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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후회의 연속이다. 우리는 ‘만약 그때 그러지 않았다면’, ‘그때 그랬으면 좋았을 것을’ 같은 숱한 ‘만약’과 후회를 이야기하며 살아간다. 특히 20대, 미숙한 시절에 대해 후회할 때가 많다. 그 시절의 방황과 나태에 대해, 무모함과 허위의식에 대해 후회할 때가 많다. 상담실에서도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떡해야 할까요?”라고 묻는 청춘을 자주 만난다.
선영씨도 그랬다. 그녀는 이미 취업까지 한 마당이었다. 뒤늦게 자신이 잘못된 길로 들어섰음을 깨달았다. 지금 하는 비서 겸 경리 일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 매월 하는 회계 일은 특히 고역이었다. 꼼꼼하지 않은 성격도 한몫 했지만, 숫자 계산은 가장 싫어하는 일이었다. 입사 1년이 가까워지는 그녀는, 동료들의 격려가 없었다면 이 일을 당장 그만두었을 것이다.
그 때문에 그녀는 우울증이 걸렸고, 자주 결근하기에 이르렀다.
상담을 통해 우울한 감정을 다스리는 조절력이 생기자, 선영씨는 내게 진로에 대해 자주 물었다. 그녀는 지금의 안개 같은 자기 미래가 환해지길 바랐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고민하는 청춘을 위한 책인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 전하는 진실은 일견 평범하다. 이 책은 선영씨를 위한 치유서 아닌 치유서였다.
책은 세상의 상식을 뒤집고 자기만의 영역을 개척한 이들의 지혜를 들려준다. 청춘에게 어떻게 살면 자신만의 길을 걷고 풍요로운 결실을 얻을 것인가를 알리는 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의 상식이 아닌 자신만의 신념에 따르라고 조언한다. 즉 통념을 깨는 새로운 문제해결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근면의 미덕도 강조한다. 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인 그 길을 지키는 힘이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때로 만나고 겪게 되는 실패의 경험은 먼 훗날을 위한 값진 자산이라는 사실, 그리고 힘든 인생 개척지를 의연하게 걸어 나가려면 반드시 진실한 사랑과 우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알려준다.책을 읽고 나서 얼마쯤 지나 그녀는 큰 결심을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가 품고 있었던 꿈을 따라 용감하게 걸어 가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날에 대한 후회도 멈추기로 했다. 자신이 했던 선택과 경험들을 가치 있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나 역시 선영씨가 대학에서 배운 경영학이 나중에 자기 길을 열어나갈 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거라고 격려했다.
선영씨가 해보고 싶은 일은 공예가였다. 구체적으로 생활도자기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녀는 상담 하며 고등학교 때 미술부 경험을 떠올린 적이 있다. 공예가였던 미술부 선생님과 도자기를 굽고 만들었던 일은 그녀 생애에서 가장 짜릿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모두 하나 같이 미술은 돈도 안 되고, 성공하기 어려운 일이라고들 성화여서 끝내 꿈을 접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품었던 꿈을 따라 가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어느 때부터 상담실을 들어서는 선영씨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우리는 한 번뿐인 삶을 살아간다. 열심히 살아야 하고, 후회가 없어야 한다. 용감하게 주어진 일을 밀고 나가는 뚝심도 필요하지만, 어떤 선택이 보다 자기다울지에 대한 고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신중하게 택하라. 그리고 최선을 다하라. 일이 끝난 후 후회해서는 안 된다. 실패했다면 한 번 더 도전하면 되기 때문이다.
박민근독서치료연구소 소장 / ≪당신이 이기지 못할 상처는 없다≫ 저자
[박민근의 심리치료] 이십대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