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치러진 고3 학력평가의 파장이 생각보다 커 보인다. 올해 고3의 3월 모의고사는 선택형 수능으로 치러지는 첫 모의고사인 만큼, 어느 해보다 관심이 컸다. 특히 수학 영역에서의 인문계 학생과 자연계 학생의 점수 격차가 매우 클 것으로 대부분의 입시기관들이 예측하고 있어, 내달 15일에 실제 성적표가 나오면 또 한 번의 파장이 따를 전망이다. 지난 해 공교육 산하 전국 진학지도협의회가 예비 고3 471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수학 모의평가 결과를 보면,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집단의 표준점수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집단에 비해 표준점수가 높게 나왔고, 상위 등급인 1~3등급을 차지하는 비율은 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 집단이 70%, 확률과 통계 (이하 확통) 선택 집단이 30%로 나왔다. 서울시 교육청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등급을 차지하는 비율을 이보다 완화해서 미적분, 기하 집단을 60%, 확통 집단을 40%로 전망하더라도, 인문계를 지망하는 (주로 확통을 선택하는) 집단은 수학영역 1등급 해당 학생이 지난 해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표2 참조) 이와 관련하여 N수생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일부 사교육기관 자체조사에서는 수학 1등급에서 미적분. 기하 집단이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훨씬 상회하는 결과도 나와, 고3 수험생 중 특히 인문계 수험생들에게는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수능 수학 성적 공통 산출로 상위 등급 인문계 비율 감소
개정교육과정 수학 공통과목 내신 산출에서 이미 경험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등의 선택과목은 각 총 8문항(주관식2문항)으로 전체 점수에서 26점을 차지한다. 그런데 선택과목 표준점수를 내기 전에 ‘선택과목 조정원점수’를 산출하게 되는 데, 이 때 공통과목( 수학Ⅰ, 수학 Ⅱ) 점수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 이번 선택형 수능의 점수 산출구조다. 그 후에 선택과목 표준점수와 공통과목 표준점수를 비율별로 합산하여 최종 표준점수를 내게 된다. 결국 공통과목의 점수 영향력이 더 커지는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출제자 입장에서 보더라도 선택과목 간의 난이도 편차가 커지는 것보다 공통과목의 난도를 올리는 것이, 수험생의 불만을 줄이고, 더 공평해 보이는 결과를 낳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이과 통합과정이라 칭해지는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수학 Ⅰ, 수학 Ⅱ 과정을 문과(인문계 진학 희망)와 이과(자연계 진학 희망)가 합반하여 내신 성적을 산출했을 때 문과 상위권 학생 대부분이 수학 과목의 내신등급이 하락하는 경험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이미 경험했을 것이다. 완전치는 않더라도 결과 측면에서만 보면 이번 선택형 수능 수학에서 나타나는 현상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인문계 희망 학생들의 일반적인 수학 등급 하락은 불가피
수학공부에 주력, 수시 또는 정시에서 기회로 삼아야
그렇다면 이제 인문계 진학을 희망하는 고3 학생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의 문제에 다다른다. 우선 이런 현상에 대해 지나치게 속상해하거나 부정하지만 말고, 수학 선택형과목과 함께 공통과목 원점수를 어떻게 올릴 것인가에 주력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문계 학생들의 수능 수학 등급 하락은 아마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학들도 인문계 수시에 적용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을 수학과목에 한해서 일부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물론 올해부터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고3 수험생 입장에서는 지금과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수능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달리 생각하면 수능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수능최저가 있는 수시전형(교과, 종합, 논술 등)에 적극 도전하면 또 다른 기회 창출이 될 수 있다. 또한 인문계 상위권 대학 정시에서도 수학 반영비율이 40% 내외인 학교가 상당수이므로, 수학공부에 더 주력해서 수학 고득점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한편 수학과목의 표준점수 등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연계 수험생들이 교차지원이 가능한 대학의 인문계 학과 정시에서 대거 지원할 것으로 예측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의 진로와 취업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자연계 수험생들이 대거 인문계로 교차 지원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필자가 교차지원이 가능한 상위권 A대학에 최근 문의한 결과는 정시에서 대략 5%의 자연계 수험생이 인문계 학과로 교차 지원했다고 한다. 예상컨대 상위권 자연계 수험생들의 인문계 교차지원은 큰 실익이 없어, 오히려 중위권 이하 대학들의 지원 사례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큐'] 고3 학평 수학, 인문계 입시에 영향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