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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기록부를 마감하는 시즌이 되면서 정말 잠도 못 자고 밤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교과세부특기 내용을 만들어주는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요? 네.. 가능하겠죠. 수많은 학생들의 자료를 '복붙(복사 후 붙이기. ctrl+V)'해 주면 될 테니까요. 얼마 시간도 안 걸리는 어찌 보면 수월한 작업이겠지요. 그러나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고 그렇게 작성된 학생부는 바로 들통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교과세부특기란 '교사가 학생의 학업활동을 꾸준히 관찰하고 기록한 일지입니다. 그 활동 중 '특별히 기록할만한 일'을 적어주는 거죠.
그런데 그 교과세부특기의 기록 형태가 참 다양합니다. -
이처럼 대상을 제한하는 학교도 있고, 아예 아무 말도 없는 학교도 있습니다. 물론 정말 학생을 위해 꼼꼼히 관찰기록하고 정성껏 적어주시는 학교도 있죠. 아예 학생더러 다 적어오라는 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교과세부특기는 한 학생의 '성취'에 대한 '동기'와 '과정'의 기록입니다. 그 활동 중에 '특별히 기록할만한' 내용을 적는 것이고, 대학은 그 기록을 보고 그 학생의 '우수성'을 평가하게 되는 겁니다.
그냥 우수하다.. 가 아니고. 어떤 동기에 의해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즉, 문학수업에서 '광장'을 읽고 작가 '최인훈'이 이 작품을 쓰게 된 배경과 한 시대의 지식인이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 당시의 정치적 상황, 이데올로기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해 동시대 다른 작가의 작품과 당시의 신문평론을 찾아 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 이런 식의 동기와 그 호기심을 풀기 위한 검색 등 조사, 연관된 다른 책과의 비교, 설문, 보고서 읽기 등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하고, 그 과정을 보고서와 발표하며, 그 걸 계기로 자신의 진로목표도 수정되는 등의 발전이 이루어지는 그 '과정'을 평가하고 싶어 한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복붙'으로 가능하겠어요? 해준다는 곳들은 거의 불법 학원일 가능성이 많고, 혹은 큰 대형 학원이라도 비전문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교과세특은 완전히 개인의 독특한 과정이고, 세심한 관찰과 전문가적 소양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빨리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한 학생의 특성과 진짜 자신이 행한 수행평가, 발표, 토론, 질문, 보고서 등의 '진실성'과 수준의 '깊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과세부특기에 자신의 우수성이 기록되기 위해선 선생님의 기록이 우선이고, 그 이후에 자신이 기록해 둔 내용이 참고되면 좋겠죠. 우수성이나 그 기록의 정확성이나 진실성은 교사가 판단하실 몫이니까요.
그래서 학교 중 많은 곳이 혹 자신의 실수나 누락 등을 우려하여 학생의 의견을 보고서 형식으로 받고 이를 참고하여 작성합니다. 미사여구나 글자 수 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평가의 대상과 요소를 정확히 그리고 가깝게 '기준'에 맞추어 기록되었냐가 중요하죠. 아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입니다. 진로희망사유를 비롯해 동아리, 독서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
이런 학생의 활동이 교과세특에 잘 기록되기 위해서는 교사가 학생의 특성과 능력과 활동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담임선생님을 중심으로 진로, 동아리, 과목 선생님이 모여 그 학생에 대해 정보를 교환하고, 가장 유기적으로 우수성이 드러나도록 해야 하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떤 비전문 학원에 가서 그 학생의 학생부 세특을 작성한다고요? 해서도 안 되고 잘 될 리도 없습니다.
만일 한 학생에 관하여 정의를 한다고 합시다. '매사에 호기심이 뛰어나고 다양한 도구를 통하여 꼭 그 해결을 하는 학생으로 자신의 연구한 결과를 웹툰, 사진, 인포그래픽 등 시각적으로 잘 정리하여 이해하고 이를 공유하는 학생임 - 이라고 정의했다면 그 논거가 되는 사례가 뒤에 적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례는 진실이어야 합니다.
그 사례의 '우수성'이란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폭넓고 깊은 해당분야의 지식입니다. 그리고 -
진정성을 위해서 왜 그렇게 다양한 분야로 검색하고 찾아서 보고서까지 작성했는가가 나타나야 합니다. 왜였을까요? 바로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렇게 수행한 것이죠. 그리고 그 수행의 과정에서 '구글'이나 'RISS' '국립도서관'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검색하고, 이를 잘 정리하여 보고했던 활동의 기록을 통해 이 학생을 평가하는 겁니다. 그게 바로 100점 만점이 아니라 90점을 받았어도 학원이나 참고서에서 얻을 수 없는 '학업역량'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교사가 제대로 쓸 수 있도록 학생도 노력해야 합니다. 그 방법을 잘 알아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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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이 교과세부특기로 자기소개서를 쓴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각 과목 교과세부특기는 과연 어떻게 쓰는 걸까요? 2편에서 실제 사례 분석을 통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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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근주의 열정스토리] 만점 교과세부특기 실전작성법 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