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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전형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드는 듯싶더니, 내신경쟁이 치열한 강남 8학군 등을 중심으로 요즘 논술준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졌다. 점점 줄어드는 논술전형 정원 때문에 합격 여부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하지만, 자신에게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적합지 않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학생부 종합전형 선발인원이 대폭 증가했다고 하지만, 내신 상위권을 유지하는 수험생 위주로 상위권대 학생부종합전형의 합격구도가 굳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이유로 겨울방학을 활용해서 논술준비를 시작하려는 수험생들이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자연계 논술은 인문계 논술에 비해 좀 더 ‘핫(hot)’하다. 의과대 외 자연계 최상위권대의 논술정원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수리. 과학 논술 준비는 심층 구술고사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자연계 논술 준비의 기본을 정리했다.
자연계 논술은 학교마다 출제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목표하는 대학의 과목과 유형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마다 준비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수리∙과학논술을 준비할 때 강조하고 싶은 점은 수리∙과학논술도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수시를 통해 선발하는 인원이 정시보다 많고 주요대학의 경우 논술전형이 수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논술 전형에서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내신보다는 논술이 더 크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입시에서 논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도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준비의 어려움과 수능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아직까지도 수험생들의 80~90%가 수시 원서 접수 후에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정도로 논술에 대비하고 있다. 2008학년도 이후 자연계 논술도 많은 예시논술과 기출문제를 통해 어느 정도 체계를 잡아가고 있어 학교별 체계적인 준비가 가능해졌다. 또한 과학논술의 경우 유형이 교과 중심형으로 집중되고 있어 수능과 별개가 아니라 수능학습과 더불어 논술 준비가 가능해졌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수능과 논술을 준비한다면 수시와 정시 모두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 논술은 기본부터, 수능과 함께 논술을 준비하자
자연계논술 준비에서 중요한 점은 수능과 함께 하라는 것이다. 간단히 얘기하면 하면 고등학교 전 과정의 교과서가 논술 준비의 가장 기본적인 교재이며 교과서의 내용을 단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들을 논리적으로 유도하고 설명할 수 있는 정도의 공부가 바로 논술 준비라는 것이다. 특히 요즘 학생들은 주관식보다는 객관식과 단답형에 익숙하여 자신의 생각을 수학적인 언어로 전달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수학적으로 쓰인 논리는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을 간략하게 만들 뿐 아니라 명확하게 만든다. 최근의 논술 문제들은 수리논술, 과학논술 할 것 없이 교과서에 있는 주제로 문제가 출제되며 교과서를 벗어나더라도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연결고리는 교과서에 있다. 기본부터 출발하라는 의미는 수능공부 할 때처럼 객관식에서 답을 찾아내는 스킬을 키우는 공부가 아니라, 같은 문제가 주관식으로 출제되더라도 그 과정을 스스로 추론해서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도록 공부하라는 의미이다. 학생들이 공부를 할 때도 기존의 계산 위주의 공부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공부를 한다면 수능과 논술을 같이 준비할 수 가 있다.
논술을 준비하는 것이 어려웠던 원인 중의 하나로는 학교마다 논술의 유형이 다르고 출제범위가 모호했던 점이 있다. 지금은 주요 대학들이 통합 논술을 실시한지 10년이 가까워지면서 논술 문제들의 유형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졌다. 학생들의 대부분은 수리논술을 수능과 별개로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제시문을 간단하게 주고 주어진 문제를 풀어서 정확한 답을 구하라는 문제로 되어 있어서 수능공부와 병행해도 큰 무리가 없다. 다만 수능에서는 과정을 중시하지 않고 결과를 중시하는 반면에 자연계 논술에서는 과정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제시문에 주어진 내용을 수학적으로 모델링을 해보면 대부분이 수능을 준비할 때 보았던 식의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수능, 내신을 공부함에 있어서 수학 본연의 자세로 접근한다면 수능, 수리논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거기에 맞는 공부를 해야만 한다.
아울러 문제를 분석하고 수학적, 과학적, 사회적 기본 원리를 논리적으로 추론하도록 유도하는 데 강조점을 두는 공부를 해야 한다. 또 이러한 공부야말로 자연계 공부의 시작이다.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에 기초하여 문제에서 주어진 대상을 분석하고 그 내용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원리에 대한 이해, 다른 것과의 연관성 등 수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주어진 상황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통합적인 능력을 키워야 한다. 단순한 문제풀이 식으로는 수학적인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어떤 내용이 등장하면 그 내용에 대한 이유를 명확하게 알고 그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때만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과학논술의 경우도 과목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교과 과목을 활용한 교과 지식형 문제가 주를 이루고 있다. 교과 지식형 논술이란 말 그대로 논술의 제시문이 교과 내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문제 해결을 사전에 알고 있는 교과 내용으로 접근해야 하는 논술을 의미한다. 이런 유형의 논술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능 준비처럼 기본 교과 내용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중요한 점은 각 과목의 주요 법칙과 공식들을 단순 암기보다는 설명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좀 더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여기에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교과에서는 단어나 결론만 나오는 것들도 정의나 원리를 따로 학습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과목 선택권이 주어지면서 상위권 대학의 경우 대부분의 문제들이 과학Ⅱ과목에서 출제되고 있어 과학Ⅱ의 내용을 정리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이 점이 학생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점이긴 하지만 3학년 내신에서 최소 한 과목 이상의 과학Ⅱ를 배우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충실히 따라간다면 이 점도 크게 문제 되지는 않는다.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과학Ⅱ의 내용을 수능에서처럼 세세한 것까지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개념과 법칙의 의미만 정확히 이해해둔다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간단한 개념 정리 후에 기출문제를 활용한다면 어렵지 않게 준비가 가능하다.
(도움말= 이창환 다솔학원 원장, 진대현 미래탐구 강사)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자연계 논술 준비의 기본, 이렇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