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 김무섭의 대입 전형 소개서] 2015 개정교육과정, 과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11.19 09:01
  •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들에게 능동적인 과목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학습과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학생의 선택권이 늘어난 만큼 선택한 과목이 본인에게 얼마나, 어떻게 도움이 될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늘어났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의 모집비율이 높은 현 상황에서 학생들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지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어떤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대입에 유리할지 고민하며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이 과목 선택을 고려할 때 고민하는 것은 크게 다음 두 가지 경우다.

    첫째, 수능에 출제되는 일반 선택 과목 중 선택 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학생부종합전형 지원 시 지원 학과와 연계된 선택 과목을 수강해야 유리하다.

    첫 번째 고민 이유는 일견 타당해 보인다. 아무래도 선택 과목의 응시자, 응시 집단의 학업 수준, 선택 과목의 시험 난이도 등에 따라 유불리는 발생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질문은 크게 필요치 않을 수 있다. 수험생 개개인의 선택으로 형성된 응시집단은 외적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본인이 그러한 외적 요인을 통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본인이 할 수 있는 것 즉, “어떤 과목을 선택했을 때 흥미를 느끼고 수월하게 학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 그에 따른 선택이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내용을 고민하는 수험생은 학생부 종합 전형의 정성 평가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여행 가이드가 진로 희망인 학생은 ‘여행 지리’, 경제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경제 수학’을 필수적으로 수강하는 것이 정답이라면 그런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 수강하지 못한 학생들은 모두 불합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여행 가이드가 꿈이었던 학생의 진로가 여행사 경영 컨설턴트로 바뀌었는데 경제 수학을 수강하지 않았다면 경제학과나 경영학과의 지원은 불가능할까? 여행 지리의 교과 내용 중 공정 여행 혹은 대안 여행에 대한 단원을 배우며 관광산업의 활성화와 더불어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수준 향상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방향에 관한 관심을 두게 된 학생은 경제 수학을 이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 학과에 지원하면 불합격할까?
    다른 요인(교과 성적 등)이 같다면 경제학에 필요한 수학적 역량을 기르기 위해 수능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만이 아니라 미적분과 실용수학까지 수강한 학생을 입학사정관이 경제 수학을 이수하지 않았다고 하여 불합격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 어떤 과목 ‘선택’하느냐 보다, ‘선택의 이유와 이후 활동’에 포커스를!
    학생부 종합전형은 정성 평가를 통해 학생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얼마나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선택’보다는 ‘선택의 이유와 이후 활동’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학생의 미래는 결정된 것이 없다. 이 학생이 미래에 어떤 관심과 흥미, 역량을 갖춘 사람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학생의 진로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므로 정답을 가정한 최고의 선택 역시 정답이 되지 않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고의 선택은 무엇일까? 바로 ‘현재 고려할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 번의 선택이 미래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으나 절대적이지는 않다. 설령 ‘잘못된 선택’을 했더라도 올바른 선택으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학생이라면 대학만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도 원하는 인재일 것이다.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이 국어 영역에서 화법과 작문을 많이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본인은 화법과 작문을 공부하기가 너무 어려워 성적이 저조하다면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없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최적화된 커리큘럼에 너무 얽매이지 말자.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철학에 관심이 있다면 선택하는 것도 좋다. 철학적 사고를 통해 기존 공학적 문제 해결 방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보다 나은 방안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수학 과제탐구를 선택하는 것 역시 문제될 것이 없다. 수학적, 통계적 분석 방법이 역사 속에서 그동안 미처 밝혀 내지 못했던 어떤 요인이 유의미한 역사적 변화를 이끌어 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학생의 생각을 밝혀내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과목명’이 아니라 ‘배우는 내용이 학생의 흥미와 관심, 적성에 맞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따라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과목 선택 시의 기준은 수능의 유불리나 대학에서 유리하게 평가받는지와 같은 ‘외부적인 조건’이 아니라 ‘학생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이냐’하는 점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학생 본인의 흥미와 관심 등을 중심으로 판단하도록 하자.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