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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수능 이후 논술 구술 등 대학별 고사 대비법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많은 대학들이 이번 주말에 대학별 고사를 치릅니다. 25일 금요일과 26일 토요일은 서울대 일반 전형, 26일과 27일은 한림대 의대 면접, 고려대 이화여대 중앙대 논술, 연세대 학교 생활 우수자 면접 등이 잡혀 있습니다. 그 다음 주에는 12월 2일 서울대 지균 면접 3일과 4일에는 고려대 융합 인재, 중앙대 다빈치 인재, 경희대 네오 르네상스 전형 면접이 있습니다. 12월 10일 아주대 의대 면접과 함께 올해 수시 일정은 완료되는 셈입니다.
서울대 일반 전형 면접은 제시문이 주어지는 면접으로 문과는 논술 이과는 과목별 본고사 시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단계 전형 합격자 중 최종 합격자 숫자의 비율이 특목고 자사고가 월등히 높은 이유는 이런 심층 면접에 강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과보다 이과 문제 난이도가 높고 이과 수학 문제의 경우 영재고 학생들도 못 푸는 문제가 있을 정도로 어렵고 시간도 많이 부족합니다. 30분의 준비 시간(학과에 따라 45분인 경우도 있습니다) 동안 몇 세트의 문제를 풀고 면접장에 가야 하는데, 면접 15분 동안 제시문과 관련된 질문만 받는 경우도 있고, 지원동기, 자소서 중 독서 3권에 관한 추가 질문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과는 대부분 전자, 문과는 전자와 후자의 비율이 비슷합니다. 따라서 문과 지원자들은 자소서에서 나올 만한 질문들로 예상 문제를 뽑아 연습을 하고 가는 게 좋겠지요. 지난 해 공개된 인문계 면접의 경우 맹자, 오딧세이아 등 동서양 고전과 문화인류학 사회학 서적 등에서 제시문들이 쓰였는데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어려운 편이지요. 단순히 제시문에 대한 이해력을 묻는 문제를 넘어서 뒷 이야기를 상상하는 유추력, 독창적 대안을 제시하는 창의력 등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런 능력들을 단기간에 준비해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볼 때 평소 꾸준한 독서가 가장 좋은 대비책이지만 당장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이라면 기출 문제와 서울대가 논술 고사를 치렸을 때 기출 논술 문제들을 풀어보고 가는 게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가끔 내신 비교과 모두 좋고 자소서도 아주 잘 쓴 학생들이 2단계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만큼 면접의 비중이 높다는 뜻이겠죠. 제 주변에 의외의 학생이 탈락한 사례는 교수님들의 추가 질문에 대답을 잘 못 하거나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 아는 척을 했다 교수님들에게 지적을 당한 학생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대가 지적 호기심과 학업 역량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학교지만 그 이전에 학생으로서 성실함 진솔함 겸허함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것이기에 “모르면 모른다”고 답하는 게 최악을 피하고 차악을 선택하는 길입니다. 키워드가 지식과 사고력이라면 학원이나 학교에서 기출문제와 예상문제를 풀며 서울대 유형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면서 저는 남는 시간 책을 읽겠습니다. 서울대 출판부에서 출간한 ‘창조적 지식인을 위한 권장도서 해제집(사진)’이라는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이 책은 서울대 해당 학과 교수님들이 서울대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동서양 고전들을 서평 형식으로 펴낸 책이지만 청소년들도 충분히 읽을 만 한 책입니다. -
반면 서울대 지균 면접은 제시문이 주어지지 않는 서류 확인 면접입니다. 자소서와 학생부 확인 면접은 대개 비슷합니다. 면접 교수님들은 학생부의 핵심을 정리하는 요약서와 학생들의 자소서를 보면서 즉석에서 묻고 싶은 질문들을 하는 편입니다. 같은 과 심지어 같은 교수님으로부터 면접을 받은 학생들이 전혀 다른 질문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면접의 가장 좋은 대비법은 예상 문제를 만들어 본 뒤 그에 대해서 답변하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해보는 일일 것입니다. 학교생활을 자기주도적으로 열심히 했고 자소서를 정말 공들여 준비한 학생이라면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즉석에서 얼마든지 답변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서울대는 자소서 고유문항에서 지원동기를 요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원 동기를 물어보는 경향이 많으니 지원동기는 준비를 하고 가는 게 좋겠지요. 어떤 학생은 지원동기로 시작해서 관련된 추가 질문만 받고 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교과 지식을 물어보지는 않지만 자소서 1번 학업에 기울인 노력이나 4번 독서 활동 상황에 적힌 내용, 특히 전공과 관계된 내용이라면 그 내용을 숙지하고 가는 게 좋습니다. 교과 지식이라고 해도 면접의 변별력은 문제 풀이형 일반 전형보다는 아주 낮은 편입니다. 남은 면접 중 서울대 지균 면접과 가장 유사한 면접은 제출 서류에 대해 꼼꼼하고 변별력 있게 질문하는 중앙대 다빈치 전형 면접입니다. 제가 말씀 드린 대비책은 중앙대 다빈치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그대로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고려대는 논술 시험과 융합 인재 전형 면접이 남았습니다. 고려대 논술은 올해가 마지막이죠. 그래서 그런지 예년과 달리 올해는 모의고사도 치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작년 기출 형식 그대로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고려대는 상경계가 아닌 일반 인문계 학과 문제에도 수리 논술 문제가 출제되니 결국 얼마나 수리 논술을 잘 준비했는지가 당락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논술 시험이 단기간에 대비가 쉽지 않지만 예년보다 논술 시험을 꾸준히 준비한 학생들, 특히 인문계 수리 논술을 꾸준히 대비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아마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준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융합 인재 면접 시험은 서울대 일반 전형처럼 제시문이 주어지는 심층 면접입니다. 학교장 추천 전형의 면접과 유사한데 제시문 숫자와 문제 숫자가 조금 더 많고 문제 난이도가 조금 더 높습니다. 자연계의 경우 수학 뿐 아니라 음악 문학 등 제시문이 폭 넓게 사용되기 때문에 난이도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학원가에서는 이런 문제 자체를 구경하기가 어렵지요. 이과 학생들에게도 독서와 인문학적 상상력이 요구되는 것이 고대 융합 인재 전형 면접의 특징입니다.
연세대는 학교 생활 우수자 면접이 남아 있습니다. 이 면접은 학생부 종합 전형의 면접 취지에 맞게 제출 서류 확인 개별 질문과 사교육의 도움 받지 않고 혼자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공통 문제를 기반으로 한 인성 면접이 진행됩니다. 연세대는 학생부 종합 전형의 면접에서 학업 능력이 아닌 인성이나 리더십 가치관 학교 생활을 얼마나 성실히 했는지 등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주어진 면접 시간 동안 그 답변 내용 못지않게 내가 어떤 이미지로 평가자에게 기억되느냐가 중요한 면접이지요. 약간의 준비 시간을 주고 인성과 세계관 혹은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을 파악하는 공통 질문을 묻고 이어 제출 서류 검증 면접이 이어지는 방식은 경희대 네오 르네상스 면접과 유사합니다. 학생부 종합 면접은 사실 대부분의 대학이 비슷합니다. 학교 생활 열심히 하고 자소서를 스스로 고민하면서 쓴 학생들이라면 따로 준비할 게 많지 않죠. 면접에서 태도는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까요? 현장에 가면 떨릴 수도 있고 잠시 버벅거릴 수도 있는데 그런 것 때문에 떨어지는 것은 아니죠. 그보다는 학생의 됨됨이입니다. 학생부를 보면 분명 자신이 한 활동으로서 자소서에도 쓰였는데 자신 있게 대답을 하지 못할 때, 자소서에서 파악한 지원자와 실제 모습이 다를 때 즉 진정성이 부족해 떨어진다고 봐야겠죠. 물론 지원하는 전공에 대해서 전혀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는 것이 면접 때 드러나면 그것도 불합격의 이유가 되겠지만 그런 학생보다는 전자의 유형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면접 및 논술 시험을 치르는 모든 학생들에게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진상의 입시 속 의미 찾기] 수능 이후 논구술 이렇게 대비하라