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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시 미등록충원은 2월 14일(목)까지 진행된다. 정시 모집 세 번의 기회 중 추가합격을 노린전략을 적어도 한 개의 모집 군 이상에서 세우게 되는데, 과년도 충원율은 기준을 정하는 중요한 자료 중 하나이다. 전년도 상위 7개 대학의 충원인원 및 충원율 증감의 원인을 분석해 보고, 올해를 예상해 보자.
전년도 상위 7개 대학의 인문, 자연계열 전체 모집 정시 충원율은 50%로 2017학년도 동일차수 충원율 51%와 비교하여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계열별로 놓고 보면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인문계열 모집은 2017학년도 충원율 53%에서 전년도 45%로 충원율이 하락했고, 자연계열은 49%에서 54%로 충원율이 증가했다. -
인문계열에서 고려대만 충원율이 소폭 상승했고, 서울대는 유지, 그 외 대학들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서강대와 이화여대의 충원율 하락이 컸다. 2018학년도부터 영어절대평가가 시행되면서 대학별 수능 영어 영향력이 달라졌는데, 이 이유로 고득점자 간에 지원이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영어 1~2등급간 점수 차이가 크고,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는 충원율 변화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영어 2등급 시 점수 감점이 크고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는 감점 폭이 적다.
국수탐 성적이 매우 우수하고 영어가 2등급인 학생인 경우 가군에서 서울대를 지원하면 되는데, 나군에서 고려대와 연세대 중 영어 2등급에 따른 점수 손실을 감안해야 하는 인원이 증가한 것이다. 즉, 영어 절대평가 시행으로 영역별 수능 반영 비율이 유사한 가군 서울대, 나군 고려대 조합이 적합한 수험생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서강대는 영어 점수 손실이 적은 것 외에 타 영역의 반영 비율을 변경한 것도 충원율 하락의 원인인데, 수능 국어와 수학 비중을 높이고, 탐구 비중을 줄였다. 특히 인문계열 모집임에도 수학 비중을 국어보다 높게 적용했는데, 타군에서 이 조합과 유사한 대학이 없어 중복 합격자가 감소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성균관대는 국어, 수학 영향력이 크고, 한양대는 타 대학 대비 탐구 영향력이 크다. 국어, 수학, 탐구 반영 비율 상 성균관대는 연세대와 유사하고, 한양대는 고려대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으나, 고려대와 연세대 모두 충원자가 줄면서 연쇄적으로 이들 대학의 충원율도 하락했다.
이화여대의 경우 학부별 모집에서 인문, 자연계열만 구분한 계열별 단일 모집단위 선발로 변경했다. 모집단위의 모집인원이 2017학년도 대비 크게 늘면서 안정지원 경향이 두드러졌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면, 선호가 높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는 2017학년도에는 정시에서 29명밖에 모집하지 않아 최초합격선이 높고 그에 따라 타군에서도 중복 합격한 수험생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계열 통합선발로 211명을 모집하면서 최초합격선의 점수 경쟁이 덜하면서 그만큼 충원율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
자연계열 모집에서도 탐구 비중이 적은 서강대는 타군 모집 대학의 수능 반영 비율과 차이가 있어 충원율이 하락했고, 계열 통합선발의 이화여대 역시 충원율이 하락했다. 서울대 충원율 하락은 과탐II 선택자가 2017학년도보다 4,899명 감소한 것이 말해주듯 서울대 희망자와 의·치대 희망자가 더욱 분명하게 나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과탐 I+I 조합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고려대, 연세대에서는 의·치대 중복 합격으로 충원이 늘었을 것이다. 게다가 자연계열 수험생에게는 부담일 수 있는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변경되면서 의·치대 지원에 부담이 덜 했을 것이다. 영어 등급이 2등급 이하인 경우 영어 손실이 적은 고려대와 함께 경상대 의예, 부산대 의·치예, 아주대 의학과, 중앙대 의학부, 충북대 의예과 등에 지원하여 중복 합격했을 수 있다.
이렇듯 대학별 충원율은 수능의 변화와 함께 경쟁 대학들의 전형방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올해의 경우 영어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1등급 인원이 크게 줄었고, 국어의 표준점수가 크게 오르면서 지난해보다 국어 영향력이 커졌다.
영어 1등급 인원 감소는 인문, 자연계열 모두 영어 손실이 적은 대학에서 충원율 상승 폭이 클 수 있다. 특히, 고려대는 올해 정시 모집이 2018학년도 대비 인문계열 +12명, 자연계열 +44명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충원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문계열 중 고려대의 수능 반영비율과 비슷한 한양대의 가군 충원율도 올라갈 수 있다. 고려대 자연계열 모집에서는 국어 반영비율이 높은 충남대 의예, 전북대 의·치예 등과 중복 합격자가 증가할 수도 있다.
또, 올해는 의·치대 정시 모집이 수시 이월인원까지 늘면서 지난해보다 316명 증가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과탐II 선택자가 감소하면서 서울대와 의·치대 희망자가 더 나뉘어졌다고 볼 수 있기에 서울대 자연계열의 충원율이 상승할 것이라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외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에서는 의·치대 모집인원 증가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충원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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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사 허철의 데이터로 보는 대입] 정시 추가합격 경향 분석 - 상위권 대학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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