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개 외고·국제고와 43개 자사고 등 전국 상위권 고교 입시가 한창이다. 민사고, 상산고 등 이미 신입생 선발을 마무리한 학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외고·국제고와 외대부고, 하나고, 한일고, 공주사대부고 등 전국단위모집 학교들의 전형은 12월초까지 이어진다. 올해는 수능 연기 여파로 일부 학교들의 입시 일정이 애초보다 다소 늦춰지기도 했다. 학교마다 세부 절차는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서류와 면접 평가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특히 면접은 최종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인 평가 요소로 사실상의 ‘입학 고사’로 볼 수 있다. 남은 기간 면접 준비의 핵심은 취약 분야 보완과 각 학교 면접 유형에 맞는 실전 연습이다. 학원멘토가 분석한 6천여 개의 면접 질문들을 토대로 짧은 기간 효율에 집중하는 면접 대비법을 알아봤다. 그 첫 번째 순서는 상대적으로 준비 부담이 큰 공통질문에 관해서다.
공통질문은 무엇을 묻나
특목자사고 면접 질문의 대부분은 지원자 서류에 나타난 학습과정이나 활동, 독서 등에 기반한다. 단, 공통질문은 예외다. 말 그대로 모든 지원자들에게 동일한 질문이 주어지므로 수험생의 개별 상황은 고려되지 않는다. 때로는 일부 개별질문들이 공통질문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하나고의 과거 면접 질문들이 그랬다. ‘조별과제에서 무관심으로 참가하지 않는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하나고 면접에 공식적인 공통질문은 없었지만 위와 같은 다수의 개별질문들이 여러 지원자들에게 동일하게 제시되었다. 하나고는 지난 2017학년도 입시 면접에 공통질문을 도입했지만 올해는 다시 개별질문만으로 전형을 치를 예정이다. 이처럼 공통질문의 포함 여부는 학교마다 매년 달라질 수 있고 개별질문 중에서도 공통질문 유형의 질문들이 제시될 수 있다. 자신이 지원할 학교의 지난해 면접에서 공통질문이 출제되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관심 가져 봐야 할 이유이다.
공통질문의 유형이나 질문 영역도 학교마다 매년 큰 차이를 보인다. 학원멘토가 최근 5년간 출제되었던 특목·자사고 공통질문 2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공통질문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과학’과 ‘사회’였다. ‘과학기술’, ‘과학발전’, ‘사회문제’, ‘사회변화’ 등에 관한 지원자들의 생각이나 문제해결력 등을 묻는 질문들이었다. 또는 ‘인간’, ‘미래’, ‘행복’, ‘직업’ 등의 단어들도 자주 등장했다. 최근 외대부고의 공통질문이 대표적이다. 외대부고는 특히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사회 변화나 그로 인한 문제와 해결책 등에 관한 질문이 자주 등장했다. 제시된 문장이나 도표에 자신만의 생각이 담긴 어휘를 찾아 넣는 유형도 연거푸 출제된 바 있다. 서울 지역 외고·국제고들은 최근 입시에서 공통질문을 출제하지 않았지만 경기 지역 일부 특목고들은 꾸준히 공통질문을 제시해 왔다. 지난해 동탄국제고는 수술비가 필요한 친구를 위해 복권 발행 방식으로 모금 활동을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지원자들의 생각을 물었다. 공통질문을 지속적으로 출제해온 성남외고도 최근에는 다양한 상황들을 제시하고 그를 활용해 실생활 연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물었다. 창의적 아이디어나 문제해결력 등에서 변별이 가능한 질문들이었다.
공통질문이 어떤 유형이든 결국 요구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 지원자마다의 생각과 논리임은 분명하다. 또한 동일한 질문에 대해 여러 지원자들의 다른 답변들이 서로 비교될 수 있는 만큼 평가 변별력도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남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생각과 논리들은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향상될 수 있을까?
공통질문 대비 전략
공통질문은 개별질문과 달리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출제 범위가 특정되지 않고 질문 형식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자기 생각을 단순히 자신감 있게 밝힌다고 높은 점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짧은 기간 내에 공통질문에 대한 근본적인 역량을 쌓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출제 빈도가 높은 질문 유형들과 그것들이 원하는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자신의 취약점을 찾아낼 수 있다면 면접에 임박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보완은 가능하다. 그 시작으로 우선은 다양한 면접질문들을 찾아보는 것이 기본이다. 지원 학교의 역대 공통질문은 물론 다른 고교들의 면접 질문까지도 함께 참조하면 도움될 수 있다. 해당 질문들을 분석해보면 자주 등장하는 서너 가지의 유형들은 어느 정도 구분된다. 각각의 유형에서 지원자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다를 수 있는데, 때로는 특정 분야에 대한 상식이나 지식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참신한 논리나 문제해결력, 가치 판단, 표현력 등을 요구한다. 보통은 두 가지 이상의 역량을 동시에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제시문의 이해나 질문의 의도 파악 등은 거의 모든 답변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이기도 하다. 이들 중 자신이 취약한 분야를 먼저 찾고 그 원인을 분석해 남은 기간 어느 정도의 보완이 가능할지를 가늠해 본다. 각기 유형이 다른 몇 개의 기출질문들에 대해 답변서를 작성해 보고 부모님이나 선생님, 혹은 친구들에게 평가를 받아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취약 부분이 여러 분야에서 발견될 경우는 남은 기간 보완이 가능한 한두 개 영역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다. ‘가장 취약한 분야’보다는 ‘단기간 보완 가능한 분야’를 골라내는 게 이 시기 공통질문 준비 과정의 핵심이다. 보통은 새로운 지식이나 상식을 무작정 늘려나가기보다 자신만의 가치 척도를 세워보며 그 근거들이 될만한 기존의 지식과 활동 사례들을 정리해가는 것이 짧은 기간 대비로 더 효과적일 수 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임태형의 특목고 이야기] 외고·국제고·자사고 면접 대비①-공통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