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믿을 것은 기말고사, 너 뿐이야”
이제 중간고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들 희비가 엇갈렸겠지만 사실 통계에 의하면 고등학교 성적은 대부분 중학교 때 성적의 연장이기도 합니다. 물론 중학교 성적보다 1.3~1.5배 정도 떨어진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적은 웬만해서는 올라가기 어렵습니다. 5등급 대 학생들의 3%정도가 성적이 오를 뿐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중학교 때 보다 출제 범위는 넓어지고, 수준은 깊어집니다. 따라서 벼락치기 공부가 통하지 않고 꾸준히 쌓아왔던 진짜 실력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첫 시험 성적을 받은 학생들의 충격, 아니 학부모의 충격도 어마어마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희일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점수가 좋지 않더라도 너무 낙담하지 말고 자녀를 꾸짖어서도 안 됩니다. 반대로 점수가 좋아도 마냥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대세인 학생부종합전형은 내신성적으로만 평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 연세대가 학생부 내신 평가를 1학년 20%, 2학년 40%, 3학년 40%로 보는 것처럼 학년이 올라갈수록 중요해진다. -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날아다니는 용을 뽑는 것이 특기자전형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은 용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는 ‘이무기’를 뽑는 전형입니다.
2. 학종은 모든 과목의 평균점수를 보지 않는다. 특히 자신의 희망전공과 관련된 성적으로 가장 최우선적으로 평가한다.
학셍부종합전형은 교과전형처럼 성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전공 관련 과목의 성적이 제일 중요합니다. (개정교육과정에서는 또 자신의 전공관련 과목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저절로 더 그렇게 되겠지요) 내신을 성취의 요소로 보지만 이 외에도 교내수상실적이나 성적의 향상도를 더 눈여겨봅니다. 교과전형처럼 단순히 10학기의 모든 성적의 평균값을 구한 뒤 줄 세워 높은 점수부터 순서대로 뽑는 줄 세우기 전형이 아닙니다.
참고로 제가 가르쳤던 명문대 합격생들의 공통 키워드는 문·이과 구별없이 1.탐구능력 2.영어 3.독서 였습니다. 즉 성취의 대상으로 평가할 항목이 아주 많다는 것입니다. 결코 평균성적이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과전형과 달리 전과목을 평가합니다. 심지어 표준점수와 원점수까지도 봅니다. 자신의 전공과 관련 없다고 해서 성적이 6등급 이하로 나온다면 두루 알고 깊이 아는 T자형 인재와는 동떨어진 학생으로 평가받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1학년 때 성적은 좀 낮더라도 점차 상향된다면 충분히 성취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모 고등학교의 올해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수시합격자 사례입니다. -
수학 성적도 뛰어 나지 않습니다.
-
언론학과 학습에는 수학이 그리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통계와 관련된 부분은 상관이 있습니다. 2-2학기에는 4등급이었지만 1학기 비중으로 40%정도의 성취도를 평가받는 3학년 때는 1등급을 받았습니다. 굳이 합격 이유를 찾아보자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학생은영어에세이대회 최우수상, 교내 각종 UCC대회 다수 수상, 독서부문 우수성 등으로 학업역량을 인정받았습니다. 그 결과는 합격이었죠. 특히 <미디어 조작>을 주제로 R&E 팀 프로젝트를 수행할 정도로 자신의 관련 진로적성을 잘 나타내었습니다. 영어에세이대회 최우수상, 교내 각종 UCC대회 다수 수상, 독서부문 우수성 등으로 학업역량을 인정받았습니다. 그 결과는 합격이었죠. 특히 <미디어 조작>을 주제로 R&E 팀 프로젝트를 수행할 정도로 자신의 관련 진로적성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결과는?
서울대를 제외한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 언론학과를 모두 합격했습니다. 문이과를 막론하고 학종으로 명문대에 합격한 학생들의 공통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1) 영어
대학에 가면 영어 강의를 듣고 원서로 읽어야 합니다. 구글이나 위키피디아, TED나 MOOC, 해외논문도 다 영어니까요. 대학은 밤새워 외우고, 오답노트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발표, 토론, 팀플, 논문작성, 탐구력, 창의사고력이 있는 학생을 원하지요. 대학은 그렇게 공부하는 곳이니까요.
2) 탐구보고서
소논문이 아닙니다. 학교 내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교과과정의 확장입니다. 수업 중에 혹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한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듣다 자각되어 더 탐구하기 위해 스스로 탐구주제를 탐색하고, 자료를 찾고, 설문을 하고, 실험과 논증을 위한 과정을 수행한 동기가 뚜렷한 활동의 과정에서 대학은 우수성을 발견합니다.
3) 독서
모든 지적호기심, 학업역량의 출발은 책입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기술한 것이 바로 책이니까요. 책부터 출발하여 영화, 다큐, 온라인강연, 보고서, 논문 등으로 자신의 관심분야의 폭과 깊이를 스스로 더해가는 학생. 바로 자기주도적 전공적합성이 뛰어난 학생입니다.
이러한 공통 키워드 3개가 수업, 탐구활동, 자율동아리 활동 등에서 드러난 학생을 대학은 뽑습니다. 내신점수를 넘어서서 더 똘똘한 학생이기 때문입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근주의 열정스토리] 학생부종합전형은 용이 아니라 이무기를 뽑는 전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