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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고3 인문계 수험생들이라면 누구나 논술준비를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 있다. 낯설고 어려워 보이는 제시문에도 당황하지만, 논제를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막상 어떻게 글쓰기를 해야 할지 난감해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논술답안을 작성하려면, 상당 기간의 꾸준한 글쓰기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글쓰기 능력에 대해 너무 일찍 한탄하여 논술준비를 포기하는 경우가 잦다. 인문계 대입논술 문항은 대부분 비논술형(요약 또는 비교)과 논술형(견해 제시 또는 해석형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호에서는 논술형 문제의 답안작성 요령을 정리해보았다. 다음 글은 소흥렬 교수(포항공대 명예교수)의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 강의안에서 발췌했다.
# 논술문제, 해답 방향은 어떻게 선택할까?
논술문제의 설문은 답안의 방향과 제한 범위를 제시해 주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 자세한 친절을 베풀지 못하는 문제가 제출될 수 있다. 예컨대, ‘자유와 정의의 관계를 논하라’라는 문제가 가능하다. 시험시간의 제한이 없다면 한 권의 저서라도 쓸 수 있는 주제이다. 그런 저서에 수많은 소재들이 포함될 수 있으며, 그런 소재 하나 하나가 논술시험의 답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논술시험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것은 그 문제의 다양한 해답 방향을 이해한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주제에 대한 이해능력을 의미하므로 기본지식을 필요로 하는 조건이다. 대학 입학시험의 문제를 위한 준비는 고등학교 졸업자 수준의 지식을 기본으로 하지만 많은 주제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 특히 고전적 주제들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다양한 해답의 방향이 가능할 경우 그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을 선택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지만, 그런 방향 선택을 결정하기 전에 다시 한 번 그것이 문제의 설문에서 허용되는 방향인가를 확인해보아야 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을 선택한다는 것이 설문이 제한하는 방향을 벗어나는 자의적 선택으로 나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논술답안 작성, 논거의 비례적 축소와 균형이 중요
논술시험의 답안은 비교적 짧은 논술문이지만 반드시 구성의 요목을 만들어 보아야 한다.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형식적 구성이 아니라 몇 가지 논거를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틀을 짜야 한다. 문제의 설문 자체가 구성의 틀을 제시해줄 때는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된다. 그런 때는 답안의 구성이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구성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설문의 뜻을 여러 가지로 해석하여 답안의 방향을 선택해야 할 때는 구성이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좋은 구성은 전체적으로 더 설득력 있는 글이 되게 한다.
구성의 요목은 전체 답안의 분량을 논거별로 안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중요한 논거에 좀 더 많은 분량을 허용할 수는 있으나 전체적인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느 한 논거든지 불충분하게 제시되는 것은 오히려 제시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구성의 요목을 만들어 보는 것은 또한 논거의 내용을 신축성 있게 제시하게 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이것은 논술문 쓰기에 있어서 또 한 가지 중요한 능력이다. 훈련을 필요로 하는 능력이다. 같은 내용의 논거이지만 필요에 따라서 길게 쓸 수도 있고 짧게 쓸 수도 있는 능력을 말한다. 전체 논술문을 그 절반의 분량으로 줄여서 쓰면서도 설득력이 약화되지 않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어떤 부분의 논거를 제외시키는 축소가 아니라, 각 논거를 비례적으로 축소시키면서 각각의 설득력을 지켜가는 능력을 말한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부분적으로 글의 분량을 늘여서 쓸 수도 있어야 한다. 반복을 피해가면서, 불필요한 자료를 첨가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효과적인 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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