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주의 열정스토리] 학생부 각 항목의 유기적 연결로 교과세부특기 쓰기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7.03 09:48
  • 학생부종합전형의 기본은 학생부이고, 평가항목의 기본은 8번 ‘교과세부특기’항목이라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수시의 열쇠는 학생부에 있습니다.
  • 학생부 기재는 그동안 학교중심으로 설계되고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학생중심으로 변해야 합니다.
  • 학교가 아닌 학생 중심의 학생부 구조는 학생부의 각 항목이 이렇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즉, 교내대회에서 물리실험으로 수상을 했다면 이와 관련한 동아리, 교과세부특기, 독서, 그리고 진로가 유기적으로 연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시죠.
  • 우주의 탄생이란 특강을 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그 강의를 들었는지 진로희망을 볼 것이고, 동아리 활동과 탐구보고서 등과 그 특강 내용과의 연관성도 살펴 볼 것입니다. 나아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그리고 교과세부특기 수행평가나 발표, 질문 등의 내용기재도 살펴보아 이것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을 때 그 활동의 '진정한' 가치가 평가된다는 것입니다.

    은하수 내 생명체가 살 확률이 높은 행성에 관한 소논문으로 교내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탄 학생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런데 이 학생이 활동하는 동아리는 '경제동아리'이고, 독서활동기록은 '서정소설'위주이며, 교과성적은 국어만 좋고, 수학이나 과탐은 밑바닥이라면 뭔가 '알리바이'가 맞지 않죠? 서울대 역시 이렇게 말합니다.

  • 전공과 관련한 학업과 활동을 자기주도적으로 수행하되, 각 항목이 유기적으로 깊이 있게 연결되어야 한다고 명백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요?

    학생은 진로목표가 뚜렷하고, 자율동아리 활동도 하고, 수행평가도 주도적으로 하려고 하고,질문도, 발표도 하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체육시간에는 자습하고, 수행평가시간에는 문제풀고, 발표 질문 토론은 커녕, 자율동아리 만드려고 하면 피하는 선생님들... 많으시죠.

    그리하여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만든 학종이 비판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대학이 아무리 자신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항들을 눈 씻고 찾아 보려 해도 기록되어 있지 않으니 평가불가.

  • 이런 불만은 학부모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습니다.

  • 학생부종합전형은 시험성적이 아니라 어떤 성취의 동기와 과정을 서류로 평가하는 전형입니다. 따라서 수업이나 수행평가, 발표, 토론, 질문, 과제수행, 동아리, 독서, 교내행사, 교내대회 등에서 스스로 찾고, 탐구하고, 역경에 빠지고, 해결하는 모습이 교사의 관찰과 상담에 의해서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렇죠. 교사와 학생간에 긴밀한 관계를 통해 관찰하고 기록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성적이 좋지 않아서 기록을 해주지 않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고 쳐도, 그렇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교사가 교과세부특기를 제대로 써주지 않거나, 써주셨더라도 가장 일반적이고 루틴한 내용만이라면 만일 우수한 학생이라고 할지라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교과세부특기 (서울대가 고교 교사에게 제공한 사례) 2016년

  • 누구의 교과세특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되나요?

    사례 2가 잘 기록된 세특입니다. 현지답사와 인터뷰 등을 통해 스스로 탐구하고 노력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 학생은 이 세특을 활용하여 자기소개서를 통해 보고서 작성의 동기와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참고한 서적, 인터뷰, 신문, 설문 등의 과정을 생생하게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사례 1은 화려하게 보이지만 누구에게나 선생님이 써 줄 수 있는 내용에 머물러 있습니다. 수업 내용에 대한 기술이지 학생의 활동과 우수성에 대한 특별한 기록(세부특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례 하나를 더 살펴 볼까요? 이번엔 같은 과목 사례입니다.
    *두 학생은 소속반이 달라 동일한 과목인 생명과학Ⅱ의 담당교사가 다름

  • 이번엔 어떤가요?
    사례1은 위의 윤리와 사상처럼 학교 수업과정에 대한 서술은 아니지만 학생의 구체적인 활동이 적혀 있지 않지요. 필기노트는 어떻게 적었는지, 어떤 질문을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호흡관련 수업에 흥미를 느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성취를 이루었는지도 보이지 않네요. 하지만 자기소개서에 이 내용을 바탕으로 그 스토리를 쓴다면 좋은 자소서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사례2는 처음에 정의한 생명과학의 유용성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된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특별하게 기록한 세부특기인 것이죠. 세포와 관련한 공상과학 글쓰기 수행평가에서 인체 소기관과 관련한 스토리를 재미있게 묘사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광합성 이하 부분들을 보면 수업내용에 대한 설명이지, 학생 개인의 소양을 보여준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결국 어떤 선생님이 작성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서울대 사회교과 사례도 있었습니다.

  • 어떤가요? 훌륭한가요? 하지만 서울대학교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 “NIE, 토론활동을 했음을 알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는 것입니다.

    반면에 화학교과에서 “거품의 양과 세탁효과’를 주제로 학급 동료 3명과 연구팀을 만들어 탐구활동 진행함. 팀원 구성, 실험 설계, 보고서 작성 과정 중 실험 설계 부문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으며, 교내 탐구학습 결과 발표대회에서 발표자로 15분간 결과를 보고. 약 2개월 동안 진행한 일련의 연구와 결과 발표를 통해 과학적 탐구활동의 기본을 익혔으며, 동료들과 학문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체험했다” 이 경우는 ⇒ “학생이 주도적으로 한 역할과 활동이 2개월 동안 진행 되어 일회적인 것이 아님” 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교과세특 몇 가지와 그 평가를 보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그렇습니다. 활동을 구체적으로 쓰되, 단편적인 사례가 아니라 그 학생이 지니고 있는 우수성이 꾸준히 드러난 활동에 대해 쓰는 것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활동에 관한 내용에 대한 묘사보다는 어떤 활동의 동기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정에 대한 교사의 관찰이 매우 중요한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두 가지 중요한 사항을 기억해야 합니다.

  • 그러나 문제는 모든 학교와 선생님이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나의 우수성이 잘 드러나도록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자율동아리는 가뭄의 단 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꼭 학기초에 자율동아리를 설립해 나의 전공적합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합시다. 장기적인 나의 활동과 열정,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활동을 설계하고 수행할 수 있습니다. 동아리에 재능기부까지 할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겠지요.

  • 수시 학생부종합 합격자 비율과 자율동아리 참여율이 비례하는 것이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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