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대입 자기소개서 노하우 ‘공과대학 포인트’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8.22 12:40
  • 오늘날 첨단 기술은 시간을 다투면서 새롭게 업그레이드 되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공계열 지망생들의 관심도 주로 이쪽으로만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다른 쪽을 한번 생각해보자. 대학마다 수학이나 물리학적 기본을 확인하는 구술 문제가 계속 나오고 있다. 왜 그럴까? 기초가 얼마나 탄탄한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그러니 이걸 소홀히 생각하면 곤란하다. 기본기를 정확히 다지고 있다는 걸 소개서에서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공과대학 지망생들이 대입 자기소개서 1번 문항을 쓸 때 학업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활동에 치우치는 경향이 종종 있는 데 학업역량은 기본 실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이공계열을 선택하는 경우라 해서 사회적인 문제에 무관심해서는 곤란하다. 그러니 자기가 설계하는 자신의 삶이 사회적인 문제, 인간적인 가치와 어떤 연관을 맺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꼭 한번쯤은 생각해 보기 바란다. 대략적으로 이공계열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나만 알고 싶은 SKY 자기소개서’ 이슈투데이 / 필자 외 공저 중에서)

    # 기초 과학적인 기본기가 갖춰져 있을 것.
    # 끈기 있게 연구를 지속할 만한 자질을 갖출 것.
    # 자신이 전공하려는 학문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것.
    # 자기 분야가 어떤 사회적 또는 인간적 가치를 갖는 것인지를 이해할 것.

    점점 중요도가 더해가고 있는 대입 자소서 4번 자율문항(서울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원동기 및 준비과정. 학업계획이 대부분이다.)과 관련하여, 예비 공학도라면 자신이 지원하는 학과에서 무슨 공부를 하는지 정도는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무슨 공부를 하는지도 모르면서 ‘열심히 공부하겠다.’라는 것보다는 지원학과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열심히 하겠노라고 밝히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 수험생들을 위하여 아래 사례를 싣는다.

    “대부분의 다른 공학이 제품생산을 통해 생산자의 이익을 도모하는데 반해 건설환경공학은 여러 사회 기반 시설을 더욱 편리하게 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듦으로써 이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위 사례는 길게 말하지 않아도 건설환경공학만의 특징과 사회적 가치에 대해 나름대로 알고 있다는 걸 잘 보여줬다. 생산자의 이익보다는 사회 구성원의 편리와 쾌적한 환경을 위한다는 학과의 존재 이유를 한 마디로 압축해서 표현하고 있다.

    “제가 갔던 병원은 넓고 탁 트여진 공간과 깔끔한 인테리어로, 환자들이 가득한 병원이라는 이미지가 아니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라는 이미지에 더 가까웠다. 실제로 그곳에는 더운 날씨에 지친 사람들이 쉬어가려는 목적으로 병원 안에 들어와서 낮잠을 자고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건 바로 밖이 훤히 보이는 유리창을 벽으로 하여 툭 터진 느낌을 주고 넓은 공간의 효과적인 배치가 주는 편안함 때문이었다. 순서를 기다리면서, 병원에 오기 전의 불안감을 잊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병원처럼 사람들에게 부담스러운 마음을 갖게 하는 건축물도 그 공간을 어떻게 배치하고 꾸미는가에 따라 사람들의 심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그 경험은 내가 이 분야에서 현대인들에게 편안하면서도 실용적인 건축물의 구조를 디자인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위 학생은 오늘날 효율성을 앞세워서 조금의 공간이라도 더 넓히려는 풍토에 대한 비판을 함축하고 있으면서 아울러 건축물보다는 사람을 중심에 놓는 건축공학이 되어야 한다는 대안을 밝히고 있다. 그 공간이 주위 환경과 어떻게 조화로울 수 있는가, 나아가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고까지로 확장시켜가는 힘이 느껴진다. 결국 자기 분야와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포괄적이면서도 전체적인 관점이 정립되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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