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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인원의 대폭 확대로 세칭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전형)의 블랙 홀’이라고 불리는 고려대학교 학종 전형의 면접 실전 유형문제가 지난 8월 초 공개되었다. 일단 작년 고려대 학교장추천전형과 융합형인재전형의 제시문 기반 유형 면접 문제에 비해 난이도가 높지는 않아 보인다. 또한 서울대 구술고사 문제와도 그 유형에서 차별화를 기했다. 고려대 특유의 “제시문에서 공통된 단어를 찾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는 인문. 자연 문제의 공통형식으로 보면 되고 , 그 내용을 보면 특히 자연계 수험생들은 과학과목의 교과 개념들을 면접 전에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고려대는 고교추천 Ⅰ전형과 Ⅱ전형, 일반전형에 이르기까지 도합 2,707명의 학생부 위주 전형 정원을 선발한다. 세부사항으로 나누어보면 고교추천 Ⅰ은 400명, Ⅱ전형은 1,100명, 일반전형은 1,207명이다. 고교 3학년 재학생의 4% 이내를 추천받아 선발하는 ‘고교추천 Ⅰ전형과 Ⅱ전형’은 추천자 선정이 대부분 끝났지만, 일부 고교에서는 아직도 추천대상자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고려대 학종 전형의 추천대상을 정해야 하는 고교의 속내가 복잡하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학종 전형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이 없거나 낮은 편인데, 유독 고려대 학종 전형은 수능최저가 높은 편이다. 더불어 각 학종 전형의 전형요소(교과. 서류. 면접. 수능최저) 비중이 제각각이라, 고교에서도 어느 전형으로 학생들을 진학지도 해야 할 지가 헛갈린다고 한다.
고려대 학종 전형은 추천대상이 3학년 재학생의 4% 이내이기 때문에 재학생 수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추천인원이 달라지는 데, 가장 적은 추천인원인 1명부터 26명까지 추천인원 수가 다양하다. 최종확정은 아니지만 3학년 재학생 대비 추천자 수로만 보면 양천구 진명여자고등학교 26명, 서초구 서울고등학교 24명,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 24명 등이 최다 추천이 가능한 학교다.
추천 원칙도 자율이어서 상당히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졌다. 학교장추천전형만 있던 작년에는 문과 2명, 이과 2명이 원칙이어서 예측이 가능했지만, 학교별 혹은 지역별 방침에 따라 문․ 이과 비율도 자율이고, 고교추천 Ⅰ전형과 Ⅱ전형 중 어디로 추천할 지의 구성비도 고교의 선택에 맡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고교들이 교과 즉 내신 성적 순으로 추천대상을 정하고 있는 데, ‘내신 성적+6월 모평 성적’을 기준으로 하거나, 혹은 특정내신 등급 이내는 만점으로 하고,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 제출과 자체 면접’을 통하여 선발하는 고교도 있다. “학종은 학종으로 대응한다.”는 것인데,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릴 지가 주목된다. 한편으로 서울대 지역균형 추천과 고려대 고교추천을 동시에 주는 학교가 있고, 반면에 “1인 1추천”원칙으로 어느 하나라도 학교 추천을 받으면 다른 학교 추천은 불가한 것으로 하는 지역과 학교도 존재한다.
또 하나의 쟁점은 추천Ⅱ와 일반전형을 두고 갈등하는 재학생들이 많다는 점이다. 일반전형은 수능최저가 부담되고, 추천 Ⅱ에는 특목고나 자사고 등 비교과 우수자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수험생마다 개별적인 상황은 천차만별이겠지만 추천을 받을 수 있다면 추천Ⅱ를 권한다. 경쟁률 면에서도 일반전형보다는 유리할 가능성이 크고, N수생이라고 해서 수능만 강하고, 교과와 비교과는 열세일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선입견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에 학종 전형으로 진학한 N수생들의 고려대 일반전형 지원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2018학년도 고려대 학종 전형의 수능최저의 영향력은 꽤 커서, 지원 단계부터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고교 추천대상자 중 절반 이상이 추천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학교도 나오고 있다. 자신이 추천 대상이기는 하지만 높은 수능최저가 부담스러워 고려대 지원을 포기하는 수험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입장에서도 선발과정의 효율적인 관리, 혹시 모를 학종 전형 선발자의 학력 저하에 따른 위험 부담 감소 등 여러 고민이 많았겠지만, 지금처럼 수능최저기준을 높게 선정하면 지방학생들의 진입이 현실적으로 힘들어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본래 취지를 살린다면 보완책을 마련해서라도, 내년 입시부터 수능최저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2018 고려대 학생부종합전형, 어떻게 지원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