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주의 열정스토리] 수능·내신/ 절대평가·상대평가 고민을 왜 해?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9.18 09:49
  • 현재 중3은 내신은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진행하고, 수능은 현재 2009교육과정 즉, 현재대로인 상대평가 방식 수능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교육과정(수업)과 수능 체제가 따로인 사상 초유의 ‘미스매치(mismatch)’가 된 겁니다.


  • 2학년부터 진로선택과목이 대폭 늘어납니다. 한 반에 10명이 채 안되는 진로과목이 우르르 생기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물리적으로 상대평가를 할 수가 없지요. 한 과목 수업에 10명 이하가 들으면 현행 누적 11%인 2등급이 나올 수가 없어요. 게다가 교사수급 문제 때문에 교과중점학교를 운영하면 타학교 학생들과 함께 상대평가를 할 수 있겠어요? 절대평가도 안되죠. 그래서 고교학점제 가는겁니다.  

    그렇다면 현 중3은 고2때부턴 내신은 절대평가로 가야 한다는데 (2015개정교육과정의 취지대로라면) 수능은 상대평가로 간다? 뒤죽박죽이지요. 결국 현 중3은 내신은 과정중심으로 인해 토론, 발표, 수행평가, 탐구보고서, 동아리 같은 교과외 활동도 해야 하고, 별도로 수능 시험 준비까지 다 해야 한다는 끔찍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봅시다. 교육부가 이 문제를 그대로 둘 수 있겠어요?
    우선 수능학원과 언론 등의 부정적 여론 등에 일일이 반박하자니, 당정의 우려도 크고.. 따라서 일단 내년 8월 이후로 발표를 미루게 되었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건 6월 지자체 선거 이후라는 사실. 무조건 가야 할 길이기 때문에 선거부담이 적어졌을 때 어느 정도 손을 보되 원칙대로 가게 되는 겁니다.

  • 그러니 이제 수능은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마시라는 겁니다. 달을 보라는데 자꾸 손끝을 봐서는 안 됩니다.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생활에 충실해야 합니다. 특히 자신의 진로목표를 빨리 뚜렷하게 세워야 합니다. 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목표를 일단 세워야 합니다. 그냥 유망한 분야가 목표가 아니라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고 경쟁력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합니다. 생명과학 시험 100점을 맞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영화 ‘가타카'를 보다가 유전자에 관심이 생겼는데 수업시간에 GMO를 배우게 되고, 더 깊은 내용이 알고 싶어져서 구글링과 위키백과, RISS를 스스로 찾아 게놈지도, 크리스퍼유전자가위, 역분화줄기세포의 내용과 의미를 알아가는 학생. 그리고 그 내용을 확장하여 관련 책과 강연, 보고서 등을 찾아 읽고 실험과 토론을 통해 지적호기심을 해결해 나가는 90점짜리 학생. 당신이 서울대 교수라면 누구를 선택할까요? 바로 이것이 2015개정교육과정의 목표입니다. 

    안 풀리는 수학문제에 고심하다가 잠들었는데 그 문제를 다 푸는 꿈을 꾸고 난 뒤 뇌의 동작과 학습원리가 궁금해져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전기회로방식과 뇌의 기전을 연결해 뇌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된 스탠퍼드대 최초의 여교수 이진형의 사례에서 동기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진정한 동기는 지적호기심에서 출발합니다. 바로 학업역량입니다. 그 열쇠는 책과 경험입니다. 서울대가 독서를 중요시하는 까닭입니다. 그런데 디지털시대의 책은 종이책만은 아닙니다. TED, MOOC, 지색채널 등 무한한 지식데이터가 널려있습니다. 학교교육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거꾸로 교육(플립러닝) 이 있고, 블렌디드 러닝도 있고, 교육도 다양성의 시대로 접어든 것입니다.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이제 더 이상 ‘암기형’ 교육이 아닙니다. 사실 현재 수능 절대평가, 수능평가... 논쟁이 의미가 없습니요. 중앙일보 이세미 기자 말대로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깊게 파고 드는 인간형 =T자형 인재를 추구하는 장인(匠人)DNA와, 꽂히는 건 없지만 늘 100점을 맞는 호기심 제로 인간형인 장원급제  DNA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MIT미디어랩 조이 이토 소장은  그의 저서 '더 빨라진 미래의 생존원칙 9'에서 "당신이 오래된 트럭을 고치는 동안 세상은 신형 랜드스피더(영화 스타워즈의 공중부양차랑)가 돌아다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세상의 패러다임은 급변하는데 시대에 뒤 떨어진 엉뚱한 문제에 매달리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 아이가 EBS문제를 암기하는 동안 세상은 답이 없는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겁니다. 영어 수학 암기성적 잘 받아야 알파고와 경쟁이 되겠습니까?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인류최초로 로봇, 인공지능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 창의사고력, 프로페셔널한 자신만의 특별한 영역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그런 인재를 키우는 것이 ‘2015개정교육과정’의 목표인 겁니다. 이제 암기주입식 교육인 수능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합니다. 변별력이 무슨 필요가 있나요? 그 전제조건은 대학을 위해 우리 사회가 존재한다는 것일텐데, 그만큼 어리석은 목표가 있을까요?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인재의 기준이 변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미래에 대해 가장 확실한 것은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입니다.

    중3이하 어머님들께 결론을 이야기합니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곧 학생부종합전형입니다. 평가기준과 요소, 목표가 같습니다.

    1) 수능에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절대평가나 자격고사화 됩니다. 상대평가시에도 비중 줄어들고 우리 아이와 상관없다고 생각하세요.   
    2) 모든 학교 활동을 자기소개서 항목 즉, 진로동기, 학업역량, 활동역량, 인성역량 항목에 배치하고 이를 위한 3년간의 계획을 세우세요.   
    3) 학기초에 주요과목과 전공과목의 주요 단원을 책부터 시작해 다양한 지적도구(영화, 다큐, 강연 등)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워 이를 수행평가, 토론, 발표, 탐구보고서, 자율동아리 활동에 활용하고 이를 노트로 기록해 학교에 제출하세요. 
    4) 특히 자율동아리, 교내때회, 교과세부특기, 창체, 독서 등이 자신의 진로희망과 희망사요(동기)에 맞추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학종은 금수저 전형이 아닙니다. 학생부 정리해주고, 자기소개서 첨삭해주는 ‘포장’하는 학원, 무엇을 하라고 하면서 왜,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지 못하는 학원이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과정’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즉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학교가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정부는 계급 갈등을 조장하는 특목자사고 폐지에 매달리면 안됩니다. 2015개정교육과정의 목표를 이행헤 국가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키운다는 역사적 소명을 위하여, 충실하게 학교의 교육환경과 인프라, 교사교육 등에 집중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특목자사고를 폐지하기 위해 알면서도 개정교육과정의 핵심을 무시하고 절대평가 시행에 주저하는 정치적 행위를 하면 안됩니다. 정치적 이념과 가치관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우리 아이들과 국가의 미래입니다. 수동적인 피교육자가 아니라 교육의 주체로서 국민의 권리로서 우리의 주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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