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뉴스를 보면, 수시 모집 인원 비율이 높은 일부 대학에서 2020학년도 대입부터 정시 모집을 확대하겠다는 발표가 눈에 띈다. 이는 고2 학생들부터 적용되는 것인데 이와는 달리 현 고3이 치르는 2019학년도 대입에서 수시 모집은 76.2%로 수시 모집이 도입된 1997학년도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이 때문에 현 고3학생들은 수시 모집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과년도 주요 전형들의 모집 인원 변화를 통해 올해 수시를 예측해 보자.
전년도 수시 모집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은 2017학년도 전체 모집 중 20.3%에서 2018학년도 23.6%로 확대했고, 논술전형은 4.2%에서 3.7%로 축소했다. 모집 인원 변화는 수험생 지원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아래는 정원 내 모집 중 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 논술전형의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 지원현황을 비교한 표이다. 2018학년도 폐교된 대학과 수시 지원율을 발표하지 않은 일부 대학을 제외한 4년제 대학 200개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추렸다.
■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 수시 어땠나?
<2017학년도 VS 2018학년도 수시 모집 정원내 교과/종합/논술 전형 지원 비교> -
우선, 지원현황을 조사한 200개 대학의 정원 내 교과, 종합, 논술전형의 모집인원은 2017학년도 대비하여 8,305명 늘었고, 지원 인원은 50,009명 증가했다. 즉, 수시 모집 확대에 따라 수시 지원 인원도 증가했다.
전형유형별 지원 변화를 봤을 때, 종합전형의 모집인원은 11,018명 증가했고, 지원인원도 73,584명 증가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저학년 때부터 종합전형에 맞춰 준비한 수험생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들이 종합전형에서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있고,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는 일부 대학에서도 수능 영어절대평가 영향으로 완화된 경향을 보인 것도 지원 증가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특히, 종합전형에서 지원인원 증가분의 57.8%인 42,535명은 수도권 내 대학 진학을 희망, 수도권 대학 종합전형의 지원 인원 증가로 이어졌다.
교과전형은 모집 인원이 985명 감소로 소폭 줄었지만 지원 인원은 23,541명 늘었다. 수도권 내 대학의 교과전형에서만 13,087명이 증가했는데, 살펴보니 2017학년도 대비 2018학년도에 수능최저기준을 높게 적용하거나 수능최저기준을 폐지한 대학의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 이는 학생부 종합전형 대비가 교과 전형과도 맞물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비교과 역량은 우수하지만 내신 경쟁이 치열한 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경우, 내신에 대한 불안감에 수능 대비도 더욱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 이들 중 상대적으로 낮은 내신일 경우 종합전형에만 지원할 수 없어 수능최저기준을 높게 적용하는 대학의 교과전형에도 중복 지원 했을 수 있다.
반대로 내신 경쟁이 덜한 학교에서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의 경우, 비교과 역량을 키우는데 더욱 치중하게 되어 수능 대비를 소홀히 할 수도 있다. 그러한 수험생들이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의 교과전형도 마지노선으로 지원했을 것으로 보인다.
논술 전형은 1,728명 모집 인원이 줄었고, 지원 인원도 47,116명 감소했다. 논술전형 지원자가 크게 감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이는 2018학년도부터 고려대의 논술전형이 폐지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니 잘 봐야 한다. 2017학년도 고려대 논술전형에서 1,040명 모집에 49,084명이 지원하면서 47.2:1의 지원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를 보았을 때, 논술전형 평균지원율보다 높은 고려대의 지원 인원을 감안하면, 2018학년도 대학별 논술전형 지원자는 전년대비 감소하지 않았다.
2018학년도에 덕성여대와 한국산기대가 논술전형을 신설하기도 했고, 고려대의 논술 폐지와 맞물려, 연세대가 논술전형 일정을 수능 후로 변경하면서 지원자가 2017학년도 대비 14,366명 증가한 것이 전체적인 논술 모집 감소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이 유지될 수 있었던 원인으로 보인다.
■ 그럼 2019학년도 수시는?
2019학년도 수시에서 종합전형은 2018학년도 대비 1,533명 증가한 84,764명을 모집하고 교과전형은 3,405명 증가한 144,340명을 모집한다. 논술전형에서도 성신여대와 한국기술교대가 새롭게 모집하면서 지난해보다 190명 모집이 증가한 13,310명을 선발한다. 수시, 정시 전체 모집 정원 중 학생부종합전형, 교과전형에서만 65.7% 선발로 지난해 63.6%보다 더 많이 선발한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교해서 대학별 전형 방법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에 수도권 내 대학 진입을 위한 종합전형의 지원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종합전형을 염두하고 대비해 왔던 수험생들이 타 전형으로 지원하기란 쉽지 않다. 이렇듯 종합전형의 지원층이 두터워진다면, 일부 대학의 교과전형이나, 논술 전형의 지원율이 전년대비 하락할 수도 있다. 교과전형 중 수능최저기준이 애매하게 높거나, 논술을 까다롭게 출제하는 대학에서 전년대비 하락 폭이 클 수 있다. 물론, 지원율만으로 합격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에서 비선호학과를 찾아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는 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진학사 허철의 데이터로 보는 대입] 수시 전형별 지원 경향 데이터 보고 올해 수시 예측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