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입 준비 시 학부모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다양한 답변이 나올 수 있겠지만 아마 도가 지나친 간섭이나 방관하고 싶은 학부모는 없을 것이다. 이번 시간에는 수험생 자녀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몰라 고민인 학부모를 위해 대입에서 조력자가 되기 위한 십계명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1. 현재의 입시제도를 이해하자
대다수 학부모들이 하는 실수는 현재 입시제도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버지들의 경우 자신이 대학에 입학할 당시 상황만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재 대입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녀들을 지도하려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OO대는 우리 때 후기 대학이었는데 거길 왜 가려고 하니?’, ‘나라에서 보는 시험만 잘 보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어. 다른 게 왜 필요하니?’와 같은 식으로 말이다. 이렇듯 현 입시에 대한 이해 부족은 자녀의 성공적인 대입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 완벽한 입시 전문가가 되기는 누구라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조언 한마디 건넬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위해서는 입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2. 입시정보 수집과 분석을 게을리하지 말자
학부모들은 자녀의 입시를 위해 정보를 탐색하고 수집하는 정보 탐색가가 되기도 하고, 정보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정보를 자녀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코치도 되면 좋을 것이다. 물론 자녀가 스스로 정보를 탐색하고 분석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우리 자녀들은 학교 공부와 수능준비, 대학별고사, 비교과 활동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님이 입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자녀들과 함께 대입을 준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3. 자녀의 목표대학 설정을 조력하자
대입에 있어 목표대학, 모집단위 등을 먼저 설정하고 준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실제 결과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 대개 ‘수능 성적표가 나오면 그때 성적에 맞게 대학 가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입시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복잡 다양한 입시상황에서 목표대학 없이 준비할 경우 시간/방법상 비효율적인 준비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목표 대학, 모집단위를 정하는 일은 학습 능률과 성취동기를 고취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단, 목표대학 설정에 있어 부모는 조력자에 머물러야 한다. 목표대학과 모집단위는 자녀의 것이지, 부모들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녀의 의견을 혹시 무시하거나, 부모 자신만의 생각을 주입하지는 않는지 주의해야 한다.
4. 자녀의 목표대학 선발방법을 확인하자
목표대학을 정했다면 반드시 목표대학의 선발방법 등 입시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입시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것이 큰 틀에서의 전략이라면, 목표대학의 선발방법 확인 및 분석은 미시적이고 세부적인 방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목표한 대학이 정시모집에서 모집군을 변경했다면 지원율과 합격 점수는 어떻게 변할지, 또는 목표한 대학이 학부제 모집에서 학과제로 전환했다면 점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분석은 일반적으로 학교 선생님이나 입시전문가들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석한 글 등을 참고한 후 전략을 세워보도록 하자.
5. 자녀의 학습목표와 계획을 점검하자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목표와 계획을 세워 공부를 해나간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학습계획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학생이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도 “공부 안하고 뭐하냐”고 윽박지를 수도 있다. 자녀들의 학습목표와 계획 등을 때때로 점검해 학습의 능률이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6. 자녀의 성적변화를 체크하자
자녀의 성적을 체크해보자는 의미는 단순히 점수를 보자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내/외적인 변화를 캐치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성적을 활용하자는 의미이다. 성적이 갑자기 떨어졌다면 공부를 게을리했을 수도 있지만 건강이 좋지 않거나, 시험 불안이 있을 수 있고, 교우관계로 인한 문제일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변수에 의해 성적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이 있으므로 부모는 이를 충분히 헤아려, 학생의 성적 변화를 민감하게 체크하며 자녀를 지켜봐야 한다.
7. 자녀와의 대화 시간을 반드시 갖자
대부분의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의 대화를 지켜보면 간단 명료하다.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지?”, “어디 아픈 데 없지?”, “공부는 잘 되니?” 위와 같은 질문에 자녀들은 단답형의 대답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화는 연속성이 있는 질문과 대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현재 자녀의 상황과 어려운 점 등을 알아보고 그에 맞게 대처해가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8. 자녀의 건강을 잘 살피자
이러한 경우가 있었다. 공부를 잘했던 A학생의 성적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밤 늦게까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성적이 떨어지니 부모로서는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학생은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이를 알지 못하고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에 원인이었다. 이 상황처럼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준비한 것들이 빛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신체 내/외적으로 자녀에게 문제는 없는지 항상 체크하고 지켜보도록 하자.
9. 자녀의 적성, 장/단잠을 확인하자
부모들이 대학에 입학할 당시에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성적 이외에도 다양한 적성, 특기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학생이 꾸준하게 해온 활동이나 실적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진학한 사례가 많다. 물론 학업역량도 중요한데, 이에 더해 각각 개성과 적성이 다른 자녀들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적합한 전형을 찾는 일을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10. 자녀를 믿고, 신뢰하자
부모들이 하는 대표적인 실수 중 하나는 자녀가 아직 미성숙했다고 생각해,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 따라 다니며 ‘공부 좀 해라’, ‘이거 하지 말아라, 저거 하지 말아라.’며 간섭할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말과 행동은 자녀에게 반감만 키울 수 있다. 누차 강조하건대 부모는 조력자다. 즉 도움을 주는 사람이지, 강제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수수방관하라는 말도 아니다. 되도록 말을 아끼고, 부모가 자녀를 믿고 신뢰하고 있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진학사 우연철의 2019 입시 Road MAP!] 입시에서 부모의 역할, 방관자에서 조력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