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9월 수시지원 관전평, “입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9.14 11:31
  • 서울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지난 12일 수시 원서접수를 종료했다. 일부 대학들의 자기소개서 입력 및 원서 접수도 이번 주 내로 모두 마감한다. 올해 수시 지원에서 마감 직전까지 가장 눈치작전이 심했던 것은 ‘면접 없는 상위권 대학 학생부종합전형’이었다.

    성균관대 글로벌 인재전형과 성균 인재전형은 지원학과가 나뉘어져있어 같은 학생부종합 전형임에도 불구하고 중복지원이 가능했는데, 계열별 지원과 전공 예약 학과 지원의 갈림길에서 많은 수험생들이 상당한 고민을 했다. 상위권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서강대 학생부 종합 일반형은 수능최저기준은 상당히 높은데 면접이 없어 학생들에게는 마치 정시전형의 하나처럼 인식되었던 모양이다. 11월 수능이 끝나면 이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 중 상당히 많은 수의 학생들이 수능최저기준에 미달하고, 많지는 않겠지만 수능 가채점 점수가 높은 학생들은 서강대 자기소개서 제출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중앙대 탐구형의 경쟁률도 주목할 만 했다. 중앙대 전체 경쟁률은 작년에 비해 낮아졌지만, 학생부 종합전형 심화형이 올해 학생부종합전형 탐구형 인재전형으로 모습을 바꾸면서, 탐구형의 인기가 부쩍 높아졌다. 교육학과나 건축학과(5년제) 같은 경우는 작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경쟁률이 치솟았다. 앞으로도 면접의 부담이 없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인기는 점점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바탕 수시 지원 전쟁을 치른 학생들은 시험도 치르기 전에 이미 진이 빠진 상태 같다. 자기소개서 쓰느라 지치고, 자신이 정말 제대로 지원한 것인가를 걱정하며 잠을 못 이룬다. ‘너무 상향 지원한 것은 아닐까, 이러다 수능시험을 망치면 어떻게 하지,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 수능을 잘 보아서 이른 바 수시 납치(?)라도 당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행복한 고민까지 지원 후유증이 심각하다. 상담자도 수시지원기간에는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 전화통에는 불이 나고, 원서 접수 페이지에서 자기소개서 입력은 어떻게 하는지 같은 소소한 질문부터, 마감 10분 전인데 경쟁률이 올라간다며 두 개 중에 하나만 골라달라는 긴급 문자가 오기도 한다. 심지어 자기소개서 입력 마감 30분 전에 첨삭을 부탁한다며 이메일을 보내오는 경우도 있다. 수험생은 절체절명의 순간이고 상담자는 진땀이 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예년도의 합불 통계와 현재의 지원흐름, 수험생의 개별적인 상황 분석, 상담자의 경험과 직관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지만, 다른 응시자들의 개별상황, 2단계 전형의 면접 적응도 등 변수는 무수히 많다. 상담자의 미래예측은 어디까지여야 하는 것일까. 1단계 합격인가? 최종합격인가? 전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목표는 최종합격일 것이다. 논술전형에 응시하는 학생들을 상담할 때 필자는 항상 논술답안지를 다량 지참하라고 한다. 논술로 당락이 갈리는 전형에서 내신등급과 수능최저기준만으로 학생의 합불을 예측한다는 것은 장님 문고리 잡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현재 논술을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들의 진단일 것이다. 면접전형을 치러야 하는 학생들에게도 면접역량을 테스트 해보고 싶은데 시간관계상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원서접수기간에도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파리해진 얼굴을 보면 안 되었다는 생각부터 들지만, 수시 논술과 면접이 10월에 있고 수능도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그동안 전략을 짜느라 고심했다면 이제부터는 실행의 순간이다. 자신이 공부할 범위를 좁혀나가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구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해야 할 순간이기도 하지만, 해결되지 않는 취약점 대비는 결연히 포기하고 강점에 집중해야할 시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수능과 수시 준비 사이에서 균형감을 잃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요컨대 지금부터는 시간 배분의 미학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제 골문 앞에서 과감히 슛을 날려야 할 순간이 다가왔다. “2016학년도 입시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