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 김무섭의 대입 전형 소개서] 정시 경쟁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12.31 09:07
  • 경쟁률은 대부분의 정시 지원자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특히 원서 접수 전 수험생이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정보이기 때문에 경쟁률에 대한 학생들의 의존은 어느정도 수긍이 가기는 한다. 대학에서 마지막 경쟁률이 전년도 보다 혹은 예상보다 낮게 형성되면 수험생들은 마치 무엇인가에 홀리기라도 한 듯 ‘이건 아니야’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느 새 원서접수 버튼을 클릭하게 된다. 그리고 그 대학의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대폭 상승한 채 원서접수가 마감되면 후회하고, 걱정하며 합격자 발표가 날 때까지 불안에 떠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수험생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경쟁률이 높으면 합격 가능한 성적이 올라간다.’라는 전제가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말 경쟁률은 합격 성적에 영향을 미칠까? 경쟁률이 높으면 일단 피해야 할까?

    모두가 알다시피 경쟁률은 지원 인원을 모집인원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경쟁률은 당해 년도의 수능 성적, 모집인원, 전년도 합불 결과 및 경쟁률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이런 다양한 변수를 모두 고려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그 중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내용을 두 가지 정도로 꼽아 본다면 첫째, 수험생들의 선호도, 둘째, 수험생이 생각하는 합격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다.

    수험생들의 ‘선호도’는 ‘인기도’라는 단어로 대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경우 그 모집단위는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만으로 경쟁률을 이해하는 것은 부족하다. 예를 들어 경영학과와 철학과 중 경쟁률이 높은 모집단위가 철학과인 경우 철학과가 경영학과보다 인기가 높다고 볼 수 있을까? 여기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두 번째 요소인 ‘수험생이 생각하는 합격 가능성’이다. 수험생이 정시 지원 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소는 바로 합격 가능성이다. 원하는 대학의 희망 모집단위에 가고 싶다고 하더라도 불합격 가능성이 높다면 대학보다는 과를 낮추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학생들이 철학과에 몰린 이유는 모집인원이나 성적을 비롯한 다양한 조건을 고려하여 경영학과보다는 철학과에 지원했을 때 합격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상과 같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경쟁률은 사실 합격 컷과의 상관관계를 찾기가 어렵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경쟁률이 높더라도 합격 성적은 큰 변화가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외대 프랑스어교육과의 지난 3개년 경쟁률은 각각 15.6:1, 10.20:1, 13:1로 외대 37개 모집단위 중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발표한 합격자들의 백분위 평균 성적은 하위권이었다.(2016학년도 33위, 2017학년도 35위, 2018학년도 32위) 인도어과 역시 3개년 경쟁률은 4위, 17위, 5위를 기록하였지만 합격자의 평균 성적은 29위, 28위, 35위를 기록하였다.

  • 서울시립대의 조경학과, 환경원예학과, 물리학과, 중국어문화학과 등의 모집단위에서도 이런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 그 외에도 ‘어디가’에 게시되어 있는 고려대, 연세대 등의 2018학년도 합격자 성적을 확인하더라도 경쟁률과 합격자 성적의 상관 관계가 예상과 다른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2018학년도 고려대 영어교육, 노어노문 / 연세대 생화학과,지구시스템공학과 등)

    인지도 높은 대학 중인 한국외대와 서울시립대의 경우에서 볼 수 있다면 그보다 선호도가 낮은 대학에서도 이런 상황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경쟁률이 상승하면 합격 성적 역시 상승하는 경우도 있으며 운 좋게 미달이 발생하는 경우 성적이 낮은 경우에도 원하는 대학을 합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미달이 아니더라도 경쟁률이 낮으면 추가합격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정시 지원 시 경쟁률은 주요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경쟁률 현황만을 가지고 지원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정시 지원 시 경쟁률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원서접수 전 수험생들이 확인하는 마지막 경쟁률 자료는 대부분 원서 마감 당일 마지막 경쟁률 현황이다. 이때 올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모집단위가 보이고 있는 경쟁률의 의미를 생각해 본 후 대응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전년도보다 높다, 낮다는 내용만이 아니라 어떤 이유에서 경쟁률의 변화가 있는 것인지 판단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전년보다 경쟁률이 급격하게 상승했다면 대학에서 발표한 합격자들의 성적이 과도하게 낮았거나 혹은 전년도 경쟁률이 낮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경쟁 대학과 비교하여 해당 대학이나 모집단위에서 특별히 유리한 점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점을 살펴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경쟁률이 상승한 경우라면 다음의 셋 중 하나라고 보아야 한다. 합격에 자신이 있는 학생이 지원했거나, 종이 배치표 등을 보고 별다른 고민 없이 지원했거나 아니면 경쟁률을 높여 해당 모집단위의 지원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려는 목적으로 지원한 경우가 그것이다. 셋 중 어느 경우에 속하는지 학생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3개년 치의 경쟁률 변화와 모의지원 등을 통해 나타난 경쟁률 등을 이용하여 적정 경쟁률 여부를 판단해 보아야 한다.

    특히 모의지원자들의 성적을 통해 올해 해당 대학,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성적대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살펴본 후 본인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경쟁률에 상관없이 과감하게 지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결국 이런 판단과 대응을 위해서는 원서 접수 2~3일 전부터 많은 입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경쟁률에만 좌우되지 않는 명확한 기준을 설정해 놓아야 한다. 특히 경쟁률이 높은 경우보다 낮은 경우에 판단이 흔들리지 않도록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참고하여 모든 수험생들이 최후의 ‘원서 영역’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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