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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모집에서는 세 번의 지원 기회에 따른 중복 합격자들의 이탈로 추가합격자가 나온다. 올해는 2월14일(목)까지 미등록충원이 진행되는데, 지난 시간에 이어 상위권 대학들의 과년도 충원 결과를 분석해서 올해를 예상해 보자.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 정시 충원율을 공개한 경희대, 동국대(서울),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홍익대(서울) 등 5개 대학을 확인한 결과 인문계열 충원율은 2017학년도 130%에서 2018학년도 85%로 하락했고, 자연계열 충원율은 2017학년도 72%에서 2018학년도 86%로 상승했다. -
해당 대학들의 인문계열 충원율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는데, 그 중 2017학년도 대비 홍익대의 충원율이 가장 크게 하락했다. 홍익대는 인문계열 전체 모집단위를 다군 선발하는데 모집인원은 8명밖에 감소하지 않았지만, 충원자는 601명이나 감소했다. 이는 2018학년도부터 영어 절대평가 시행으로 대학간 수능 영역별 유·불리가 커지면서 타 대학과 중복 합격한 인원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익대는 영어 절대평가 후에도 2017학년도와 동일하게 영역별 반영 비율을 25%로 유지한 반면, 타 군 경쟁 대학들은 국어 또는 수학이나 탐구 반영비율을 높이고, 영어 반영비율을 낮추면서 유·불리가 더욱 커졌고, 그에 따라 중복 합격이 줄었을 것이다.
가, 나군 모집을 갖는 경희대, 동국대, 서울시립대의 경우 가군에서 충원자가 많이 감소했다. 3개 대학의 2018학년도 인문계열 모집단위 가군 충원자 수는 512명으로 2017학년도 958명보다 446명 감소했다. 나군 충원자는 135명으로 2017학년도 대비 128명 줄었다.
경희대는 서울캠퍼스 모집단위를 가군에서만 선발하고, 서울시립대는 가군 위주 모집하며, 동국대도 가군 모집인원이 나군보다 많다. 모집인원이 많은 가군에서 안정 지원하고 타 군은 상향지원 하다보니 중복 합격 시 타 군으로 이탈하게 되고 이 영향으로 가군의 추가합격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2018학년도에는 대학간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차이가 커진 것과 함께 나군 모집의 성균관대, 한양대 충원율도 감소하면서 연쇄적으로 해당 대학들의 가군 충원율도 하락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군 모집의 숙명여대는 인문계열 모집인원이 2017학년도보다 70명 감소하면서 충원자도 줄었다. 수능 지표 중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경쟁 대학과 달리 숙명여대의 경우 백분위를 활용하고 있어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이 같더라도 대학 간 차이가 나타난다. 경쟁 대학들이 모두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있어 숙명여대의 충원율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2019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수학 나형, 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변별력을 갖추면서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른 대학 간 차이가 커졌다. 또, 상위권 대학들의 정시 인문계열 모집인원도 전년대비 소폭 감소하면서 올해 경희대부터 홍익대의 인문계열 충원율은 2018학년도와 비교해서 비슷하거나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자연계열은 인문계열과 달리 홍익대에서 충원자가 많았다. 이전부터 자연계열의 수능 비율은 수학 가형과 과탐 반영비율이 높고 영어 비율은 낮은 편이었는데, 2018학년도 영어 절대평가 시행 후 상위권 대학 자연계열의 수능 영어 영향력이 더욱 줄어들면서 타 군 중복합격자가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2017학년도 홍익대 자연계열의 수능 반영 방법은 수학, 과탐 필수에 국어, 영어 중 우수한 성적을 반영했는데, 타 군 경쟁 대학들은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차이가 있었다. 2018학년도부터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면서 중복 합격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 충원율은 가군에서 소폭 하락하고, 나군에서 상승했다. 가군은 서울캠퍼스의 순수자연과학 계열과 의,치,한의학 계열 모집이고, 나군은 공학계열 모집인데 가군의 합격선이 나군보다 높다. 합격선이 높은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탈할 수 있는 경쟁 대학이 많지 않고, 이 대학들의 나군 충원자 수도 감소하면서 가군의 이탈이 줄었다. 나군 충원율 증가는 2017학년도보다 영어 비율은 낮추고 과탐 비율은 높이면서 영역별 조합이 가, 다군의 타 대학 공학계열 지원 시에도 유리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가, 나군에서 모집한 동국대는 정시 모집인원이 크게 줄었지만, 모집인원 대비 충원율은 상승했다. 수능 수학 영역 비율은 높이고 영어는 낮추면서 타 군 경쟁 대학과 조합이 유사하여 중복합격자가 많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가군에서만 모집한 서울시립대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은 국어20%, 수학30%, 영어20%, 과탐30% 로 2017학년도와 같았다. 애초 영어 비중은 적고 수학, 과학 영역 비중은 높았던 편이라 모집인원 감소에도 충원율은 소폭 상승한 경향을 보였다. 숙명여대는 인문계열과 마찬가지로 수능 백분위 활용에 따라 충원율이 낮은 편이다.
2019학년도 정시에서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 모집은 2018학년도 대비 100여 명 정도 줄어 감소 폭이 크지 않고, 수능 반영 비율의 변화도 없다. 하지만, 2019학년도에는 수능 국어와 영어 영역의 변별력이 커지면서 국어 비율과 영어 등급간 점수 차이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 간 차이로 중복 합격자들의 감소하면서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 충원율도 전반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짐작된다. 단, 의·치대 정시 모집 증가에 따라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이탈은 증가할 수 있고, 이 영향으로 일부 상위권 대학의 선호가 높은 모집단위에서는 충원율이 상승할 수도 있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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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사 허철의 데이터로 보는 대입] 정시 추가합격 경향 분석 - 상위권 대학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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