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발 지진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수능 시험일 연기’가 있고 나서, 고3 수험생들은 오는 목요일 수능을 치르게 된다. 모쪼록 지진이 잦아들고, 수능뿐 아니라 모든 일상이 정상화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지난 호에 이어 이번에는 자연계(이하 이과) 수험생들의 과학탐구 선택의 기준을 정리해 보았다.
2018학년 수능 접수현황(표1 참조)을 들여다보면, 이과 수험생들의 과학탐구 선택은 확실히 ‘지구과학’으로 기울었다. 2년 전부터 꾸준한 ‘지구과학’의 선택비율 증가세로 과학탐구 선택 순위는 이제 ‘지생화물’(지구과학-생명과학-화학-물리)로 바뀌었다. 심화과목인 과학탐구 Ⅱ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구과학 Ⅰ’이 강세를 보인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취업 등 여러 이유로 이과를 선택하는 수험생이 늘어나고 있고, 그 중 문과성향을 지님에도 이과를 선택한 학생들 입장에서는, 지구과학 과목이 비교적 접근이 쉽다는 이유가 첫째다. 다른 하나는 의과대 등 최상위권 학과를 지망하는 수험생들이 대다수 지구과학을 선택한다는 것. 수시에서 수능최저기준 충족의 부담을 덜고, 동시에 정시에서도 높은 수능 총점을 획득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다. 지구과학 Ⅱ의 선택이 많아지는 이유는 정시에서 가군의 서울대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구과학 Ⅱ 응시자수는 6월 모의평가에는 생명과학 Ⅱ보다 적었으나, 9월 모평 이후 생명과학 Ⅱ를 추월했다.(표2 참조) 과학탐구 Ⅱ 1과목 이상 선택자 간에 경쟁하는 서울대 정시를 준비하는 것이, 과학탐구 Ⅱ과목 선택에서 자유로운 의과대학(서울대 의학과 제외) 혹은 연고대 등 최상위권대 자연계학과의 치열한 수능 경쟁을 뚫는 것보다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꽤 있으며, 그 중에서도 생명과학 Ⅱ보다 비교적 공부하기 수월한 편인 지구과학 Ⅱ를 더 선택했다는 이야기다.
과학탐구 Ⅰ+Ⅰ, Ⅰ+Ⅱ 선택, 지원학과, 대학에 따라 맞춤 활용해야
과학탐구의 선택이 이과 수험생들에게 부담인 이유는, 문과 수험생들이 준비하는 사회탐구 과목에 비해서 준비하는 시간이 더 들 뿐 아니라, 고3 때 치러지는 교육청 또는 평가원 모의평가와 견주어볼 때 실제 수능에서 쉽게 점수가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여 고2 겨울방학부터 수능에서 볼 과학탐구 과목을 미리 정해서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상대적 비교이기는 하나, 선택조합으로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은 의과대를 지원하는 N수생이나, 문과성향을 지닌 이과생에게 적합한 편이다. 점점 생명과학 Ⅰ의 난도가 높아진다고는 하나, 현실적으로 수학과 물리에 약하다면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지구과학 공부를 유독 힘겨워하는 이과 수험생들도 종종 발견되므로, 자신의 적성을 잘 따져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공과대학을 지망하는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조합인 물리 Ⅰ+지구과학 Ⅰ, 물리 Ⅰ+지구과학 Ⅱ이다. 만약 지구과학 Ⅱ 선택을 한다면, 과학탐구 Ⅱ과목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한양대 자연계열, 단국대 의학계열 등에서는 수능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기존의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많이 선택했던 조합으로는 화학 Ⅰ+생명과학 Ⅱ가 있다. 상위권 대학의 구술면접 뿐 아니라 논술준비에 매우 용이하므로, 수능과 논구술을 동시에 준비하는 이상적인 조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공부할 양이 많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국수영 등의 기본 과목 공부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면밀히 점검한 후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예비 고3 자연계 수험생, 과학탐구 선택전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