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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독해력의 기초, 기본 그리고 고급 수준을 세 번에 걸쳐 설명을 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독해력의 기초인 아래 그래프의 능력1이 무엇인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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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능력 1은 ’읽기’로서 매우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하는, 독해의 기초 과정입니다. 읽기를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양 이상을 읽어야 합니다. 왕도는 없습니다. 만약 이미 잘못되었다면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서 능력2, 3을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능력 1에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능력1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난독증과 같이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면서 그 원인이 읽는 것에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읽는 데 어려움을 초래한 원인들은 어학 연수, 가정에서 대화가 길지 않은 것, 글을 읽다가 만나는 단어에 무관심했음 등입니다.
1. 글 정확히 올바로 보기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몇 부류의 사람은 여기서 문제가 있습니다. 눈을 감고서는 글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잘 봐야만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모릅니다. 글이 눈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대로 들어와야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 해외 장기 체류 경험자
외국어를 모국어만큼 사용한 사람은 한국어 단어를 빨리 인식하지 못합니다. 철자를 보고 어떤 단어인지 인식해야 하는데 외국어를 읽는 데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말 단어를 구분하기에 적절한 지점을 보지 못합니다.
☞ 절대적으로 읽는 양이 중요합니다. 쉬운 글, 하지만 재미없어서 읽고 싶지 않는 글이 아닌 글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물론 이런 사람은 일반적인 전형으로 입시를 치르지 않을 것입니다.
◇ 해외 단기 체류 경험자
우리말과 글 사용공백기간이 있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독해력이 성장해야 할 시기에 공백이 생겨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글을 보는 것보다 단어 지식 쪽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많이 읽어야 하는데, 보는 것을 교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어지식 쌓기, 단어지식 연상 등을 위해 읽어야 합니다.
◇ 문자메시지, 카톡, SNS, 웹서핑, 웹툰 및 만화읽기, 게임 등이 장기간 과했던 사람
지금은 아니더라도 과거에 많이 했던 사람들은 시선이 글을 향하지 않고 글 위쪽을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시가 아니라 주변시로 보기 때문에 글자의 시각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글자를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읽는 속도가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해도 글을 이해하는데 지장을 초래합니다.
☞ 글자의 위와 아래(세로)의 중간을 보는 연습을 합니다. 글의 위 여백과 아래 여백을 가리고 읽는 연습을 하거나 의식적으로 글자의 세로 중간을 보면서 읽도록 합니다. 주의할 것은 가운데를 보려 노력하느라 좌에서 우로 가는 속도를 늦추지 않아야 합니다. 제대로‘보는’것이 중요하므로 잘 보도록 소리를 내어 읽으면서 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매일 이렇게 읽되 시간과 양은 본인이 결정하로록 합니다.
◇ 문장을 읽을 때 자꾸 눈이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사람
보통 사람들도 문장 하나를 읽을 때 가끔씩 시선이 되돌아갑니다. 하지만 너무 자주, 한 문장을 읽으면서도 여러 번 되돌아간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되돌아가는 것은 사실 ‘보는’것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인은 ‘보는’ 것보다 상위 과정에 있지만 되돌아가지 않도록 주의하면 문제가 있는 부분을 정상적으로 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기도 합니다. 당연히 문제가 있는 읽기 과정을 교정하기 위한 노력과 병행해야 합니다.
☞ 글을 읽기 위해 시선을 좌에서 우로 이동할 때 이미 본 글자를 가리면서(시선을 쫓아가며 가린다) 읽습니다. 되돌아가봐야 볼 수 있는 게 없다는 메시지를 계속 주는 것입니다. 한 번 볼 때 잘 보도록 하는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 조사를 안보는 사람
사실 안보고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습관적으로 인상을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어쨌든 보고 본 것을 마음에 담아서 문장 이해에 참여를 시켜야 합니다. 조사를 간과하기 때문에 어느 단어가 어떤 문장성분인지를 잘 모릅니다. 마치 프라모델을 조립할 때 설명서를 보지 않고 부품을 떼버리고 알아서 조립하는 것과 같습니다. 퍼즐을 맞출 때 온전한 그림을 안보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조사를 보고 소 닭보듯 하지 말고 마음속에서 반응하도록 해야 합니다.
☞ 문장을 읽으면서 조사마다 동그라미를 쳐 봅니다. 스스로에게‘이게 조사야’라고 말해줍니다. 하지만 저는 ‘단지 보지 않았을 뿐인가?’하는 의심이 듭니다. 외면했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조사에 대해 잘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봐도 뭔지 모릅니다. 예를 들어 주어를 나타낼 때 주격조사‘이/가’보다 더 많이 쓰는 보조사인 ‘은/는’은 제한/배타성의 뉘앙스가 있습니다. 즉, ‘~인 것만 그렇고 다른 것은 아니다’라는 의미로 사용하거나 그렇게 이해합니다. 과연 조사를 보아도 이런 의미를 떠올리면서 읽을 수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니 스스로 의심해 보기를 바랍니다.
◇ 단어를 모르는 사람(단어는 알고, 의미와 사용법을 능숙하게-신속하게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단어는 글 이해능력에서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어떤 독해 능력 테스트보다 어휘력 검사가 더 유용합니다. 그래서 본인의 지도교수님도 석사논문으로 단어검사에 관한 논문을 쓰도록 하셨습니다.
1. 모르는 단어가 있다. – 당장 사전 찾아보기.
공부를 잘해도 모르는 단어가 있는 학생이 있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태연히 넘어가며 읽어왔던 학생은 단어가 늘지 않아 중학생 수준의 어휘력을 갖고 있습니다. 해외체류경력자, 미안하지만 이과, 실기하느라 바쁜 예체능, etc…중에서 어휘력 부족한 사람 많습니다.
2. 모르는 단어가 없는 줄 안다. – 타인에 의해 확인을 받아라.
글을 읽고 이해하는 수준을 보면 중요한 단어를 모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단어라는 게 한 가지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한 단어의 여러 의미를 다 알고 있는가, 같은 철자이나 다른 단어인 것을 구분할 수 있는가를 점검해 봐야 합니다.
3. 단어에 관한 지식을 모두 알지 못한다. – 이 단어와 유사한 단어의 의미나 용법상 차이를 알고 있나?
유사한 의미의 단어라도 다른 쓰임이 있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따라서 한 단어가 언제, 누구에게 사용하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문장과 글을 생각해서 단어를 선택합니다. 왜 단어가 사용되었는지 모르면 분명히 글을 이해하는데 더디거나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글을 덜 이해하는 건 아예 한 단락이 안보여서가 아니라 이렇게 어딘가 부실한 이해 때문에 일어납니다.
☞ 글을 읽고 난 후 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단어, 주제를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는 단어의 의미를 분명히 아는지 자문해 보기를 권합니다. 글을 읽고 나서 생각하는 대로 쓴 다음 사전과 비교해봅니다 – 써놓지 않으면 사전과 비교 했을 때 대충 맡았다고 퉁치게 됩니다. 자주 만나지 않는 단어도 뜻을 점검해 봅니다.
영어 단어의 경우 외웠지만 읽을 때 바로 뜻이 떠오르지 않으면 독해가 늦어집니다. 우리말 단어일지라도 의미가 신속하게 떠오르지 않으면 글 이해가 불충분해지게 만듭니다. 독해를 할 때 단어나 문장을 이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 내용과 현재의 내용의 통합(추론)에도 주의를 배분해야 합니다. 그래서 단어가 익숙하지 않아 의미를 연상하는 것이 부담이 되면 온전하게 글 이해를 하지 못한 채 독해를 마무리한다.
[조창훈의 독서 컨설팅 ‘심리학이 밝혀주는 독해력의 비밀’] 독해력의 기초에 있는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