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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났다. 고3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수시 원서 접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시기이다. 이때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가장 공을 많이 들이게 되는 부분이 바로 ‘자기소개서’의 작성이다.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에 있어 자기소개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학에서는 꾸준히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밝혀왔다.
“자기소개서는 제출 서류 중에서 유일하게 지원자의 생각과 경험을 본인의 관점에서 드러낼 수 있는 서류입니다. 좋은 자기소개서에는 성적이나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자세히 나타나지 않은 활동의 과정과 의미가 기록되기 때문에 지원자에 대한 새로운 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써 평가에 매우 중요하게 활용됩니다.”
※ 2020학년도 연세대학교 ‘한 눈에 보이는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서’ 중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자기소개서 작성에 공을 들여 대학에서 요구하는 대로 학생의 우수성을 드러내는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더라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도 많다. 대학에서 말하는 ‘자기소개서’와 관련된 내용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 대학에서 말하는 자기소개서의 중요성
“지원자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학교생활기록부의 부족한 내용을 보완할 수 있고, 평가자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가 어떤 학생인지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얻게 됩니다. 이처럼 자기소개서는 지원자가 평가자에게 주는 일종의 ‘가이드북’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원자는 자기소개서에서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2019학년도 중앙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 중
“자기소개서는 학교생활기록부의 보충 자료로서 학생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자료로 활용합니다 (… 중략…) 자기소개서는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충분히 표현되지 않는 활동의 과정, 동기, 노력 등 과정의 우수성을 드러낼 수 있고 지원자의 특성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자료”※ 2020학년도 단국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 중
이상에서 살펴본 대학 외에도 많은 대학에서 자기소개서는 ‘학생을 깊게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서 중요하게 활용한다. 학교생활기록부는 교사의 관찰에 기반하여 작성되기 때문에 학생이 ‘어떤 생각으로 해당 활동을 구체적으로 실천했는지, 그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끼고 성장한 점이 무엇인지’가 드러나기 어렵다. 따라서 대학에서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학생의 생각, 관심 분야, 노력, 배우고 느낀 점 등’을 자기소개서를 통해 파악하고 학생에 대해 보다 자세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을 ‘자기소개서를 잘 쓰면 학교생활기록부의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고 합격할 수 있다’고 오해하면 안된다. 자기소개서는 ‘주관적으로 작성된 기록물’이라는 특성으로 인하여 반드시 ‘근거’가 필요하다. 이 근거는 ‘학교생활기록부’이며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찾을 수 없는 내용이 기재된 자기소개서를 대학에서는 신뢰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초하여 본인이 드러내고 싶은 모습을 재구성함으로써 구체적인 본인의 관심 분야, 학업 등의 역량, 인성 등을 어필할 수 있는 자료이지만 ‘합격을 위한 핵심적인 자료’라고 볼 수는 없다.
■ 학교생활기록부에 드러나지 않은 ≠ 교외 활동, 교외 수상, 논문
대학에서 언급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드러나지 않은’ 내용이란 ‘기재하지 못한 혹은 기재 불가한’ 내용이 아니라 ‘지원자의 특성, 지원 전공에 대한 열정, 대학입학을 위한 노력 과정 등’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기소개서 작성과 관련하여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지 않은 논문이나 발명특허 관련 내용, 교외 인증 시험 등에 대한 내용을 작성해도 되나요?’와 같은 질문을 많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없는 내용은 자기소개서에도 작성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 2번 항목에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라는 내용이 있지만 동국대, 서울과학기술대 등의 일부 대학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작성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으므로 해당 내용을 꼭 작성하고 싶다면 학교 측에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
■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에서도 대학별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다.
동국대는 자기소개서 1번 문항을 통해 학생의 ‘학업역량이나 전공역량의 성장’을 확인하고 싶어하지만 단국대는 ‘학업역량’과 ‘잠재력’이 드러나 있는지 확인한다. 서울대는 자기소개서를 ‘평어식이나 개조식으로 작성해도 무관’하지만 서울과기대는 ‘일반적으로 높임말로 작성’하도록 권장한다. 이처럼 공통양식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더라도 대학에 따라 확인하고자 하는 내용과 작성 방법 등이 다를 수 있으므로 대학별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이나 모집요강을 확인한 후 자기소개서 문항별 특성을 찾아내면 대학에서 원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다. 반면, 대학에서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수험생들이 꼭 드러내 주기를 원하는 공통적인 요소도 있다. 그것은 ‘구체적인 활동 이유, 활동 내용(본인의 역할 중심),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과 성장한 점’이다. 자기소개서 각 문항에서도 공통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내용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하라는 내용이기 때문에 가장 비중을 높게 두고 작성하는 것이 좋다. 비록 문항에서는 ‘활동 계기, 성장, 변화, 발전 등’에 대한 내용을 묻고 있지 않지만 각 대학에서 발표하는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에서 공통적으로 해당 내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
대학에서 강조하고 있는 자기소개서 작성 시 유의사항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2019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된 ‘부모의 직업 기재에 대한 불이익 조치’는 2020학년도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전년도에는 첫 시행이 되었기 때문에 일부 대학에서는 부모의 직업 관련 내용이 기재되더라도 감점 등의 불이익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이를 준수할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직업 기재에 대한 불이익 조치’란 ‘자기소개서 작성 내용 중 지원자 부모(친인척 포함)의 실명을 포함한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나타낼 수 있는 직업병, 직장명, 직위명은 작성할 수 없고, 사업가, 공무원, 회사원 등 추상적 직종명도 작성할 경우 평가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강원대의 경우 사람의 실명 등 특정 가능한 정보가 기재되는 경우나 직장명 등 부모의 권위 및 권력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자 한 경우 사정에서 제외 조치한다. 특히 ‘부모의 권위 및 권력’에 해당하는 우월적 지위 뿐만 아니라 ‘환경 미화원’, ‘장애인(우)’ 등 구체적 직업명이나 특수한 상황을 일컫는 단어를 명시할 시에도 불이익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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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사 김무섭의 “학종 Light”] 대학에서 말하는 ‘자기소개서’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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