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모의평가를 코앞에 둔 지금, 수험생들은 모평 준비에 여념이 없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시 6개 지원카드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수능예측 점수로 정시지원가능대학도 예측해보고, 학생부를 챙겨보면서 자신만의 수시전략을 짜보련만, 이때 겹치는 대학별 고사 일정과 맞닥뜨리게 된다. 난감하겠지만 결국 접수까지는 선택을 해야만 하고, 9월 모평 이후 갑자기 선택을 바꾸기에는 시험 준비가 여의치 않다. “겹치는 대학은 피해야만 하는 걸까. 수시 6개 지원카드는 반드시 다 채워야 하는 걸까.” 골치 아픈 물음들이 떠오르지만, 역시 결정이 쉽지 않다.
수년 전에 A대 학교장 추천 전형과 B대 특기자 전형 면접 시간이 겹치는 수험생이 필자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둘 다 놓치기 아까운 대학인데, 먼저 치르는 A대학 면접시간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 마음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위 학생의 경우 둘 중 꼭 가고 싶은 대학을 하나 선택하라고 하니, B대학이 상대적으로 더 마음에 든다고 했다. 궁여지책으로 A대학 면접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B대학까지의 이동거리를 계산해서 일정시간이 되면 과감히 일어서서 나오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다행히 A대학 면접장에 들어간 지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면접이 마무리되었고, 위 학생은 A대와 B대학 동시 합격이라는 좋은 결과를 냈다. 경쟁대학 간이기는 하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 고민해보는 대학 측의 배려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만약에 A대 면접이 늦게 끝났다면, 두 대학의 동시 응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면접응시 시간은 원서접수 직전 혹은 1단계 합격발표 이후에 고지하는 대학이 상당수인 이유로, 이번 호에서는 논술시험을 치르는 대학 위주로 수험생들에게 조언을 하고자 한다. 허나 면접시간이 겹치는 대학의 경우도 아래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수능 전에 논술을 응시하는 대학은 올해는 생각보다 적은 편이다. “서울시립대, 홍익대, 가톨릭대, 성신여대, 경기대 , 한국기술교대” 등이다. 건국대가 수능이후로 논술시험일정을 옮긴 덕이다. 수능최저 없는 논술실시대학 중에 상당히 흡입력 있는 건국대 논술전형의 경쟁률 상승이 예견된다. 수능 직후인 11월 17일과 18일에는 서울 소재 대학들의 논술고사 일정이 대부분 겹치기 때문에 수험생들로서는 연이틀 논술을 봐야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하루에 2개 이상의 대학별 고사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서울 이외에 제2캠퍼스를 두고 있는 학교의 경우는 어디에서 시험을 치를지 가변성이 크기 때문에, 대학별로 문의를 미리 해보는 것이 좋다.
# 겹치는 대학이 있다면 수능최저기준부터 확인해라
수능최저기준은 여전히 논술전형을 치르는 수험생들에게는 관심사다. 접수와 실질경쟁률의 차이도 염두에 둬야 하고, 과연 자신이 실제 수능에서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인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하여 3월, 6월, 9월 모평을 종합하여 수능최저기준 충족 여부를 예상해보고, 만약 수능성적이 하락하게 되면 어느 대학까지 논술을 응시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막연히 수능최저기준 충족을 자신하다가 6개 지원 대학 모두 수능최저기준에 미달하는 수험생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모평보다 성적이 잘 나오는 경우도 물론 있다. 하여 6개 카드 중, 실제로 성적이 잘 나올 경우와 시험을 망쳤을 경우, 버리는 카드까지 고려하면서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
# 하루에 두 대학 모두 가야한다면, 비교우위에 있는 대학 중심으로 지원하라
두 대학 시험이 같은 날이긴 해도, 다행히 이동 시간대가 넉넉하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입실시간까지 이동이 촉박하다면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급적 가고 싶은 대학 중심으로 논술시험 응시 시간표를 짜볼 것을 권한다. 학생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이왕이면 앞 시간대에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먼저 본 대학별 고사의 응시결과에 따라 다음 대학의 논술시험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물론 스스로 평정심 유지에 문제가 없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2시간 내외로 치르는 논술고사는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면서 체력소모가 많은 시험이다. 체력 안배와 기타 여러 상황들을 생각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시간도 겹치는 데,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면, 중복지원도 염두에 둬라
시간이 겹치는데,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논술이나 면접을 치러야 하는 경우 종종 생기는 케이스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은 이 글을 읽는 순간 끊어버려라! 수능 후의 실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둘 다 지원하고 수능 후에 결정하면 된다. 수험생이라면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를 줄이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도 석연치 않다면 진짜로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을 곰곰이 생각해보라. 결국 한 두개 대학으로 압축될 것이다.
※ 참고: 2019학년도 일자별 수시 논술 일정표 -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2019 수시 논술 일정 “ 겹치는 대학은 어떻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