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주의 열정스토리] 일반고 지원 어디로 갈까?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11.06 09:38
  •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의 유형이 있습니다. 제일 많은 것이 자사고, 특목고와 일반고 중에 어디를 가야 할까? 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거주지역의 어느 일반고를 선택해야 하냐는 질문입니다. 이 두 질문의 공통점은 뭘까요? 그렇습니다. 어느 학교가 내신따기 좋냐는 것입니다. 신문이나 학원 설명회에 가면 전국단위 선발 자율학교 등은 내신 관리가 힘들다는 조언들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거꾸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열정스토리가 확실히 그리고 아주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알려드리겠습니다.

    바야흐로 일반고 지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내년부터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의 우선 선발권이 폐지되는 만큼 올해는 일반고가 후순위로 학생을 뽑는 마지막 해가 됩니다.

    일반고는 특수목적고에 비해 내신 따기가 수월하다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죠. 하지만 일반고의 절반 이상이 서울대에 학생을 한 명도 보내지 못하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자사고나 특목고에 비해서 내신따기가 수월하다는 점에서 그냥 일반고에 보내려고 한다는 학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1.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내신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절대 내신 평균성적만으로 선발하지 않는다 

    강연에서 누누히 말씀드렸다시피 아직도 학부모들은 그간의 '교과전형'의 성적 줄세우기에 사로잡혀 있으신 듯 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전형이 아닙니다. 학종 합격자의 내신현황을 올려드리고 있지만 거기서도 계속 강조하듯이, 합격자의 내신 점수를 산출해본 것이지, 합격자 커트라인이 아닙니다. 학종에서는 합격자 내신 분포도가 중요하지, 커트라인이나 평균점수의 의미는 크지 않다는 점을 확실히 아셔야 합니다. 실제 국내 최고의 자사고 경우 4등급도 서울대에 의미있는 숫자가 합격하고 있습니다. 연고대는 5등급, 서성한은 6등급도 합격합니다. 이는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결과가 아닙니다. 이 학교의 토론, 발표, 탐구보고서, 다양한 동아리 등 교내활동, 변별력있는 교내대회 등 우수한 교과연계 프로그램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자사고와 특목고가 우수한 인재를 선점해서 일반고가 황폐화된 것이 아니라 어떤 학교가 우수한 교사와 프로그램을 갖고 있냐가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강남 고교들의 서울대 진학률이 높은 것은 대치동 소재 학원들의 힘이 반영된 수능의 결과라 하더라도, 서초구의 S고, 강동구의 H고 같은 일반고의 수시합격률이 높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합격자 학생부 등급 평균과 분포표>
    ▲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합격자 학생부 등급 평균과 분포표>

    경희대 학종 네오르네상스 분포도를 보시면 1~2등급은 불합격했는데 4~6등급 학생들이 합격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내신평균점수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죠.

    입학사정관은 내신을 봅니다. 시인이 되겠다는 학생의 국어 점수가 6등급 이하면 되겠습니까? 물리학자가 되겠다는 학생이 물리2가 어렵다고 물리1만 보면 되겠냐구요.. 가장 먼저 보는 것은 희망전공관련 내신성적과 관련 교과수상실적입니다. 그런데..그런데 말입니다. 그것만 보는 게 아니죠. 네.. '종합전형'이니까요. 이름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그 성격에 맞는 이름을 붙인거니까요. '종합'적으로 판단한단 말입니다. 뭘 종합적으로 보냐면, 그 성적 만이 아니라 그 성적을 만든 '동기'와 '과정'을 본다는 거죠. 그 '동기'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그리고 자신이 지닌 학업역량적 우수성 즉, 궁금하면 꼭 알고 넘어가지 않으면 못 견디는 '지적호기심' 그것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적호기심'이죠. 그리고 그 과정은 책과 영화, 다큐, 보고서, 강연 등으로 그 호기심을 수행평가, 발표, 토론, 질문, 탐구보고서, 동아리에서 해결해 나가는 것을 말하는거구요.

    즉, 내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동기'를 만들어 내고, 지적호기심을 해결하는 우수한 '과정'을 낳는 프로그램과 선생님의 열정, 그리고 우수한 학생들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이제는 내신보다는 그 학교가 가진 프로그램. 그것도 2015개정교육과정의 핵심인 발표, 토론, 질문, 수행평가, 탐구보고서, 동아리를 얼마나 잘 진행하고 관리하는 학교냐는 겁니다.

    2017학년도 대입 분석 결과 외고·국제고 출신자의 서울대·연세대·고려대(SKY권) 합격률은 19.1%, 서울 주요 11개 대학 합격률은 56%인 반면 일반고 출신의 SKY 합격률은 2.2%, 주요 11개 대학 합격률은 8.3%에 그쳤습니다.

    보세요. 그럼 내신성적이 안 좋은 외고와 국제고 출신자SKY 합격률이 훨씬 높은 건 어떻게 설명할래요? 반면 일반고의 경우 SKY대 합격자는 내신 1등급 초중반, 11개 대학은 2등급 중반에 들어와야 합격권이라고 볼 수 있어요. 물론 3등급도 교과연계활동(비교과) 수행능력이 뛰어나다면 1~2등급을 뛰어 넘을 수는 있습니다만(그건 특목자사고도 마찬가지) 일반고가 내신 따기 더 쉽다고 해도 그만큼 더 내신등급이 좋아야 한다는 사실도 존재합니다. 그런데도 내신을 위해 '일반고'를 선택하신다구요?

    2. 2015개정교육과정 내신은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 대학은 내신 뿐 아니라 교과연계활동을 더 중요한 평가요소로 선발합니다.

    2015개정교육과정이 처음 시행되는 내년 2018학년도에 현재 중3은 고1이 되어 7개 과목을 배우게 됩니다. 융합과 진로를 두 축으로 하는 개정교육과정에서 '융합'학년이죠.  그런데 2015개정교육과정에서는 교과학습과정이 현재같이 판서와 강의위주, 지필고사 위주가 아니라 토론과 발표 등 학생참여 중심의 교육으로 바뀝니다. 내년은 이른 바 융합공통과목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상대평가'를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공통과목에서는 4%, 11%를 뽑아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것 역시 지필고사로만 정하지 않습니다. 조사나 거꾸로 학습, 탐구보고서 작성 등의 수행평가와, 수업태도 및 발표, 토론, 질문 등을 함께 평가하여 등급을 정하게 됩니다. 현재 수행평가의 비중을 훨씬 뛰어넘는거란 말입니다. 즉 지금처럼, 국영수 학원을 다니며 시험문제 풀이하는 식으로는 상대평가 내신 따기도 어렵다는 거죠. 발표, 토론, 질문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2019학년도가 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융합과 진로 중 '진로'에 해당하는 학년이 시작됩니다. 이때는 지금과 달리 진로과목의 수가 대폭 늘어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무슨 일이 생기나요??

    그렇죠. 한 반에 수강인원이 10명도 안되는 반이 생기게 되는거죠. 만일 이 학생들의 수능이 현재와 같이 다수가 수강하는 과목이 유리한 형식이라면 아무도 이런 과목은 안 듣겠죠. 따라서 수능도 대폭 줄거나 형식이 바뀌게 될겁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렇게 다양한 과목을 고교가 가르칠 능력도, 선생 수급도 안됩니다. 그래서 교과중점학교를 만들어 인근 여러 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듣게 하겠다는 겁니다. 이 경우는 절대평가도 안됩니다. 그래서 고교등급제 이야기가 나오는거에요.

    그런데 무슨 내신이 중요해요? A나 적어도  B만 받으면 됩니다. 성적은. 대신 중요해지는 것이 '과정'이라고 했죠? 과정은 '동기'가 있어야 하니 결국 '동기'와 '과정'이 중요해지는거에요.

    동기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 때문에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2015개정교육과정의 2년차부터는 좋아하고 잘하는 경쟁력있는 분야 - 즉, 진학, 진로분야에 집중하는 교육을 하겠다는겁니다. 중학교에서 자유진로학년제까지 만들어서 진로를 미리 탐색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숫자로 나타나는 내신은 점차 사라지고, 이제 글자로 과정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구요?

    그렇죠. 우리 아이가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선생님을 갖춘 학교. 토론, 발표, 질문, 자율동아리를 통해 자신의 지닌 전공분야의 능력을 키워주고, 학생부에 잘 기록할 수 있는 학교를 골라야 합니다.

    서울대를 많이 보내는 일반고는 주로 서울의 교육특구 소재 고교와 지역 명문고가 대부분입니다. 서울 강남의 단대부고가 지난해 총 25명을 서울대에 진학시켜 1위를 차지했고 수지고·한일고·서울고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서울대 합격 일반고 상위 10곳 중 5곳이 서울 8학군에 몰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수시 합격률이 높은 학교를 골라야 합니다!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실적을 가장 많이 낸 일반고는 어디일까요? 서울대 합격실적으로 학종에 유리한 학교를 골라보는 이유는, 서울대는 수시비율이 78%가 넘고, ‘학종’으로만 선발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학교는 바로 상문고, 한영고, 경기여고, 서울고, 반포고 등 학종체제 고등학교입니다. 이 중에서도 서울고는 2017년 전형에서 학생부종합전형 14명, 수능 7명 등 총 21명의 합격자를 배출했습니다.

    서울대 합격(정시와 수시) 톱10 고등학교는 자율학교인 한일고·공주사대부고(전국), 양서고(경기). 그리고 교육특구 소재 7개교 (단대부고·수지고·서울고·숙명여고·강서고·중산고·반포고)로 나타났습니다.

  • 톱10 내 일반고 가운데 수시실적이 두드러지는 학교는 서울고와 반포고뿐서울고는 21명의 등록자 가운데 수시14명 정시7명으로 수시강세가 뚜렷합니다. 반포고도 14명의 등록자 가운데 수시9명 정시5명으로 학종이 우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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