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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한 입시일정 연기에도 불구하고, 오는 4월말까지 대학들은 2022학년도 대입전형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작년 교육당국이 발표한 11.28 대입공정성강화방안이 반영된 대학별 전형이 첫 선을 보이는 셈이다. 그 중 고교진로선택과목에 관한 대학별 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가 고2 이하 수험생들에게 큰 관심사다.
2015 개정교과과정 이후 진로선택과목은 현 고2부터는 석차등급과 표준편차가 표기되지 않는다.(표1 참조) 진로선택과목에 대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에 관한 각 대학의 입장은, 학생부위주전형(교과전형,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번 호에는 최근 공개된 ‘진로선택과목. 학생의 선택과 대학평가’에 관한 5개 사립대학(경희대, 연세대, 한국외대, 건국대, 중앙대) 공동 연구를 바탕으로, 쟁점 중 일부를 정리해보았다. -
<표1> 진로선택과목 학업성적 처리방식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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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선택과목에 관한 사립대 공동연구(이하 선택과목 연구)를 보면. 관련 설문조사에서 입학사정관들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대체로 진로선택과목의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등의 대입 평가 시, 지원학과나 단과대학 별로 좁게 해석하기 보다는 계열별 또는 계열별+지원학과별(자연계만)로 넓게 해석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점은 기존 과목의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정성평가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반면에 학생부 교과전형에서 진로선택과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평가기관인 대학 입장에서 그리 간단치 않은 문제로 보인다. 기존의 학생부 교과전형은 석차등급을 기본으로 Z점수를 활용하거나, 학년별 반영비율이나 이수단위 등을 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런데 진로선택과목은 현 고2 이후부터 석차등급과 표준편차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학생부 학업성적 산출법을 제시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진로선택과목은 전체과목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으나, 주요 대학들이 평가에서 중요하게 판단하는 일부과목이 있다. 예를 들어 자연계열 수험생이 수강하는 ‘과학 Ⅱ’나 수학 중 ‘기하’ 등의 과목은 평가에서 중요한 항목이라 할 수 있다.
선택과목 연구에 따르면, 대학들은 진로선택과목 정량화 방안을 대략 6가지로 나누고 있다.(표2 참조) -
<표2> 진로선택과목 정량화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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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선택과목의 정량화방안은 각 방식마다 장단점이 따른다. 한 예로 방안 1처럼 성취도별 단순 점수를 부여하는 것은 성적반영방식이 단순하고 수험생의 예측가능성도 높은 장점이 있으나, 다수 학생들이 A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며 성적 부풀리기 가능성이 우려되고, 일부 계열 평가에서는 중요도가 높은 진로선택과목의 실질적 반영비율이 축소될 확률이 커진다.
한편 방안 2의 성취도와 성취도별 분포비율을 모두 반영하는 것은 방안 1보다 조합요소가 많아 학생 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A등급의 ‘과도한 부풀리기’ 방지효과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성취수준비율적용으로 A집단 성취수준 비율이 높은 학교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결과가 나오는 데. 성취수준의 비율이 높고 낮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평가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주: 방안2에 따른 환산식 예시: 성취도(3/2/1점)×단위수×(1-성취도 비율)A성취도 비율 20% 학교: A성취도(3점)×단위 수(3점 가정)×(1-0.2)=7.2점
A성취도 비율 40% 학교: A성취도(3점)×단위 수(3점 가정)×(1-0.4)=5.4점)>
위와 같이 각 방안마다 장단점이 혼재하기 때문에, 진로선택과목의 정량적 평가를 애초에 포기하는 대학들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학업성취자료를 제한적으로 제공하는 진로선택과목은 지원자의 전공과 관련한 정성적 평가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본래의 취지에 맞다는 주장과 함께, 검증되지 않은 환산방식으로 고교현장에 혼란을 주는 것보다는 미반영이 더 낫다는 의견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또한 N수생의 진로선택과목에는 졸업시기마다 점수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환산방식을 채택해야 하는 경우가 향후 수년간 나올 수 있고, 진로선택과목 미 이수자의 경우에도 대안을 제시해야 하므로, 오는 4월말 2022 대입전형계획을 내놓을 대학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고교 진로선택과목, 어떻게 평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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