어진 학업과 학교 커리큘럼에 성실하게 참여했다는 신뢰를 보낼 수 있고,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의 본연 취지에 따라 기초 학력이 얼마만큼 뒷받침 되는가를 판단하는 충분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입학 전 본인의 목표에 맞는 체험활동에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비교과를 챙기는 습관도 기를 필요가 있다. 체험, 경기 등에 노력을 기울인 경험은 자신의 특기 발견과 연마의 원동력이 되고, 목표한 학교의 진학 자격으로 귀결된다.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대입에서 강점을 보이는 이유는 학사 시스템이 동아리, 봉사, 교내외 대회 참가 등의 비교과 활동을 권장하는 것도 있지만, 중학 시절부터 고입을 위해 비교과 활동에 참가해왔다는 점이 큰 몫을 차지한다. 본 경기에 앞서 충분히 리허설을 겪어 본 셈이다.
그 외 다양한 독서 활동 및 수상 실적 등이 모여 학생부를 완성하지만, 촛점을 갖추고 유기적으로 각 항목들이 연동되어 작성될 때, 훌륭한 학생부가 된다.
작성 요령 및 항목별 세부 관리 내용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교육전문가 김진세 원장의 '학생부 전성시대'] 나만의 스토리 = 학생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