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 홍성수의 바른공부!] 중간고사로부터 배울 것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4.23 09:41
  • 중간고사가 마무리 되어 간다. 결과에 만족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아쉬움이 큰 학생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 시험에서 이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단순히 ‘이번 시험은 공부를 열심히 안 한 것 같아. 다음에는 열심히 해야지!’라고 마음 먹는다면, 다음에도 또 다시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받게 될 지도 모른다. ‘어떻게’라는 고민이 없다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 중간고사를 성적표 상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데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활용할까에 대한 고민을 해본다면 다음 시험을 더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중간고사가 끝난 후 처음으로 맞는 수학시간에 어떤 선생님들은 오답풀이를 해 주신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풀이과정을 보며, 문제의 해결방법을 배울 수 있다. 수학 외 다른 교과목은 굳이 선생님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오답을 찾아볼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과서나 필기 노트, 참고서를 되짚어 보면 ‘내가 이걸 놓쳤었구나’하고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답을 찾는 과정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다음 시험을 위해 내가 생각해야 하는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내가 헷갈린,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공부했어야 했던 것일까?’하는 것이다.

    ■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기

    중간고사 시험지를 확인하며 내가 공부했는데도 틀린 문제와 정말 몰랐던 문제를 구분해보자. 학생들은 처음 보는 문제, 모르는 문제만을 틀리지 않는다. 아는 것이었다고 믿는 문제, 혹은 분명 공부하고 암기했던 문제를 틀리는 경우가 많다.
    ‘왜 이런 경우가 생길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학생 열이면 열 각자 다르게 나올 수 있고, 해결책도 각기 다를 수 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영어 단어를 암기할 때, 어떤 단어는 10번 정도만 반복해서 읽거나 써 보았는데도 쉽게 외워지는 단어가 있는가 하면 어떤 단어는 30~40번을 반복해도 곧 잊혀지는 단어가 있다. 이는 영어 단어뿐 아니라 수학적인 개념, 공식, 풀이방법 또는 기타 암기과목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것은 내 머리 속에 간단히 각인되고, 어떤 것은 그렇지 못하다. 이것들을 구분해 더 많은 반복이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야 한다.
    그럼 ‘어떻게’ 그것을 찾아낼 수 있을까? 내가 오늘 공부한 것들을 기억하는지 스스로 테스트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래를 보자.

    ① 하루 공부를 마무리하기 30분 전쯤, 오늘 공부했던 교재들을 살피며 내가 기억해야 하는 것들을 노트의 한 페이지에 간단히 옮기자.
    ② 눈을 감고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떠올려보자.
    ③ 다시 노트를 확인하며 내가 기억해내지 못한 것들을 체크하자.
    ④ ②, ③번 과정을 2~3번 되풀이하자.
    ⑤ 잘 떠올리지 못한 내용을 모아, 주말에 다시 한 번 복습하자.

    머리로 내용을 떠올리는 것, 그리고 노트와 내용을 비교해 보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오랜 시간을 요구하지 않는다. 2~3번 정도 되풀이하며 내가 더 많이 반복해야 할 것들을 밑줄 그어두고 매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읽어보거나 주말에 다시 한 번 복습하는 것은 ‘나는 이것을 안다.’라는 착각에서 벗어나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문제의 조건과 접근법 정리하기

    정말 자신이 몰랐던 문제도 발견할 수 있다.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것 같은 문제가,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전혀 보지 못했던 것 같은 문제가 나오기도 한다. 특히 계산을 요하는 교과목, 수학이나 물리, 화학, 경제, 사회문화 등에서 이런 것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 역시 전혀 공부하지 않았던 개념이나 공식을 활용해야 풀이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익히 접해봤던 유형의 문제에 어휘나 조건, 상황 등을 변형한 문제들이 많은 것이다. 이럴 경우, 보통은 오답노트를 정리해 해결하고자 한다. 문제를 적고, 해설 과정을 따라 적어 놓은 노트를 마련한다. 이 역시 물론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결국 필요한 것은 문제에 어떠한 조건들이 주어졌을 경우,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아이디어이므로, 단순히 문제와 해설만 적는 것을 넘어 조건과 더불어 이에 따른 접근방법을 같이 정리해 두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 외에도 중간고사 시험지를 살피며 여러 가지 각기 다른 상황들을 찾고 개선점을 찾으려 노력할 수도 있다. 아는 문제들이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풀이하지 못했다든지, 객관식은 잘 풀이했지만 서술형 문제가 까다로웠다든지, 까다로운 문제는 잘 풀이했는데 쉬운 문제에서 어이없게 틀렸다든지, 옳은 것을 고르라고 했는데 옳지 않은 것을 골랐다든지, 첫 교시 시험은 잘 치르는데 두 번째 교시 시험은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든지,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넘어갔는데 시험 문제로 나왔다든지, 아니면 너무 사소한 것 까지 암기하려고 했던 것이 독이 되었다던지… 각자마다의 케이스가 다 다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다음 시험에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게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시험을 결과로써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시험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시험지를 살피며 각자가 고민해 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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