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과학고 이야기] 2018 과학고 자기소개서 특강①-작성 계획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7.04 09:27
  • 과학고를 준비하는 대부분 수험생들은 기말고사 직후 입시 대비가 구체화 된다. 막연한 선행학습이나 심화문제풀이가 아니라 자기소개서, 면담, 면접 등 실질적인 전형요소들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역시 자소서다. 상당 수 과학고들이 5월부터 자소서 양식을 공개했지만 미리 써둔 수험생은 많지 않다. 영재학교 준비 과정에서 작성한 자소서가 있더라도 과학고 입시가 본격 시작되면 다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소서 세부 항목이나 분량도 다르고 최근 활동의 추가 반영도 필요한 탓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두 학교군 입시에서의 자소서 역할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심지어는 같은 과학고들 사이에서도 전형 절차나 입시 구도에 따라 자소서의 중요성은 매년 달라질 수 있다. 기말고사 후 원서접수까지 짧은 기간이지만, 전체 입시를 이해하는 큰 틀 안에서 계획과 원칙을 갖고 자소서를 작성해야 하는 이유이다.

    계획적인 자소서 작성
    자소서 작성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할지는 수험생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조건 내에서 최대치를 끌어내기 위한 일반적인 계획의 원칙은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은 시간 분배가 중요하다. 기말고사 후 한 달 남짓 기간 내에 자소서를 써야 한다면 특정 며칠 동안 몰아쓰기보다는 가급적 남은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사나흘 연속으로 자소서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하루씩이라도 3~4주를 모두 활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정 분배는 크게 두 가지 장점을 가진다. 첫째는 글의 객관성을 높이는 데 도움 된다. 몰입해서 쓸 당시에는 몰랐던 자기 글의 단점들이 며칠 묵혀 둔 글에서는 쉽게 드러날 수 있다. 둘째는 다양한 소재 확보가 수월해진다. 모든 자소서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 공사는 소재의 발굴인데, 의미 있는 ‘사건’들이 의외로 쉽게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다. 막상 글을 쓸 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사실’들이 일상의 과정 속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면 그때마다 따로 메모했다 다음 글쓰기에 반영할 수 있다.

    자소서 작성 계획에서 전체적인 시간의 분배와 함께 또 하나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작성 영역별 자기 장단점의 구분이다. 수학, 과학 또는 자기주도학습이나 인성, 독서 등 학교에 따라 자소서 세부 영역은 다양하다. 이때 자신 있는 영역과 자신 없는 영역을 구분해 작성 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과학 관련 소재는 많은데 수학 관련 소재가 부족하다면 과학 영역 작성을 빠르게 완성해 두고 수학 영역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식이다. 물론 반대로 자신 있는 영역에 보다 힘을 실어주는 전략도 가능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쩌다 보니 나온’ 자소서가 아니라 자기 ‘의도에 따라 완성된’ 자소서여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과학고 자소서에서 이와 같은 계획과 의도가 중요한 것은 과학고만의 면담 과정과 1단계의 좁은 관문이 깊게 연관된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자소서 비중
    자소서가 중요하다고 무조건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는 없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개인에 따라 필요한 노력은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자소서에 보다 많이 신경 써야 하는 경우는 언제일까? 내신이 부족하거나 학생부 관리에 소홀했다는 등의 개인적인 이유를 배제하고 일반적으로 세 가지 상황을 예로 들 수 있다.

    첫째는 1단계 경쟁률이 높거나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과학고에 지원할 경우다. 2단계 최종 면접 대상자 규모는 학교에 따라  정원의 1.5~2배수로 정해져 있는 만큼 경쟁률이 올라가면 1단계 통과가 2단계보다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아래 도표 참조). 보통은 자소서의 영향력이 1단계에서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높은 경쟁률에서의 자소서 역할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반전형 기준 지난해 경쟁률이 높았던 경기북과고, 한성과고, 인천진산과고 등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각별히 더 염두에 둘 부분이다. 올해 중3 학생 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지만 자사고 폐지 우려 등의 영향으로 과학고 지원자 비율은 증가가 예상된다.

  • 자소서가 중요해지는 두 번째 경우는 서류평가만으로 1차 탈락자가 발생하는 때이다. 면담 과정 없이 탈락자를 가려낼 경우 자소서를 포함한 제출서류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하다. 학원멘토의 2018학년도 과학고 전형요강 분석에 따르면 전국 20개 과학고 중 올해 입시에서 면담 없이 탈락자를 가려낼 예정인 곳은 모두 6개 학교다. 인천·경남 지역 과학고들이 대표적이며 특히 대전동신과고의 경우 교과내신과 서류평가만으로 상당수의 탈락자 발생이 예상된다. 물론 학교나 지원자 현황에 따라 내신 및 서류 각각의 실질 평가 비중은 다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각 학교 면담 이후 전형 과정에 따라서도 자소서 작성의 중요성이 다른 점에 주목한다. 대부분의 경우 면담 이후 자소서의 전형 활용은 제한적이지만 학교에 따라서는 최종 면접에서도 자소서 관련 질문이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자소서 내용과 직접 연관된 질문은 아니더라도 인성 관련 질문 등이 포함된 면접에서는 자소서 작성에서부터 그에 대한 대비가 효율적일 수 있다. 자소서 작성 전 지원 학교의 지난해 면접 질문 등을 확인하되 매년 면접 형식에 변화가 따를 수 있는 점은 유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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