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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인 2020학년도 입시의 큰 이슈는 수험생 수 6만여 명 감소와 서울 지역 대학 중심으로 한 정시 모집 확대였다. 올해도 수험생 수 5만여 명 감소, 서울 지역 정시 모집 확대로 전년도와 비슷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물론, 코로나 때문에 생긴 입시 환경의 변화와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이 적용된 첫 고3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수시 지원에 별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 짐작된다. 2020학년도와 2019학년도 진학사 수시 모의지원데이터 중 각 권역별 내신 1등급대 수험생들이 모의지원한 대학들의 지역을 비교하여 계열별 지원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알아보고, 올해 최상위권의 지원 판세를 예측해보고자 한다.
수시 모의지원데이터를 모의지원 대학의 모집단위 계열로 구분하여 인문계열은 국어, 수학, 영어,사회 교과, 자연계열은 국어, 수학, 영어, 과학 교과의 평균이 1등급대인 수험생들만 대상으로, 2020학년도 내신평균 1등급 모의지원 73,344건과 2019학년도 동일기준 73,194건을 비교했다. -
인문계열 내신1등급대 수험생들의 경우 전 권역에서 서울권 대학 지원이 증가했다. 내신1등급 중 2019학년도에서도 이미 90% 가까이 서울권 대학에 지원하고 있는 서울권역과 80%가량의 경기/인천 지역은 증가폭이 크지 않았으나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충청, 대구/경북, 강원 지역의 서울권 모의지원이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권 지원이 증가한 영향으로 거주권역 및 그 외 권역 지원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2019학년도 대비 수험생 감소로 합격선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신이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 수험생들이 서울권 대학들의 교과, 종합전형으로 더 많은 지원횟수를 사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
반면, 자연계열 1등급대 수험생들의 모의지원 경향은 인문계열과 반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대부분의 권역에서 서울권 대학 지원이 하락했다. 일부 증가한 부산/울산/경남, 제주 지역도 매우 미미하게 상승했을 뿐이다. 거주지역 외 대학들의 지원이 증가했는데, 이는 내신 우수자들이 수시에서 지역권 의학계열 대학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 감소로 수능 성적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을 우려한 수험생들이 수시에서 의학계열 진학을 전제로 타지역권까지 지원 대학선을 넓힌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지역, 대구/경북, 호남지역의 경우 거주권역 대학 지원도 많이 증가했다. 충청권과 대구/경북지역은 2019학년도 대비 의학계열의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충청권 13명, 대구/경북지역 15명 증가한 것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이고, 호남권은 모집 인원이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지역인재 전형으로 지역권 중 가장 많은 267명을 모집하기에 해당 지역 수험생들의 지원이 몰린 것으로 짐작된다.
올해는 다시금 고3 학생 수 감소로 수능 성적을 확신하지 못하다 보니 많은 수험생들이 수시에서 합격하려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학생 수 감소에도 교과성적을 잘 관리한 학생들은 내신의 유리함을 십분 활용한 수시 지원전략을 가져갈 것이다. 2020학년도의 모의지원 경향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인문계열은 서울권 주요대학의 종합, 교과전형을 목표로 한 지원전략, 자연계열은 타 권역이라도 의학계열 진학을 염두한 지원전략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진학사 허철의 '데이터로 보는 대입'] 과년도 모의지원데이터로 본 권역별 수시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