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시전형의 특징 중 하나는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는 미등록 합격생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최초합격자 발표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지 못해 낙담하고 있는 수험생에게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 “OO대학에 합격하셨습니다”. 얼마나 감격스러울까요? 학부모님들께서는 그 인원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미등록 충원의 이면을 파악하면 합격 틈새 전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대학의 특정전형에 이런 현상이 많이 일어납니다. 왜 그럴까요? 그리고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미등록 충원의 비밀, 조근주 소장이 자세하게 알려 드립니다.
미등록 충원에 주목하라
수시입시전형의 지원횟수는 6회로 제한되어 있고, 추가합격자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은 다 알고 계시지요? 2012학년도까지는 수시모집 최초 합격자에 한해서만 정시 지원을 금지하고 추가로 합격 통지를 받은 학생은 수시모집 등록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추가합격자는 등록을 할 수도 있고, 정시에 지원할 수도 있었습니다만, 너무 불공평하다는 지적에 따라 수시모집에 지원해 추가로 합격 통지를 받은 수험생도 이후 정시와 추가 수시모집에 지원을 할 수 없고, 합격한 대학에 반드시 등록을 하도록 바뀐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 수시에 지원할 경우에는 우습게도 추가 합격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할지도 모르게 되었답니다. 수시는 일단 합격을 하면 남은 입시에서 기회가 없어지므로 수험생들은 더욱 신중하게 지원 전략을 짜야한다는 사실. 지난 2015학년도 입시에서 평촌 백영고등학교 학생이 정시 전국수석을 하고도 성균관대학교가 2차 면접을 없애는 바람에 1차에 서류 합격해 서울대를 가지 못하고 (속마음은 모르니 못하고 보단, 서울대가 아니라)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추가합격이 생각보다 많아서 아쉽게 떨어지는 학생이 생각보다 적다는 진실을 알려 드립니다.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하면 면접을 포함한 최초합격에 떨어지더라도 최종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 역시 알아야 합니다. 최초 합과 최종합 두 가지를 다 고려하시는 선택이 예상외의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대학의 미등록 충원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아까 말씀드린 6회 지원횟수의 제한 때문입니다. 우선 2012학년도 이전처럼 지원횟수가 제한이 없을 때에는 무조건 지원하고 보자는 학생이 많았지만, 이젠 6번의 지원카드를 현명하게 써야 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고, 또한 거꾸로 6번이나 쓸 수 있기 때문에 중복합격자가 많다는 것입니다.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학생이 안전하게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까지 다 지원하고 다 합격했다면,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5개 대학에는 자연히 미등록하게 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이 대학들에는 미등록 충원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
2016학년도 수시전형의 경우 전반적으로 안정지원 추세를 보였고 서강대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한양대·서강대 지원율 변화가 큰 폭으로 나타났고 고려대도 소폭 상승한 반면 다른 대학들은 대부분 지원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상위권 대학들이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논술전형의 모집인원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또, 쉬운 수능 기조로 인해 한 두 문제만 실수해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수험생들의 불안 심리도 작용해 수시에 집중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경쟁률도 중요하지만 등록률도 중요합니다. 미등록 충원의 마술이 존재합니다. 대학은 정시에 가나다 군 각각 1번씩의 원서를 쓰더라도 여기서도 미등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수시에서 우수한 학생을 선확보하려고 합니다. 수시1차 전형에서 2배수, 많게는 3~5배수까지 뽑는 이유는 뭘까요? 생각해보셨나요? -
주변에 대학에 합격한 학생이 사실은 최초 합격자가 아니라 2차, 3차 충원모집으로 합격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 학부모님들도 이런 경우 최초 경쟁률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고 전략을 짜셔야 합니다.
수시 지원횟수가 6번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더욱 대학, 학과, 전형방법의 선택에 신중하셔야 할 것이고, 이 경우 미등록 충원으로 인한 합격 가능성까지 예측할 수 있다면 성공의 문은 더욱 넓어질 것입니다. 미등록 충원의 특징을 알면 합격률을 한 단계 높일 수 있고, 이 경우 전형별 최초 합격자 등록률과 대학별 충원 합격자 선발 방식을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구요? 최초 합격자 등록률이 낮은 학교와 전형은 그만큼 추가로 선발하는 미등록 충원 인원이 많아지고 해당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들의 합격 가능성은 높아지기 때문이죠.
각 대학 전형별 최초합격자 등록률을 알아보자.
최초 합격자 등록률이 낮은 학교와 전형은 미등록 충원 인원이 많아 지원자들의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지원 대학과 전형의 예년 수시모집 최초합격자 등록률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
같은 대학이지만 지난 2011학년도 주요 대학 수시모집 신입생 최초합격자 등록률 현황을 살펴보면, 전형별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표2를 보시면 논술중심의 등록률은 높아 다른 대학으로 이탈하는 비율이 낮은 반면, 학생부 중심 전형의 경우는 등록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요?
논술 중심 전형의 경우 연세대 합격자의 91.6%가 등록했고, 서강대 86.7%, 성균관대 78.4% 한양대 78% 등 비교적 높은 등록률을 보였습니다.
최초 합격자의 등록률이 높기 때문에 자연히 미등록 충원 규모도 크지 않습니다. 반면 학생부 중심 전형은 한양대가 260명 모집에 76명만 등록해 등록률이 29.2%에 불과했고 경희대도 150명 모집에 20명만 등록해서 13.3%의 낮은 등록률을 보였습니다. 연세대(51.4%), 고려대(40.9%)도 비교적 낮은 편이었습니다.
표4에서 보듯이 2012학년도에도 연세대가 논술전형에서 99.4%의 등록률을 보였지만 학생부 중심전형에서는 67.8%만이 최초 등록했을 뿐입니다. 경희대는 36.7%, 숙명여대는 200명 정원에 23명만 등록해서 11.5% 등록률에 불과했습니다. -
논술 전형은 대학마다 논술 유형이 달라 지망대학 논술유형으로 집중해서 공부해왔기 때문에, 다른 대학까지 중복합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에 성적 우수자가 몰리는 학생부 중심전형은 중복합격자가 많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으로 순차적으로 이탈하게 되는 것입니다.
수능 반영여부에 따른 대학교 논술전형 미등록 충원 방식
① 결원 발생 시 일반 선발 기준으로 충원
일반 선발은 물론 우선 선발의 결원도 일반 선발 기준으로 석차를 부여해 예비 순위를 정하는 방식으로, 고려대 한양대 경희대 건국대 숙명여대를 비롯한 대다수 대학과 전형에서 실시합니다. 수능 점수가 우선 선발 요건에 들지 못하지만 일반 선발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만족하면서 논술 적성 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 자신 있는 학생이 추가 합격을 기대해볼 수 있는 방식이라고 하겠습니다.
② 결원 발생 시 우선 선발 기준으로 충원
논술 전형에서 미등록 인원이 발생했을 때 우선 선발 기준 충족자부터 충원을 시행하기 때문에 우선 선발 조건을 충족하면 추가 모집에 유리합니다. 서강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등이 이런 방식을 사용합니다.
③ 우선 선발 결원은 우선 선발 기준으로, 일반 선발 결원은 일반 선발 기준으로 충원
연세대와 이화여대, 중앙대가 택하는 방법. 수능 성적이 우수하면 미등록 충원 시에도 합격의 확률이 높은 방식입니다.
그러나 학생부 종합전형 (구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수능최저기준을 대부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합격자 발표 시 함께 고지한 예비합격자 순위로 충원하게 됩니다. 중상위권 대학은 물론 고려대와 연세대, 성균관대같은 상위권 대학에서 학생부중심전형에서는 미등록 충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상위권, 중상위권, 중위권 대학까지 일부 전형에서는 도미노 현상이 해마다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경쟁률에 겁먹지 말고, 미등록 충원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는 것도 지원전략의 하나입니다. 미등록 충원의 특징을 알면 합격률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습니다.
Q&A로 알아보는 미등록 충원
Q. 미등록충원이란 무엇인가요?
대학에서 최초합격자를 발표할 때 입학전형 성적 순위에 따라 예비합격자를 발표하는데 모집정원의 일정 배수 혹은 지원자 전체 학생에게 예비번호를 부여하여 발표합니다. 이후 최초합격자 중에서 합격 후 등록을 하지 않는 학생들이 발생하면 그 빈자리를 부여한 예비번호 순위에 따라 채우는 것을 미등록충원이라 합니다.
수시모집에서는 여러 대학에 동시에 합격하는 학생 수가 상당하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에서도 최초합격자의 등록률이 낮은 곳이 많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미등록 충원 인원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학부모님들께서는 자녀가 지원하려는 대학과 전형의 예년 등록률을 따져보는 게 좋습니다. 최초 등록률이 낮은 전형이라면 다소 상향 지원을 하더라도 추가 합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같은 대학이라도 전형의 종류에 따라서 등록 양상이 매우 다르다는 것입니다.
Q. 수시모집에 합격했더라도 등록을 안 하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나요?
수시모집 합격자는 반드시 수시모집 등록 기간 내에 등록해야 합니다. 만일 복수로 합격한 경우에는 그 중 1개 대학에만 등록하여야 하고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습니다. 추가합격하여 미충원대상이 된 경우에도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정시모집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향지원하여 합격한 후 후회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지원해야 합니다.
Q. 지원한 횟수(대학과 전형유형)에 대한 정보를 한 눈에 알아보는 방법이 있나요?
수험생이 지원한 대학과 전형유형에 대한 정보를 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대입지원정보서비스’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applys.kcue.or.kr로 접속하면 수시모집 지원 횟수 조회, 대학입학 지원방법 위반여부 조회가 가능합니다.
Q. 미등록 충원 시 유의 사항은 무엇인가요?
대다수 대학이 2~3차 모집까지 인터넷으로 공지하지만 그 이후 차수부터는 전화로 개별 연락을 하는 등 대학마다 방법이 다릅니다. 지원 대학 홈페이지에 공지된 미등록 충원 일정과 방법을 숙지하고 만일 최초 불합격했더라도 예비번호를 받았다면 꼭 확인해야 합니다.
Q 수시 최초 등록률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수시 최초 등록률은 대다수 대학이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습니다.
‘대학알리미 http://www.academyinfo.go.kr/ ’의 경우에도 당해 연도에는 발표되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은 지원 대학 입학처에 문의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Q. 합격한 대학에 등록한 뒤 다른 대학에서 합격 연락을 받을 경우 등록할 수 있나요?
자신이 지원한 대학에 합격했는데, 나중에 떨어진 줄 알았던 다른 대학에서 추가합격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땅을 치고 통곡하며, 왜 내가 미리 등록했던가..울고불고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이럴 경우에는 수시 등록기간 내에 먼저 등록한 대학의 「등록포기 각서 및 등록확인 예치금환불 요청서」를 제출해서 등록을 취소를 해야, 나중에 합격한 대학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합격생은 12월 17일 수시 미등록 충원 마감일 이전까지 최종적으로 등록할 대학을 선택하여야 합니다. 등록을 원하는 경우에는 이미 등록한 대학에 포기 의사를 분명히 알리고 예치금을 반환 받은 뒤에 타 대학에 등록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먼저 합격한 대학에 등록포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등록 충원 합격한 대학에 등록하면 이중등록으로 간주되어 대학 입학 자체가 취소됩니다.
Q. 추가 합격과 추가 모집은 무엇이 다른가요?
추가 합격(미등록 충원)은 수시와 정시 등록 마감일 이전에 등록 포기로 인한 결원이 발생할 때 예비 순위자를 합격시키는 방법입니다. 반면 추가 모집은 정시 모집 전형이 끝난 뒤 결원이 발생한 대학에서 추가로 원서를 접수해 모집 인원을 선발하는 방식입니다. -
[조근주의 열정스토리] 수시합격 대반전 미등록 충원에 주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